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도 잘리지 못한 새끼 강아지 사체가 바닥을 나뒹굴고, 뜬장 안에 살아있는 개와 함께 배 밖으로 장기가 튀어나온 사체가 방치되어 있던 곳, 고양시 불법 번식장. 참혹한 환경의 번식장 담 너머에 은하와 우주가 있었습니다.
은하와 우주는 밥과 물 등의 기본적인 보살핌을 받는 듯 했으나, 방치 수준의 환경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고령자였던 은하와 우주의 보호자는 개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는 여력이 없었습니다. 보호자에게 은하와 우주에 대해 물으니 도시에 살던 자녀가 은하와 우주를 맡겼다고 했습니다. 은하와 우주는 원 보호자의 사정으로 인해 시골로 보내진 것이었습니다.
은하와 우주는 짧은 목줄에 묶여 있었습니다. 곁에는 흙때 묻은 오래된 장난감 인형이 있었습니다. 낡은 인형으로 은하와 우주의 이전 삶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은하와 우주는 따뜻한 집에서 가족의 사랑을 받고 산책과 장난감 놀이를 하며 평범한 반려 생활을 해왔을 것입니다. 그러다 갑작스레 시골로 보내져 1m 남짓한 목줄에 묶여 사계절의 모진 날씨를 견뎌내야 하는 삶을 살아가야 했습니다.
담 너머의 고양시 불법 번식장 구조견 26마리가 뜬장을 나와 단단한 땅을 밟던 날, 은하와 우주는 1m의 삶에서 벗어났습니다.
은하는 반려동물복지센터 온에 입소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끼 6마리를 출산했습니다. 은하와 우주가 구조되지 않았더라면 강아지들 또한 방치되거나 아무렇게나 주변 지인에게 보내졌을 것입니다. 더욱 위험했던 건 은하와 우주가 지내던 곳 바로 옆이 번식장이었던 것입니다. 번식장에서는 개를 ‘번식도구’나 ‘돈벌이’로만 여겼습니다. 은하와 우주는 담 너머 번식장에서 들려오는 개들의 울음 소리를 듣고, 그곳에서 케이지에 실려나오는 개들은 항상 새끼 강아지였던 것을 보며 살아왔습니다. 어쩌면 늘 불안에 떨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은하와 우주는 가족의 따뜻함이 많이 그리운 듯 활동가에게 애착을 보입니다. 은하는 만삭인 상태에서도 활동가만 보면 펄쩍 뛰면서 사랑받고 싶어 했습니다. 외로운 나날을 보내야했던 은하와 우주에게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번식장 인근에서 불안한 삶을 살아온 은하와 우주가 따뜻한 세상을 느끼고 만날 수 있도록 가족이 되어주세요!
안지민 2020-07-11 21:28 | 삭제
우주만 입양 혹은 임보 가능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