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나는 일본의 잔인한 돌고래 사냥과 돌고래의 수족관 전시를 반대합니다.'

전시·야생동물

'나는 일본의 잔인한 돌고래 사냥과 돌고래의 수족관 전시를 반대합니다.'

  • 동물자유연대
  • /
  • 2013.02.21 16:10
  • /
  • 7651
  • /
  • 376
Symposium_compressed_20130611.pdf 201472231445106747312892.pdf

‘다이지''라는 지명을 들어보셨나요? 다이지는 태평양에 인접해 있는 일본 나카야마 현의 작은 어촌입니다. 인구가 삼천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은 놀랍게도 국제사회에서는 일본의 수도만큼이나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매년 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대규모의 ‘돌고래 학살’ 때문입니다.
 
해마다 9월이면 다이지에서는 돌고래 사냥이 시작됩니다.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매년 2천여 마리의 돌고래가 살육됩니다. 돌고래 조련사들에게 직접 선택 받은 돌고래는 산 채로 포획돼 우리나라,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의 수족관에 공연 전시용으로 한 마리 당 2 억에 달하는 비싼 가격에 팔려갑니다. 2010년 9월부터 2011년 5월까지 281마리의 돌고래가 전시용으로 포획되었습니다. 선택 받지 못한 돌고래들은 고래고기로 유통됩니다.
 

 
영화 <더 코브(The Cove)>의 한장면
 
돌고래를 사냥하는 방법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인도적입니다. 사냥꾼들은 무리로 다니는 돌고래를 공포에 질리게 하고 혼란하게 만들기 위해 금속으로 된 갖가지 도구로 시끄러운 소음을 내 만(灣)으로 몰아넣습니다. 돌고래들을 유인하자마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사냥꾼들은 어망으로 만(灣)의 입구를 봉쇄합니다. 사냥꾼들은 돌고래들을 금방 죽이지 않고 돌고래들이 지칠 때까지 하룻밤을 기다립니다. 위험을 감지하고 밤새 탈출하려고 몸부림을 친 돌고래들은 날이 밝으면 기진맥진한 상태로 운명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쇼에 쓸 돌고래를 고르기 위해 돌고래 조련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합니다. 조련사에게 선택된 돌고래들은 평생을 좁은 수족관에서 재주를 배워 쇼를 하는 대가로 죽은 물고기를 받아먹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사냥꾼들은 남은 돌고래들을 한 마리 한 마리 꼬리를 잡아 올려 칼로 목을 찔러 죽입니다. 죽음을 앞둔 돌고래들은 살기 위한 처절한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비명을 지릅니다. 현장의 활동가는 ‘돌고래들의 몸부림 소리에 묻혀 파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전합니다. 먼저 죽음을 맞이하는 동료를 구하려는 장면이나 이별을 감지하고 부리를 맞대며 가족끼리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목격됩니다. 수십 마리의 돌고래 무리가 바다를 피로 물들이며 한꺼번에 목숨을 잃게 되는 데는 서너 시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어망에 갇힌 채 이별을 감지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두 마리의 돌고래 (사진: Dolphin Project)  
매년 2월 22일은 ‘다이지 돌고래의 날(Global Action Day for Taiji Dolphin)’입니다. 이 날 전 세계 42개 도시에서는 일본의 잔인한 돌고래 학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립니다. 언어는 다르지만,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지 능력이 있는 사회적 동물인 돌고래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돌고래 사냥을 중단하라는 외침은 한 목소리로 울려퍼집니다. 특히 올해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가 돌고래 사냥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일본이 도쿄에서 2020년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신청을 받아들이지 말라는 요구를 할 계획입니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돌고래 포획과 전시에 반대하는 시민들 (출처: Dolphin Project)
 
부끄럽게도 우리나라는 전시와 공연에 이용하기 위해 다이지에서 돌고래를 수입하는 주 고객입니다. 현재 서울대공원,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제주 아쿠아플라넷, 제주 마린파크 등에 있는 돌고래들이 모두 다이지에서 잡혀 왔습니다. 작년 울산과 제주 마린파크에서 쇼에 동원되던 돌고래들은 스트레스와 질병을 견디지 못하고 폐사해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거제시도 ‘거제 시월드’ 개관을 위해 다이지에서 돌고래를 사와 터치풀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고, 불법포획한 남방돌고래를 쇼에 이용해 온 퍼시픽랜드도 돌고래들이 몰수될 위기에 처하자 다이지에서 돌고래를 수입하는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우리가 수족관에 갇혀 있는 돌고래를 보기 위해 입장권을 사는 일은 다이지 바다에서 돌고래를 죽이는 일에 돈을 기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피로 물든 바다를 만드는 돌고래 사냥, 돌고래 전시 관람을 거부하는 것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나는 일본의 잔인한 돌고래 사냥과 돌고래의 수족관 전시를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