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동물들의 밥을 주는 건 시간과 마음을 들이는 일

온 이야기

동물들의 밥을 주는 건 시간과 마음을 들이는 일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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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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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센터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해야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바로 동물들의 밥을 주는 일입니다. 하지만 하루에 두 번, 아침 저녁으로 수백 마리 동물들이 밥을 먹는 시간은 마냥 즐겁고 평화롭지만은 않습니다. 


▲ 활동가들은 매일 동물들의 급여량을 체크한다. 


아마 동물들의 밥시간은 온 센터 활동가들이 가장 땀 흘리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밥시간만 되면 흥분도가 높아지는 개들의 분리부터 시작해서 넘쳐나는 약 봉투와 처방 사료, 다양한 종류의 습식 캔 등 밥을 주기 전부터 준비할 게 참 많습니다.

무엇보다 힘든 순간은 밥을 잘 먹지 않은 동물들의 밥을 챙길 때와 평소에 잘 먹던 동물들이 갑자기 밥을 먹지 않을 때입니다. 특히 노령 동물과 성격이 예민한 동물들은 컨디션이나 기력에 따라 밥을 거부할 때가 많아 활동가들의 애를 태웁니다.



건이

밥을 잘 먹는 동물이 어느 순간부터 잘 먹지 않을 때 나이가 들었음을 실감합니다. 건이는 식탐이 무척 강했습니다. 밥을 주었을 때 그릇에 이빨을 찍어가며 사료 한 알도 남기지 않고 우걱우걱 먹던 개였습니다. 어느덧 14살이 된 건이는 요즘 한 입 먹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절대 먹지 않거나 새로운 습식 캔을 주었을 때 한 번은 먹지만, 두 번은 먹지 않습니다.

담당 활동가는 건이를 위해 매일 새로운 캔을 찾았지만, 식욕부진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식욕부진에 더해 체중이 급격히 감소했고 병원 검진 결과 만성신부전 판정을 받았습니다. 건이는 이제 처방 사료와 처방 캔만 먹어야 합니다. 담당 활동가는 새로운 캔이 아니면 입도 대지 않는 건이에게 매일 정해진 처방식만 급여해야 해서 걱정이 많습니다.  



건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면 건이는 활동가의 손에 얼굴의 무게를 실어 기댑니다. 손에 실린 건이의 그 무게를 오래도록 느끼고 싶습니다. 건아, 예전처럼 가끔씩은 우걱우걱 먹는 모습 보여주라! 건이가 좋아하는 얼굴 쓰담쓰담 오래오래 해주고 싶다!





비너스

비너스는 지난 5월 고양시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되어 온센터에 입소한 개입니다. 구조 당시 비너스는 뜬장에서 끊임없이 돌며 정형 행동을 했습니다. 뜬장을 벗어나 온센터에 입소한 후 정형행동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두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비너스는 작은 것에도 크게 놀라고 얼음처럼 몸이 굳어버립니다. 두려움에 휩싸인 듯 매일 구석에 웅크려 있거 밥을 거부하는 날이 많습니다.

담당 활동가는 사료를 종류별로 구매하고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비너스가 조금이라도 잘 먹는 사료를 찾았고, 밥을 먹는 양 만큼 마음의 문도 조금씩 열리고 있습니다. 비너스가 가족의 품에서 두려움을 떨쳐내고 밥도 간식도 잘 먹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비너스 품어주기) 





데이지

데이지는 식탐이 너무 없는 탓에 활동가들의 애를 태웁니다. 하루에 한 끼 정도는 겨우 먹고 있지만, 가끔은 사료에 입도 대지 않고 맛있는 캔을 섞어줘도 먹지 않습니다. 담당 활동가들은 데이지의 체중을 늘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그날은 데이지가 잘 먹은 날입니다.

다른 친구들과 달리 음식에 관심이 없는 데이지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을 선사해주고 싶습니다. 가족의 품에서 이것도 먹어보고 저것도 먹어보며 데이지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발견해주실 가족을 기다립니다. 빼짝 마른 데이지의 등허리가 통통해지는 날이 올까요? 그런 날을 만들어주세요!(데이지와 가족 되어주기)







마야&뭉치

마야와 뭉치는 주위 환경과 사람에 대한 적응력이 부족하고 겁이 많습니다. 같은 견사에서 지내고 있는 마야와 뭉치는 늘 견사 구석 자리에 몸을 숨깁니다. 밥이라도 잘 먹어주면 좋으련만, 마야와 뭉치는 바깥에서 사람이 지나가는 소리만 들려도 밥을 먹지 않습니다. 이들에게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집이 필요합니다.

마야와 뭉치는 사람에게 쉽게 곁을 안 주지만, 마야는 천둥, 번개가 치는 날 활동가에게 의지하기도 합니다. 뭉치는 오랫동안 봐온 활동가를 거리를 두며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마야와 뭉치가 가족과 함께하는 안온한 삶 속에서 밥도 잘 먹고 두려움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천둥, 번개 칠 때 마야 안아주기)





온 센터 J 활동가는 동물들의 취향을 파악해서 밥을 만들어줬을 때 딱 들어맞는 순간! 아주 뿌듯하다고 말합니다.

“밥을 잘 안 먹는 친구들에게 고심해서 고른 캔을 섞어줬는데 한 그릇 뚝딱했을 때, 돌보는 친구들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 아주 대견합니다.”

누구는 무슨 맛 캔을 좋아하고 누구는 어디서 어떻게 먹는 걸 편안해하고.. 어쩌면 사소하지만, 개개 동물에 대해 하나같이 기억하고 새로운 특성을 찾는 일은 시간과 마음을 들여야 얻을 수 있습니다. 활동가가 온센터 동물들에게 내어줄 수 있는 것은 시간과 마음뿐입니다.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온 마음을 다해 온센터 동물들이 새 삶을 찾을 때까지 함께하는 것. 여러분도 이 길에 함께해주시겠어요?

온센터 동물들에게 집밥을 선물해주세요!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입양하기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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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Y 2020-08-16 11:46 | 삭제

수고와 노력과 정성이... 대단해요 응원합니다


장혜선 2020-08-22 23:47 | 삭제

오늘부터 작게나마 월 정기후원하게 된 냥이 둘과 같이 살고있는 집사입니다.
제가 힘든일을 할 수없는 몸이라 계속 쉬게 될듯한데
봉사활동 하면서 앞으로 살고싶습니다. 여기는 경북 구미입니다.
혹여 이 부근에 동물들 키우는 곳 있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밥도 주고 청소도 해주게요~ 자차는 있습니다 대구 김천 군위 고령 경주 안동 영천 양산 1~2시간 안쪽지역이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