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버려져 식용견 농장으로 - 찰스의 견생역전기
"누가 교통사고 당한 개를 동물병원에 버리려고 했는데 병원에서 안 받아주니까 개농장에 버렸어요… 구해주세요, 도와주세요."
지난 7월 7일 밤 구조요청이 왔다. 구조 관련건에 있어서는 냉정하고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가 이 요청에 바로 응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 개에게는 3가지의 고통이 한꺼번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고통스러운데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 주인에게 버림받았다 ▲ 그 장소가 식용으로 개를 도살해 파는 농장이다.
개를 도살해 파는 농장에서는 개들에게 인도적인 죽음이나 배려를 하지 않는다. 동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봐야 하고 그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들어야 하고 발이 빠지는 뜬장에서 발바닥이 갈라지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며 짜고 매운 잔반에 속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언제 도살될지 모를 일이다. 동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직감적으로 느끼는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
다음날 아침에 그 개가 아직 농장에 있는지만 확인해 달라고 전화를 걸었다. 제보자는 그 개를 버린 주인이 자기가 동물을 학대한 것으로 고발당할까봐 걱정되어 연락처나 개의 상황을 잘 알려주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이런 경우 당사자를 고발하는 것보다 개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절대 보복을 하거나 고발하지 않을 것이며 그 개는 우리가 데려갈 것이고 치료도 하고 좋은 주인을 찾아 입양보내겠다고 전했다.
차를 타고 주소지를 찾아 근처까지 왔다. 그 농장을 알고 있다는 이웃 주민에게 물으니 "거기 좋은 개 없는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사람이 말하는 좋은 개란 도살해 먹기 좋은 개를 의미한다.
제보를 받고 도착한 식용견 농장에서 발견한 찰스
농장에 접근했다. 누렁이부터 발발이, 작은개, 큰 개 등 다양한 개들이 우리를 향해 짖어댔다. 개들이 짖자 주인이 나왔고 나는 개에 대한 설명을 했다. "그 개가 원래 우리 개였는데 잠시 맏겨놓은 분이 함부로 주어서 다시 찾으러 온 것이고 어쩌구저쩌구…." 그 개를 데려오기 위한 긴 변명을 쏟아냈다. 그런데 의외로 툭 나온 한 마디. 그냥 가져가라는 거다. "누가 교통사고 당한 개를 주워서 데려왔더라구요." "판게 아니구요?" "공짜로 주던데요." 본주인은 개가 교통사고를 당해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개장수에게 주면서 자신이 주인이라고 말하지 못한 것이다.
어차피 업자의 입장에서도 이 개는 상업성이 없을 것이다. 몸을 다쳐 바짝 마르고 아직 어린 개는 당장 도살감은 아니다. 질병에 시름시름 앓다 어느 날 그냥 죽을 수도 있고, 좀 더 커져서 근수가 나오면 도살될 수도 있고, 어느 시점이든 그 개의 운명은 100% 개고기이다.
길게 늘어선 견사안에서 녀석을 발견했다. 한눈에도 공포와 겁에 질려 움츠러든 개를 차에 태웠다. 생전 차는 타보았을까. 다행히 외상은 심하지 않았으나 뒷다리를 거의 쓰지 못하는 듯했다. 낯선 차 안에서 어리둥절 왔다갔다 하던 녀석은 어느 새 내 무릎에 턱을 괴고 엎드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수많은 심리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일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이 뜨거운 감동 때문이다. 상처받은 영혼과 영혼, 생명과 생명이 만나는 순간.
구조 직후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알게 된 찰스의 상태. 6군데가 부러진 복합골절상태였다.
동물병원으로 이송된 찰스
주인에게 버림받아 몸의 고통과 마음의 공포에 휩싸여 세상의 벼랑 끝으로 몰려있던 녀석에게 나는 왕자님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찰스. 세상은 아무 쓸모없는 고깃덩어리로 녀석을 버렸으나 나에게는 가장 존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개가 사람보다 더 좋아서도 아니고 동물이 인간보다 소중해서도 아니다. 동물이 인간보다 약자이기 때문이고 인간의 행동에 따라 결정지어지는 동물의 운명 때문이다. 태어난 모든 생명에게는 운명과 팔자가 있을지 모르나 그 운명이 인간에 의해 의도적으로 좌지우지 되고 그것이 고통과 학대로만 점철되어 마감된다고 하면 그 운명의 지침을 돌려줄 수 있는 것도 인간이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운명을 바꿀 수 없다. 우리 인간의 위대함은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 약자를 향한 무한한 자비와 사랑을 베풀 수 있다는 것.
이제는 사랑받는 일만 남았기를...
* 본 내용은 2010년 7월 13일자로 오마이뉴스에 송고된 기사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기사 작성 : 전경옥)
오마이뉴스 기사 원문
방소현 2010-09-28 00:12 | 삭제
아..너무 이뻐요..
고옥길 2011-08-08 21:13 | 삭제
얼마나아프고 겁에질려있었을까요..ㅠㅠ
조은향 2011-07-28 19:04 | 삭제
저 농장에서 다른개들도 함께 구출했다면 좋았을텐데~가여운 녀석들~우리나라 도대체 왜 이모양이냐~갑갑하다~
모피 2011-06-03 05:04 | 삭제
인간들도 지금 감당안되는 질병들에 시달려요.
그것도 잘먹고 잘살았던,,,,
인간만 아는 벌이겠지.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천지아닙니까!!!
얼만큼 껍질을 벗겨 옷해입고ㅉㅉㅉㅉ
웃기네요.온난하다.수온이 높다.대기가 뜨겁다등등...
