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부산에 있는 삼정더파크 동물원을 방문해 일부 시설 관리 개선에 대해 제안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삼성더파크가 야간개장을 시작함에 따라 8월 28일과 10월 6일 2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했으며, 일부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개선을 요청하였습니다.
삼정더파크에서는 동물자유연대가 제안한 개선사항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를 약속했으며, 12월 2일 요청한 사항에 대해 모두 다음과 같이 긍정적으로 개선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1. 코끼리사의 내실 개방 요청
코끼리사의 내실로 이동하는 통로가 막혀있어 코끼리가 입구 앞에서 여러 차례 코를 이용해 체인을 풀려고 시도하거나, 머리를 흔드는 상동증을 보이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코끼리가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는 시민들의 제보도 여러 차례 들어왔습니다.
아시아코끼리는 동남아지역 등 열대성 기후에 서식하는 동물로, 겨울이면 영하로 내려가는 우리나라의 기후환경에서 전시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 동물입니다. 야간개장이 12월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코끼리가 야외방사장에 장시간 전시되는 것은 복지를 현저히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추위와 관람객의 시선으로부터 휴식을 피할 수 있도록 내실 개방을 요청했습니다.
현재 개선 요청을 최대한 반영해 해가 지는 오후 5시 이후부터는 내실을 완전히 개방하여 코끼리가 방사장과 내실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고, 오후 5시 이전이라 하더라도 생태적 습성을 고려해 기온이 5도 이하일 경우에는 방사를 하지 않도록 바뀌었습니다.
2. 일본원숭이와 망토개코원숭이 사에 수직구조물 설치와 행동풍부화 프로그램 도입 요청
일본원숭이와 망토개코원숭이 사육장 모두 수직구조물이 없습니다. 영장류는 지능이 높고, 사회적인 동물로 이처럼 단조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자극 없이 장기간 전시될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무기력이나 우울증 등의 질환에 걸릴 수 있습니다. 두 사육장 모두에 수직구조물을 설치해 줄 것과 차후 동물의 복지 향상과 교육적 효과를 위한 행동풍부화 프로그램 도입을 요청했습니다.
일본원숭이와 망토개코원숭이사 모두에 수직수평구조물이 설치됐으며, 일본원숭이 사육장에는 구조물 외에도 따뜻한 물에 목욕을 즐기는 습성을 고려해 온천시설도 마련돼 동물들이 이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행동풍부화 프로그램 도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이며, 차후 적극적으로 도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 ‘작은 동물농장’의 동물관리 및 사육장 설치 요청
토끼, 병아리 등을 전시하는 ‘작은 동물농장’의 경우 관람객들이 쉽게 만져볼 수 있게 설계된 시설입니다. 사람과 동물의 직접적인 접촉을 유도하는 시설은 동물의 복지를 저하하고 관람객의 안전에도 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은신처 설치와 개체수 제한, 장기적으로 체험장 운영 중단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작은 동물농장’의 각 사육장에 관람객의 손이 닿기 힘든 위치에 은신처가 마련됐으며, 추운 날씨를 고려해 각 은신처마다 열등이 설치되었습니다. 특히, 병아리의 경우 20여 마리 내외로만 전시하고 있어 크게 개선된 모습입니다.
4. 관람객들이 관람 시 소음을 내지 않도록 표지판 설치 및 직원 교육 실시 요청
동물자유연대가 2차례 방문해 관찰하는 동안 동물사 앞에서 90데시벨이 넘는 수치의 비명이나 고함을 지르는 관람객들이 여러 차례 관찰됐습니다. 동물원에 전시되는 동물들에게 소음은 주, 야간에 상관없이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며, 특히 주변소음이 적은 야간에는 더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삼정더파크는 동물원에서도 소음문제를 충분히 고려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주의안내를 하고 있음에도 이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동물자유연대의 요청 이후 추가적으로 모든 사육장에 소음 자제를 요청하는 안내표시를 부착하고, 관람객들의 행동을 주의시키도록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들의 요청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동물원 시설과 운영방침을 개선해 동물의 복지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해 주신 삼정더파크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동물원의 운영과 관리에 대해 명시하고 있는 동물원법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전시동물의 처우나 복지 수준이 동물원마다 제각각이며, 일부 동물원에서는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 동물을 방치하고 부적절하게 관리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람의 필요에 의해 동물원이 존재해야 한다면, 우리는 최소한 동물들에게 고통을 주지는 말아야 합니다. 하루빨리 동물원법이 통과돼 모든 동물원 동물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필요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동물원법 통과 촉구 서명에 동참해 주세요. 여러분의 서명을 모아 12월에 환경노동위원회에 전달하고, 동물원법 통과를 촉구할 예정입니다. 최대한 많은 서명이 모일 수 있도록 자신의 SNS에 서명 링크를 공유해 주세요!! 동물원법 통과 촉구 서명하기: http://bit.ly/1zgSnF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