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이 센터에 방문을 하시면 활동가들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활동가는 어떻게 되신 건가요?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활동가들은 정말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정말 동물을 사랑해서 모이게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몇백 마리나 되는 동물들의 이름을 외우고,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모든 동물 친구들에게 애정을 쏟으려 오늘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하며 동물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인지, 퇴사 후에도 센터로 봉사를 오는 활동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활동가로 일하며 느꼈던 점들에 대해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지금은 퇴사했지만, 센터에서 2년 동안 동물 친구들을 사랑으로 돌봐주었던 이규원 활동가의 인터뷰입니다.

'이규원 활동가와 청아'

이규원 활동가와 유독 잘 지냈던 '청아'

Q1.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 일하게 되었던 계기

이전 직장에서 퇴사 후 다른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입사 동기’를 작성하는데 솔직히 돈 때문이지 그 회사를 꼭 다녀야만 하는 이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백지상태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생각해보니 어떤 식으로 고민하던 ‘동물’로 귀결되었어요. 그래서 ‘동물 관련 일을 하자!’라고 생각하고 늦은 나이에 수의대 공부를 했다가 떨어져서, 그래도 동물 관련 일을 포기하지 못하고 열심히 알아보던 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2. 센터에서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

조금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하루 8시간 이상을 하고 싶지도 않은 일에 내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동물 관련 일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직업이 없어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거나, 복권 당첨자가 아니기에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어도 돈은 벌며 일해야 했죠. 그러다 보니 ‘직장’이라는 곳과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게 되었어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좋아하는 일에까지 엮이게 되고 나중엔 좋아하는 일까지 스트레스로 여기게 돼 점점 싫어져 가는 모습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또 다른 건 돌보는 동물들이 아플 때입니다. 아무래도 동물들을 건강하게 돌보는 것이 직무이기 때문에 동물들이 아플 때면 죄책감과 미안함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심할 땐 직무에 맞지 않는 내가 이 일을 해서 동물이 아프게 된 것 같아 내가 그만두는 게 이 동물들에게 더 좋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부담과 책임감이 크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Q3. 퇴사 이후에도 센터로 봉사를 오는 이유

이곳에서의 생활과 동료들은 정말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입니다. 다만 ‘직장’이어서 힘들었던 것이죠.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아이들과 동료들을 보러 오는 것입니다. 센터에 봉사자로 오는 건 정말 좋아요!

Q4. 센터에서 기억에 남는 일

어떤 일이 특정하게 기억에 남기보다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애정하던 동물들이에요.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센터 동물들이 떠오를 만한 행동을 할 때 동물들과 있었던 일들이 문득문득 떠올라요. 두 번째는 사람들입니다. 동료들과 추억이 많아서 일상을 보내다가도 그런 추억들이 자주 생각납니다.

Q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센터는 제게 ‘그냥 2년 일했던 직장’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예요. 조금 더 제 그릇이 크고 정신력이 좋았다면 더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봉사자로서라도 평생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매일매일 열심히 활동하시는 활동가분들의 노력과 마음이 쌓여 점점 더 멋진 모습으로 발전하는 센터가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