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KBS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 말 학대 사건의 파장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는 듯 합니다. 다시 세상에 돌아올 수 없는 퇴역 경주마 ‘까미’를 생각하면 점차 사그라지는 사회의 관심이 조금 야속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까미’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방송에 이용되는 다른 동물들에게 아주 큰 선물을 남겨주고 떠났습니다.
앞서 공유드렸듯이 동물자유연대는 1월 24일에 KBS와의 면담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문과 동물보호를 위한 촬영 지침 등 관련 자료들을 전달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동물자유연대의 요구사항 수렴을 위한 공조 체계 수립 또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방송에서 동물을 도구처럼 이용해온 관행은 비단 KBS만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생명 존중과 동물권에 대한 시민 의식은 나날이 성장하는 반면 방송계의 촬영 관행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독성 실험에 살아있는 열대어를 이용하거나 목욕을 시키면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는 토끼를 드라마 촬영 때문에 물에 마구 적시는 등 ‘방송의 동물 소품화’ 문제는 계속되어왔습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2009년 ‘방송 및 영화 제작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방송사에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미디어의 동물학대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습니다.
어쩌면 이번 ‘태종 이방원’ 말 학대 사건 역시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다행히 농림축산식품부가 ‘미디어 촬영 시 출연하는 동물에 대한 보호∙복지 제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대부분 관계자만 접근 가능한 촬영장 특성 상 방송사의 자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또 다시 비슷한 사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KBS 뿐 아니라 MBC, SBS, TVN, JTBC, TV조선, 채널A에 각각 ‘동물복지를 보장할 수 있는 방송 가이드라인’ 제작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유선으로 추가 확인을 거쳤습니다. 그 중 일부 방송사에서는 내부 논의 후 회신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곳도 있었고, 공문 수신 확인이 불가하다며 입장을 회피한 곳도 있습니다. 각 방송사별 입장과 대처 결과는 추후 각 방송사별 확인 작업을 거쳐 다시 공유드리겠습니다.
✔ 더불어 방송 촬영 시 동물의 안전 보장 대책 마련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국민 청원에도 꾸준한 관심과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 현재 14만7천명의 동의를 받은 국민 청원에 시민 분들께서 조금 더 힘을 실어주신다면 정부의 가이드라인 작성 실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국민 청원 참여하기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603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