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없는 하겐이? 사랑이 필요한 하겐이!(feat. 세 번의 파양 끝에 평생 가족을 만난 홍이 이야기)
동물들의 삶이 ‘운’으로 결정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온 센터 활동가들은 가끔 ‘운’을 바라곤 합니다. 절망 끝에 구조된 동물들이 평생 가족을 만나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요. 행운을 기다리는 하겐이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하겐이가 얼마나 멋진 반려견인지 이야기해드릴 테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하겐이는 화마가 덮친 개농장에서 구조되었습니다. 구조 당시 현장에는 불에 탄 사체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하겐이는 뜬장에 갇혀있었습니다. 제대로 발을 딛는 것도 힘든 곳에서 하겐이는 두 발로 서서 필사적으로 앞발을 모아 흔들었습니다. 뜬장 안에서도 애정을 갈구하던 하겐이는 온 센터에서 늘 사람의 사랑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후 하겐이에게 꽤 많은 입양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입양 신청자 모두 참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인기 많은 하겐이가 금방 가족을 만날 수 있을거라 기대했습니다.
두 번의 입양과 파양
하겐이는 두 차례 파양되었습니다. 동물의 파양 소식에는 많은 비난과 질책이 쏟아지곤 합니다. 고통 속에서 구조된 동물이 다시 보호소로 돌아온 경우 그에 대한 속상함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겐이는 가족 구성원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 끝까지 함께할 수 없었습니다.(파양 사유에 관한 내용은 입양 상담 시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하겐이의 앞날을 위해 파양에 대한 질책보다는 지금의 하겐이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겐이 삶의 기록에 남겨진 ‘파양’이 어떤 이들에게는 입양에 대한 망설임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누구라도 그럴 것입니다. 파양을 겪은 동물에게 혹여나 조금이라도 상처를 줄까 더욱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조심스럽고 신중한 마음은 입양을 고려할 때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멋진 반려견으로 잘 살아갈 수 있는 하겐이에게 보이지 않는 편견의 벽이 생기는 것만 같아 한편으로는 참 안타깝습니다. 활동가들은 하겐이와 평생을 함께할 행운의 가족이 나타날 거라고 믿습니다. 그럼 하겐이가 얼마나 멋진 반려견인지 만나볼까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짖어!
수백 마리의 동물이 함께 지내고 있는 동물보호소의 특성상 다른 개가 짖을 때 따라 짖는 것은 흔한 행동 특성입니다. 하지만 우리 하겐이! 다른 개가 짖을 때도 짖지 않고 간절한 눈빛으로 활동가를 바라보기만 합니다.
물론 보호소에서는 짖지 않는 하겐이가 입양 가정에 가서 짖음이 생기거나 새로운 문제 행동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개가 짖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도시에서는 개의 ‘짖음’에 냉담한 시선이 많고 이웃 간의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반려견 입양을 결정하셨다면,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반려견과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 조용히 활동가를 바라보는 하겐이 ▲
*하겐이는 개와의 사회성은 좋지만 고양이와의 사회성은 좋지 않습니다. 뜬장 안에서 생활하다 보호소에서도 개들과 생활해왔기에 다양한 동물에 대한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있는 가정보다는 하겐이 혼자 사랑받을 수 있는 가정 또는 반려견을 키우시는 가정이 적합합니다.
‘주세요’, ‘발라당’ 애교쟁이
하겐이는 활동가가 쓰다듬는 손길에 발라당 눕기도 하고 두 발을 모아 ‘주세요’하는 듯한 몸짓을 자주 보입니다. 사랑 앞에서도, 간식 앞에서도 ‘주세요’ 애교로 모두를 웃음 짓게 한답니다!
밝고 활발한 하겐이
어떤 분께서 하겐이가 파양으로 인해 상처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문의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겐이가 어떤 기억과 마음을 가졌는지 전부 알 수는 없지만, 하겐이는 늘 밝고 활발합니다. 하겐이는 항상 온 힘을 다해 사람의 사랑을 바라곤 합니다. 그 모습을 볼 때면 하겐이는 늘 ‘지금’을 살아가는 것만 같습니다.
’운’보다 필요한 건..
‘운’이란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어서 사람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알고 있습니다. 사랑은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요. 늘 사랑을 바라는 하겐이에게는 ‘운’이 아닌 가족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 세 차례 파양 끝에 평생 가족을 만난 홍이 ▲
▲ 홍이 입양 후기 ▲
‘파양’하면 ‘홍이’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홍이의 파양은 문제 행동이 없는 하겐이와는 다른 경우입니다.) 홍이는 세 차례 파양되었습니다. 파양 사유는 홍이의 대변 습관 때문이었습니다. 홍이에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홍이는 벽에 대변을 붙이는 습관이 있습니다. 입양 상담 시 이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지만 많은 분이 문제 행동을 교육으로 바꿀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집니다. 하지만 굳은 습관으로 자리 잡은 홍이의 문제 행동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세 차례의 입양과 파양을 반복하며 온 센터에서 생활하던 중 홍이에게 네 번째 가족이 나타났습니다. 임시보호부터 시작한 홍이의 가족구성원은 홍이의 문제행동을 그대로 이해해주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집 안에서 홍이가 편안하게 대변을 눌 수 있도록 ‘벽 대변 판’을 만들어주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홍이는 임시보호 가족의 일부가 되었고 최근에 가족분들의 입양 전환을 통해 평생 가족을 만났습니다!
여러분! 하겐이 삶의 기록에 남겨진 ‘파양’보다 하겐이의 ‘지금’을 바라봐주세요. 충분히 가정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하겐이가 하루빨리 평생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하겐이의 가족이 되어주세요!
(클릭하시면 입양 신청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백산수 2020-04-21 18:56 | 삭제
하겐이 꼭 좋은 가족을 만나 입양 갔으면 좋겠네요..ㅠ 힘내 하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