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녹용 필요할 땐 자원, 이제는 유해동물?

전시·야생동물

녹용 필요할 땐 자원, 이제는 유해동물?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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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5.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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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부는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입법 절차를 추진 중입니다. 주된 이유는 농작물 피해와 생태계 교란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사람의 개입’에서 비롯된 결과로, 꽃사슴이 왜 그리고 어떻게 우리 자연에 나타나게 됐는지 짚어봐야 합니다.

1985년, 전라북도의 안마도 주민들이 ‘녹용’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대만과 일본에서 꽃사슴 10마리를 수입해 사육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녹용 수요가 줄자, 사슴들이 방목되거나 야산에 방치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안마도만의 사례가 아니었습니다. 관광지나 체험 농장 등에서 전시용·체험용으로 사용되던 사슴 중 일부가 관리되지 않은 채 자연으로 유입되는 일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결국 꽃사슴은 인간이 필요에 따라 도입했고, 관리 실패에 의해 야생에 정착하게 된 것입니다.

꽃사슴은 이제 농작물 피해의 원인, 토종동물과의 서식지 경쟁 유발자로 지목됩니다. 그 이유로 우리 사회는 ‘유해하다’는 낙인을 찍어 포획과 사살이라는 방식으로 관리하려 합니다. 포획과 살생, 이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아닌 간편한 처리에 가깝습니다. 필요할 때는 활용하고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면 죽이는 구조. 이러한 시스템 안에서 동물은 여러 목적의 ‘자원’으로 사용되다가 합법적으로 제거당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해외에서는 유사한 문제에 대해 비살상적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영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 울타리, 식물성 기피제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는 동물을 해치지 않으면서 접근을 차단해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입니다. 미국 뉴욕시에서는 중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개체 수를 조절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모두 살생 없이 야생동물과 공존하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유해야생동물이라는 이름 아래, 동물을 없애도 되는 존재로 여기고 있지 않나요? 어떤 생명도 그 존재 자체로 유해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이기적인 사용과 방치 속에 살아남은 꽃사슴처럼, 우리가 개입한 자연에서 생존한 존재들입니다. 유해야생동물 문제는 우리 사회가 생명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제는 동물을 제거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는 관점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존재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또한 빠르고 편리한 처리가 아닌, 지속 가능하고 인도적인 방식의 책임 있는 관리체계가 모색되어야 합니다.










환경부가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려는 '야생생물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이 사안에 시민 여러분도 의견 제출이 가능하며, 우리의 목소리로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동물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함께해 주세요.


[의견 예시문] 안녕하세요. 꽃사슴 유해야생동물 지정에 우려와 반대의 입장을 밝힙니다. 외래종 꽃사슴은 1980년대 수입되어 녹용 생산, 관광·전시용 등 여러 목적으로 이용되다가 인간의 관리 부실로 자연에 유입된 존재입니다. 결국 이들의 야생화는 관리 체계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꽃사슴이 농작물 피해와 생태계 교란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포획과 사살을 합법화하는 일은 문제의 원인을 동물에게 전가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필요할 때는 자원으로 활용하다가 인간에게 피해를 주면 제거하는 방법은 생명을 도구처럼 다루는 사회 인식을 반영합니다. 해외에서는 유사한 상황에서 비살상적 방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기 울타리, 식물성 기피제, 중성화 등 다양한 방식이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생명 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합니다. 꽃사슴 유해야생동물 지정과 총기 포획 허용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 단기적인 처분에 가까운 대응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동물을 존중하며 지속 가능한 접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책임 있는 관리 대안이 모색되기를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