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여린 몸으로 길 위를 떠돌던 마야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폐가에서 새끼들을 출산하고 홀로 보살펴야 했습니다.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내야 했던 그 시간 동안, 마야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아이들을 지켜냈습니다. 구조 당시 마야의 새끼들은 심각한 피부병과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온종일 바닥에 몸을 비비며 피가 날 정도로 긁어대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 고통 속에서도 마야는 자신보다 새끼들을 먼저 챙기며 어미로서의 책임을 다했습니다.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항상 경계하며 살아왔던 마야는 구조된 후에도 여전히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낯선 발소리에도 움찔하고,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몸을 웅크리는 모습은 그동안의 삶이 얼마나 위태로웠는지를 말해줍니다. 특히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이면 마야는 밥도 먹지 않고 온몸을 떨며 무서워합니다. 그런 날이면 마야는 자신을 더욱 구석에 숨어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합니다.
한번은 가족을 만나기도 했지만, 꽤 오랜 시간을 함께 했음에도 완전히 마음을 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 가족이 자리를 비우면 밥을 거부하거나 집 안의 물건들을 뜯어 놓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는 마야가 사람을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의지하고 있다는 복잡한 심리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야의 불안은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오랜 생존 본능에서 비롯된 기질적인 부분일 것이라 판단됩니다.
하지만 마야에게도 작은 변화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천둥과 번개가 치던 어느 날, 마야는 처음으로 활동가에게 두려움의 신호를 보내며 의지하기 시작했습니다. 떨리는 몸으로 활동가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용기를 보여준 것입니다. 활동가들의 손길도 예전보다 훨씬 잘 받아들이게 되었고, 비록 보호소지만, 작은 변화와 나름의 안정감을 찾아가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겁 많은 마야에게도 좋아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햇볕을 쬐는 일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테라스에 나가 온몸으로 햇빛을 받으며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만큼은 긴장했던 몸을 완전히 풀고 평화로운 표정을 짓습니다. 따스한 햇볕 아래에서는 마야도 과거의 상처를 잠시 잊고 현재의 평화를 만끽하는 듯합니다.
마야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완전히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온전히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에도 더 이상 떨지 않고,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마야가 작은 몸으로 새끼들을 지켜냈던 그 용기와 사랑처럼, 이제는 마야가 사랑과 돌봄을 받을 차례입니다.
마야의 불안을 함께 돌보며 마야의 보호소 생활을 든든하게 지원하는 결연가족이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