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야생동물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이하며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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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0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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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하얀 소의 해’가 가고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이했습니다. 기업에서는 호랑이 줄무늬를 딴 식음료나 호랑이 캐릭터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곳곳에서 호랑이 모양의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여기저기 호랑이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옛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호랑이는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친근한 동물이기도 했습니다. 88 서울 올림픽에 이어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마스코트로 등장했고, 속담이나 전래동화의 주인공으로도 친숙합니다. 실제로 그리 멀지 않은 과거까지 한반도에는 호랑이가 많이 서식했다고 합니다. 


한반도에서 호랑이의 수난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는 ‘해수구제(인간에게 해로운 동물 제거)’라는 명목 아래 호랑이를 마구잡이로 학살했던 일제강점기 시절이었습니다. 총기를 이용한 대대적인 포획 후 전쟁과 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괴가 이어지며 현재 우리나라에는 호랑이가 멸종되었습니다. 생존의 위기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전세계 곳곳에서 서식지 파괴와 더불어 가죽이나 뼈, 기름 등을 얻기 위한 밀렵까지 성행하면서 호랑이는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에 속하는 멸종위기종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 호랑이가 멸종되었음에도 우리는 너무나 쉽게 호랑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동물원에서입니다. 한때 천하를 호령할 기세로 위풍당당함을 뽐내던 멋진 동물은 콘크리트 바닥과 인공 바위로 만들어진 비좁은 전시장에 갇혀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전락했습니다. 심지어 실내동물원에서도 호랑이와 같은 대형포유류 전시가 가능함에 따라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좁다란 방에 마치 조형물처럼 존재하기도 합니다.


혹자는 동물원 전시를 두고 야생에서 살기 어려워진 동물의 종 보존을 위해 필요한 방책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각자의 생태나 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시시설에 갇혀 숨만 붙어있는 삶이 진정 그들이 원하는 삶이었을까요? 점차 설 곳을 잃어가는 야생동물의 처지가 안타깝다면 지금과 같은 형태의 동물 전시에 찬성하고 소비하는 대신, 서식지 보존 운동이나 전시 동물 처우 개선을 위한 활동에 동참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입니다.


2022년 올 한해에는 모든 분들께 기쁨과 평안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임인년의 주인공 호랑이의 생을 가끔씩이라도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짜 자연이 그려진 콘크리트 벽 앞에서 텅빈 눈으로 유리장 너머를 바라보는 무기력한 모습이 아니라, 당당하고 위엄있는 맹수의 왕으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진짜 호랑이를 말입니다. 모든 야생동물이  진정한 본연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동물 전시에 반대해주세요. 동물자유연대는 새해에도 동물과 동물을 사랑하는 이들 곁에서 늘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