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철장에 갇혀 죽은 고양이 곁을 지키던 시안이 이야기

온 이야기

철장에 갇혀 죽은 고양이 곁을 지키던 시안이 이야기

  • 반려동물복지센터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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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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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경 동물자유연대는 경기도 시흥시의 한 개농장에서 개 7마리와 고양이 1마리를 구조했습니다. 개들은 비좁고 녹이 슨 철창에 서로 엉켜 갇혀있거나 짧은 목줄에 묶여 있었습니다.



개농장의 환경은 참혹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음식물 쓰레기가 여러 통에 가득 담겨 있었고, 켜켜이 쌓인 폐자재와 함께 곳곳에 동물 사체가 널려 있었습니다. 죽은 개들의 사체는 얼어있었고, 도축용 칼과 개 신체 일부가 덩어리로 흩어져 있었습니다. 바닥에는 핏물이 고여있었습니다.



구조된 동물들은 죽음의 흔적이 가득한 개농장에서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이들의 눈빛은 이곳에서의 삶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참혹한 환경이 자신들의 세상 전부인 듯, 이곳에서의 삶밖에는 알지 못하는 듯한 조용한 눈빛 속에는 깊은 두려움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개들은 철창 안에 놓인 음식물 쓰레기 통이 가장 안전한 공간인 듯 번갈아가며 통 안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그러면서도 동물자유연대 구조팀이 가까이 가자 철창 사이로 얼굴을 비집고 내밀었습니다. 어쩌면 이들은 철창 밖으로 꺼내주길 애타게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이때 구조된 시안이는 구조 당시 작은 철창에 갇혀있었습니다. 시안이의 곁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죽어있었습니다. 처참한 환경 속에서 서로의 온기만으로 삶을 지탱하며 살아왔을 두 마리의 고양이. 시안이는 친구의 온기가 차갑게 식어버린 줄도 모른 채 목숨을 잃은 고양이에게 자신의 몸을 맞대며 꼭 붙어있었습니다. 어쩌면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걸까요? 죽은 고양이의 몸을 얼마나 열심히 핥아주었는지 죽은 고양이의 온몸에는 그루밍한 듯한 털결의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있었습니다.



시안이는 구조팀이 다가가자 오랫동안 웅크리고 있던 다리가 얼어버린 듯 힘겹게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녹이슨 철창에 이내 얼굴을 부벼대며 애정을 갈구했습니다. 



시안이는 사람에게 따뜻한 손길 한 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지만 사람을 너무나 좋아하고 잘 따릅니다. 처음 보는 사람도 반가워하며 발라당 눕고 고양이들이 싫어하는 귀 청소와 발톱 깍기도 늘 얌전하게 잘 기다려줍니다.



비좁은 철창에 갇혀 죽은 친구의 곁을 지키던 시안이가 어서 가족을 만나 따뜻한 세상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시안이에게 품을 내어주세요.



발라당 애교쟁이 시안이의 가족이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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