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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 업!)
황량한 재개발 지역, 보상을 바라고 만든 알박기 농장의 개들이 떠돌이 생활을 하며 힘겹게 버티고 있었습니다. 개농장주는 보상금만 챙긴 뒤 떠나버렸고, 버려진 개들은 그자리에 남겨져 갈곳을 잃은 채 떠돌이 삶을 이어갔습니다.
그중 버려진 재래식 화장실에 거처를 마련한 어미 개와 새끼들을 발견했습니다. 새끼 5마리 중 한 마리는 이미 죽어 있었고, 어매 개는 죽은 새끼의 사체를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한 꼬물이 새끼들은 어미 품을 비집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떠돌이 개들은 개장수들이 낚싯바늘을 넣은 미끼로 잡혀가거나 주민들이 뿌려놓은 제초제를 먹고 죽기도 했습니다. 또한, 민원이 잦아지면서 지자체에서 마취총으로 포획을 시도하다 떠돌이 개 한 마리가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숨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던 삶, 시선이는 새끼들을 어떻게든 지켜내려고 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버려진 화장실이 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였을 것입니다.
어미 개에게는 시선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시선이는 사람을 피해 숨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온센터에 입소한 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지만, 여전히 사람을 피합니다. 시선이가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살아남은 새끼 네 마리는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도 믹스견인 이들에게 입양의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 활동가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우리에게도 기회를 주세요.
털이 많이 빠질 수도 있어요.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는 몸집이 조금 클 수도 있겠죠.
물론 당신만큼 크지는 않을테지만요.
당신이 너무 좋아서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숨어버릴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래도 기회를 주세요.
1년, 3년, 5년, 10년.
어쩌면 하염없이
가족을 기다리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래도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