서울 한복판에서쒜&^%$%& 웬 모피^**^&(*&(453ㅕ셧댜ㅛ
짐승털 걸치기전에 그것들이 어찌 많들어 지는지는 아셔야지?
그래도 럭셔리를 말하나? 세상에서 가장 추한인간성을 걸치는건진 모르고..그리고를 알면,,,,인간이 됐을꺼야.아마도.....나의바램.
한아 2011-05-18 03:42 | 삭제
정말.. 너무 멋지세요~~좋은 일 하시는 것 같아요!! 제 자신이 부끄럽기만하네요..ㅠㅠ 요즘 이쁘고 잘생긴 사람들에게만 천사천사 하는데.. 진짜 천사는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이 글을 쓰신 분 아닐까 합니다..
윤지혜 2011-04-17 23:55 | 삭제
진짜 왠만해선 욕안할려고 했는데..진짜욕나오게 안드네 개념없는 인간들이 아이들한테 무서운짓하고 양심에 안찔리나 모르겠네
비양심적인 인간들이 자기들밖에몰르고 그러면서 폭력화되가는 사회가
되어간다는 매스컴을보면 무섭지...그건다 니내들이 그렇해 만드는거야
어떻해 그렇해 비인간적일수 있는지 무슨생각으로 그러는거니?
돈이 없어서? 아님 아기일때는 이뻣는데 키우다보니 식상해서?
아파하니깐 감당이 안되서?
첨부터 시도조차 생각조차 하지말앗어야지 상처받는 애들은생각안하니?
주인이 싫다고 갖다버려도 강아지들은 한번인연을 맺은 주인을 지우질
못한단다 그건아는가 몰르겠네
그리고 강아지 분양해서 키우고는 크니깐 다른데 줘버리고 도입양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기앞가림부터 잘했음 좋겠다
또다른아이 울리지말고
이민영 2011-03-05 20:24 | 삭제
미안하단말밖에...사람의 이기심이 한 생명을 이렇게나 아프게하다니..
찰스야~~~이젠 사랑받고행복하게 살 아!♥정말 정말 미안해...
천사도그 2011-01-06 11:09 | 삭제
찰스!꼭 힘내 미안.... 너를 데려가고 싶기도 하지만 이미 신청해놨어... 미안.....하지만 꼭 희망을 잃지마! 사랑해!(찰스에게 해원)
게으름뱅이 2010-12-03 01:41 | 삭제
무언가를요구하는저눈빛~~~은 사랑스럽당 촬~~스~~
이인영 2010-11-29 23:20 | 삭제
저렇게 기엽고 의젓한 아이를...생각만해도 끔찍하네여.
하루빨리 좋은가족 만나길 기도합니다.입양할 수 없는 제가 미안하네요.
밤비깜비 2010-12-01 00:59 | 삭제
너무잘됐네요.아가!이제 행복 할 일만 남았구나
joanne 2010-11-24 20:19 | 삭제
맞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 모든 생명의 인간의 목적에 의해 존재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그래서 저도 인간보다는 자신의 의지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표현할 수 없는 동물들에게 더 마음이 가나봅니다.
코난이네 2010-11-24 22:26 | 삭제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요...안스럽고 마음 아파서 눈물납니다.도대체 이 아이의 원주인은 심장이 있는 인간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쓰레기같은 인간...병원으로 이송중에 무릎을 베고 눕더라는 글에 가슴 아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정이 있고 사랑이 있는 아이...제발 좋은 주인 만나서 이젠 행복하기만을 바랍니다...
부들이킁킁킁 2010-11-06 03:54 | 삭제
가여워라... 앞으로는 늘 건강하고 마지막까지 함께 해줄 수 있는 가족을 만나 하나님곁으로 갈때까지 행복하기만 하길 기도할께....
이다정 2010-10-29 11:55 | 삭제
저렇게 이쁜개를 식용으로 어떻게그럴수있습니까?그래도 천만다행이네요...
찰스야~~좋은주인만나렴~~^^
김나영 2010-10-21 23:30 | 삭제
저기 아직 학생이여서 회원가입은 못해서 (후원비) 이런곳에 올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내일하는 금요일 MBC 스폐셜에서 하는 도시의 개를 시청해주세요.
절대 광고문아니예요. 내일 방영하는 MBC 스폐셜 시청 해주세요.
반려견 문화를 다시생각해보는 계기가 될만한 프로그램입니다.
밤 11시에서 12시까지 해요. 학생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한사람들 2010-10-17 18:06 | 삭제
얼마나 아프고 무서웠을까 넘 불쌍합니다. 정말 좋은 주인 만나서 행복했으면 합니다.
윤미 2010-10-17 18:05 | 삭제
너무 안쓰럽네요..아무리 교통사고 당했대도 주인 너무 하네요 ..그런식으로 개를 버리고 참 씁쓸하네요 ㅠㅠ
김은미 2010-10-15 12:14 | 삭제
우리나라 개고기 판매금지가 업는한 언제까지나 개들의 시련은 지속됀다
외국인이 야만인으로 보는것은 당연!! 그리고 식품도아닌데 꼭 개를먹어야 건강회복이라는둥 ~힘이난다는둥~ 그리고 결국,병든개를 사람이 먹어무방할지... 절대적으로 개고기는 업애버렸음 좋겠네요!!
방현정 2010-09-28 17:35 | 삭제
불쌍하네여 좋은주인 만났으면 좋겠어요,
조은애 2010-11-26 01:03 | 삭제
개를 버리는 것도 나쁜 짓인데 식용견농장으로 보내다니...ㅠㅠ
찰스가 좋은 주인을 만나 안정되고 행복하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