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1일 동물자유연대 식구가 되었던 시추 랭이가 2019년 3월 10일 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랭이를 아끼고 후원해 주셨던 대부모님, 회원님들께 늦은 부고를 알리게 되어 마음이 아픕니다.
2014년 입소 당시 랭이의 건강상태와 외모는 15살 이상 추정되는 노견이었습니다. 삶에 의지가 보이지 않았고 깊은 상처가 느껴졌습니다. 음식도 먹지 않아 손으로 떠서 입에 넣어 줘야 겨우 한 입 삼켰지요. 상처만 안고 세상 떠날까.. 저는 랭이를 집으로 데려가 보살피기로 했습니다.
선명한 기억에 늘 웃음 짓는 일화가 있습니다. 입소하고 3일이 지나도록 음식을 먹지 않던 랭이가 심봉사 눈 뜨듯 갑자기 식욕이 폭발했던 일입니다. 퇴근 후 남편이 맥주를 마시다가 혹시 이건 먹으려나 하며 수제어묵 한 조각 입에 넣어주니 언능 삼키고 더 달라며 "옹옹"거렸던 즐거웠던 날. 그 날 이후로 별이 되던 날 아침까지 한 번도 사료 거르지 않고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남편은 오뎅만 보면 "랭이는 내가 살렸네~" 했답니다.
처음에는 '랭아..몸이 아파도, 힘들어도 우리 딱 1년만 같이 살아보자' 했었습니다. 1년 뒤에는 '앞으로 3년!!!' , 3년이 지나니 욕심이 생겨 '10년도 거뜬하겠구나~' 했었지요.
찬 바람 조금이라도 쐬면 금새 콧물 범벅이 되어 산책을 못 했던 랭이를 위해 수선화를 사왔습니다. 별이 되기 일주일 전입니다. '꽃 피는 거 보고 가자..우리 랭..' 했었는데 거짓말처럼 수선화꽃 활짝 펴 향기로운 꽃내음 솔솔 풍겨오던 날, 긴 여행 마치고 잠이 들었습니다.
랭이가 동물자유연대 식구가 되었을 때 회원님들께 드렸던 약속이 있습니다. 이 작은 생명이 물 흐르듯 천천히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노령의 동물들 그러하듯 언젠가부터 뒷다리에 힘이 빠져 잘 걷지 못하고 뒷다리로 지탱하지 못하니 대소변 볼 때 미끄러져 일어나지 못하고 치매가 와서 새벽에는 어김없이 깨서 돌아다니고, 목욕하는것도 싫어하고 미용 받는 건 더 싫어해서 틈날때마다 가위 들고 다가가 조금씩 눈치 못채게 자르면서 왕 노견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대부모님, 회원님 덕분에 고가의 심장약도 떨어지지 않게 먹었습니다. 대모님께서 피부가 약한 랭이에게 유기농 면으로 만든 예쁜 옷 철마다 보내주셔서 패셔니스타가 되기도 했습니다. 같은 아픔을 가진 센터 친구 대국이와 절친으로 의지하며 졸졸 흐르는 냇물처럼 평화롭고 소박하게 지냈습니다. 그 동안 랭이를 응원해 주시고 도움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2019년 3월 19일, 맑고 순수했던 랭이를 추억하며 윤정임 국장이 씁니다.
김지현 2019-03-19 15:40 | 삭제
우리랭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네요~ 왜이리 맘이 찢어지게 아플까요?그동안 따뜻하게 보살펴 주시고끝까지 보살펴주신 센터분들께 너무 감사하네요~ 좋은곳에서 아프지않고 행복했음 좋겠네요 ㅜㅠ
장혜진 2019-03-19 15:41 | 삭제
잘가 랭이야. 강아지별에서 맘껏 뛰어놀으렴!
이현정 2019-03-19 15:45 | 삭제
랭아 ㅠ 하늘 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부디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래
이렇게 천사같은 너에게 이세상에서의 짧은 시간동안 상처 준 나쁜 기억들은 부디 다 잊고 좋은 사람들과의 행복한 기억만 영원히 간직해주렴
별이 2019-03-19 15:46 | 삭제
랭이의 대부모가 된지 얼마 지나지않아 무지개다리를 건넌 소식을 들으니 맘이 많이 아프네요 좀더 일찍알아서 도움이 됐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랭아 먼저가 있는 우리 뿌찌랑 사이좋게 지내줘 그곳에선 부디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지내!
윤지혜 2019-03-19 16:26 | 삭제
한번도 직접 보지도 못햇지만 소식듣자마자 눈물이 낫습니다. 한번도 보러가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 하늘에선 아프지말구 이쁨 잔뜩 받으며 행복하길 바라겠습니다.
김채윤 2019-03-19 16:40 | 삭제
랭이 후원한지..3-4년 된거같아요..
무개다리 건넜다니 마음이 짠하네요
그래도 랭이가 열심히 그리고 예쁘게 살아줘서..고맙네요~
간간히 소식 던해주신 랭이 대부모님에게도 그간 랭이 잘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깽이마리 2019-03-19 17:53 | 삭제
랭이이 치매 오면서... 잠 못드는 상황도 자주 오고 힘드셨을텐데... 매번 느끼는 거지만 동물자유연대 입소한 아이들은 정말 큰 복 받았구나... 생각이 들어요.
랭이가 보살핌 받고 사랑받고 누군가는 포대자루에 버렸지만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떠나가는 그 순간은 행복하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갔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랭아... 이제 무지개 너머에서 고통없이 두 눈 반짝이며 뛰어다니렴...
정유진 2019-03-19 18:14 | 삭제
랭이할배~~~그동안 더 챙겨주지못해 미안해ㅜ
대모가 되어 지난 몇년동안 니 소식 듣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먹기싫은 약 먹고 버텨주고, 힘내줘서
너무 고마워..
널 사랑한 사람들과 이곳에서 좋은 기억만 갖고 잠들길...
봉구친구 2019-03-19 19:05 | 삭제
랭이가 무지개별에서 행복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국장님 랭이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원 덕에 심장약도 잘 챙겨 먹었다는 말씀이 보내는 마음에 큰 위로가 됩니다.
이치랑하루 2019-03-20 01:05 | 삭제
둘째랑 이름도 모습도 비슷해서 후원을 시작했는데 비롯 만나지못하고 해준건 없지만 결연맺는동안 랭이를 돕고 있다는 생각에 정말 행복했습니다.
첫째가 떠난 날과 비슷하게 떠나 맘이 정말 싱숭생숭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날에 떠나 다행입니다.
일하던 중에 문자를 보고 너무 먹먹하여 바라만 보다가 이제 글 적습니다.
항상 랭이 소식 궁금하여 ,sns도 찾아보고 했는데 사진이 없어도 잘지내고 있으려니 무소식이 희소식이였단걸 새삼 느끼네요.
그래도 여기서 남은시간 행복하게 돌봐진거같아서 마음이 놓입니다.
떠난곳에서는 아픈 기억 모두 잊고 행복한 랭이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유지 2019-03-20 17:45 | 삭제
랭아 잘가
강아지별에서 보고싶었던 친구들과
맘껏 뛰어놀아!
딩동파파 2019-03-21 13:58 | 삭제
잘가 랭이야! 하늘나라에서도 평안하게 쉬길 바래. 감사합니다.
김미리 2019-03-22 10:23 | 삭제
이제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야...우리 이쁜 랭이 강아지별 가서 편안하고 행복하게...지내길...사랑한다...
이경숙 2019-06-29 12:09 | 삭제
아...랭이가 떠났네요
국장님 감사드립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