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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옛날이름 오리)가 이현숙 아줌마에게...

안녕하셔요..저 기억하세요?

2년전에 오리뼈 먹고 주인할아버지가 돈많이들어 못키우겠다고 버려졌던 3개월된 발바리요... 그래도 그 할아버지가 수술비는 내주셨대요..지금도 그게 무척 고마워요..

병원에서 어떤 젊은 아줌마한테 절 보냈는데 그 아줌마 시어머니(시어머니가 무슨 뜻인지 지금도 저는 잘모르겠어요..)가 반대해서 다시 병원으로 보내졌어요..저는 그집에서 잘지내고 싶었는데... 속상해서 그날 원장님 몰래 울었어요..

원장님이 어디론가 전화를 여러번 하니까 현숙아줌마가 나타나서 절 안고 그 경치좋은 집으로 데리고 가셨잖아요..지금와서 솔직히 말씀드리는 건데요..아줌마 집 주변환경은 맘에 들었지만 그 집은 너무 싫었어요..전 태어나서 그렇게 큰 개들이 그렇게 많이 있는 집은 처음 봤거든요..짖는 소리들은 완전 천둥소리구...그리고 그 뚜뚜아저씨는 어찌나 사교성이 없든지...그래서 제가 자꾸 장농 밑으로 숨었던 거예요...지금이니까 말씀드리는 거예요..

그리고 아줌마!!!저한테 지어주신 오리란 이름도 맘에 안들었었어요..개한테 오리가 뭐예요..제가 오리뼈를 얼마나 무서워하는데...ㅠㅠ

사흘쯤지나서 갑자기 아줌마 아버지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어느날 저를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가드라고요...불안하긴 했지만 조금 기대감도 들었어요...

비오는 길거리에서 어느 두 아줌마한테 안겨서 이집으로 왔어요..저를 델고가면서 두 아줌마가 계속 싸우드라구요..한 아줌마가 왜 절 델구 왔냐구 화를 내는 것 같드라구요...하지만 절 델구온 아줌마 목소리가 좀 더 큰 것 같아 안심이 되긴 했어요...

이 집에 오니 제 크기만한 까만언니(까미언니-지금은 제가 2배는 더 커요)랑 천사같은 순둥언니가 절 기다리고 있더라구요..오자마자 기념으로 마루에 응가 한방 했어요..(저 잘했죠?)

지금 이집에서 제가 짱이거든요..첨엔 제가 똥오줌 못가린다고 베란다에 묶여있기도 했는데요..아줌마도 아시잖아요..제가 한깔끔하는 성격에 머리까지 좋은 발바리라는 거요..^^..가르쳐주면 금방 배우는구만..노처녀 승질들은...참...

저델고 온다고 지랄거리던 아줌마는요..지금 저한테 완죤히 뻑가서 나갔다오면 저부터 찾구요..산책도 저랑해요..제 미모가 넘 뛰어나긴 한가봐요..^^

7월14일이면 제가 여기온 지 2년되는 날이거든요...2주년 기념해서 아줌마한테 고맙다는 인사 전해요..제가 현미아줌마 잘 꼬셔서 안쓰는 물건은 빨리 아줌마네 구제가게로 보내게 할께요..좋은 물건으로 잘 골라보내는지 옆에서 감시도 할께요...

아줌마..그때 저 병원에서 데리고 와주셔서 너무너무 고마와요...이 집 그런대로 맘에 들어요..전 잘지내니 걱정마시구요..뚜뚜 아저씨랑 마당에 있는 큰 언니 오빠 10명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담에 또 연락드릴께요..안녕히 계세요...

사진은 저 자는거 현미아줌마가 찍은 거예요...현미아줌마는 내가 자면 자꾸와서 사진을 찍어요..플래쉬 때문에 눈부셔 죽겠구만...제 뒤에있는 아줌마가 저한테 뻑갔다는 아줌마예요..꼭 저랑 자요..귀찮게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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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이옥경 2004.07.05

앗 지금보니깐..바람이랑 넘 닮았네 그랴...^^


김효정 2004.07.05

고맙고 예쁘고...


최현미 2004.07.03

혜성님..실물은 더 예뻐요...^^


안혜성 2004.07.03

d어머...이녀석 정말 이쁘네요


김종필 2004.07.03

맑고, 까~망 눈~~~^ㅂ^


이현숙 2004.07.03

하하 사진은 두리 데뷰사진이랑 아래 독사진으로 깔자요~~~ 대표님 일 좀 덜어드리게 올려랏올려랏!!*^^*


최현미 2004.07.03

그리고, 위의 사진 썼다가는 제 친구가 초상권 침해라고 난리칠텐데..워낙 운둔자적 기질이 있는 애라 남앞에 잘 나서지도 않는 앤데...공개석상에 자기 얼굴 뜨는 거 알면 아마 기절할거예요...기냥 우리끼리만 보죠..^^


최현미 2004.07.03

잠깐, 잠깐만요..공개석상에 올릴 거면 손좀 봐야 하는데..제가 원래 글쓸때 문법이나 띄어쓰기 신경쓰는 법인데(내용은 몬소린지 몰라도^^) 여기는 그런 거 신경안쓰고 글쓰거든요...이글도 틀린 부분 많거든요..아니, 근데 이게 함나삶에 올린 만한 건가요?


조희경 2004.07.03

이 글을 함나삶에 올려도 될까요? 글찮아도 함나삶 대문 바꾸어야 하는데 저나 권간사나 게을러서(?)... ^^;; o.k 하시면... 현진님 부~탁~해요~~~


이기순 2004.07.03

두리, 아동문학 작가로 등단해도 되겠다. ^^


이현숙 2004.07.03

아부지께 귀여운 두리목소리로(ㅎㅎ)크게 읽어드렸더니 잼나하면서 좋아하시네요, 벌써 그게 2년 됐냐고 놀라세요...*^^* 두리야 잘 살아줘서 증말 고맙대이!


홍현신 2004.07.03

에고 미안시러버라... 오~~ 두리...ㅋㅋㅋㅋ


최현미 2004.07.03

제 이름은 두리라니까요..오리 oh, NO!!


홍현신 2004.07.03

너무 즐거운 동화... 혹시 오리는 작가? 속편이 기대 되요...


이경미 2004.07.03

와..두리가 벌써 2년...엊그제 같은데...이 글을 읽으니 괜시리 저도 감회가 새롭고 뭉클하네요..현미님도 잘 지내고 계시지요?^^ 정말 멋진 편지에요..


이현숙 2004.07.03

아이구아이구 눈물반 웃음반....고맙습니다.....ㅠ.ㅠ 두리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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