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겨울은 '토끼털'이 아니어도 따뜻할 수 있어요! (앙고라토끼 편)

전시·야생동물

겨울은 '토끼털'이 아니어도 따뜻할 수 있어요! (앙고라토끼 편)

  • 동물자유연대
  • /
  • 2015.12.30 15:00
  • /
  • 10747
  • /
  • 230

 
 
 
 
 @ 토끼는 겁이 많고 민감한 동물이에요. 
  
토끼는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랄 만큼 민감하고 겁이 많지만 개나 고양이처럼 강한 개성을 지녔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화장실 상자를 이용하는 방법을 익힐 만큼 영리한 동물이다.
자연 상태에서의 토끼는 굉장히 깨끗한 동물이지만 모피 생산을 위해 철제 케이지에서 사육되는 토끼는 좁고 불결한 사육장에서 고통스러운 생을 이어간다. 토끼 본연의 습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사육되고 있기 때문에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반복되는 고통과 잔인한 학대에 몸부림쳐야 한다.

 
<해마다 약 10억 마리의 토끼가 패션 산업을 위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다.>
 
@ 죽는 순간까지 반복되는 고통
모피 산업을 위해 사육되는 앙고라토끼는 철장을 딛고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발바닥에 궤양이나 염증 등의 질병이 끊이지 않는다. 야생에서의 토끼는 땅 속에 정교하게 만들어진 굴에서 사는 습성이 있지만 사육장의 토끼는 땅을 파거나 높이 뛰어 놀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도 갖지 못한다. 심지어는 주변의 소음과 온도에 민감한 토끼가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몸을 숨길 수 없는 사육장의 환경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폐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동물보호단체 PET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토끼의 고통과 스트레스는 털을 생산하는 순간 최고치에 오른다. 우선, 털이 ''깎이는'' 토끼는 억센 밧줄로 앞다리와 뒷다리를 강하게 묶인다. 이 때 토끼가 빠져나오려 몸부림을 치기 때문에 털 깎는 기계에 의해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다.
기계로 털을 깎는 것 보다 살아는 상태에서 털을 무자비하게 ''뜯는'' 농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쥐어뜯듯이 뽑아낸 토끼털이 훨씬 오염이 적고 윤기가 좋기 때문에 생산자는 토끼의 몸을 밧줄로 고정시킨 뒤 피가 맺힐 때까지 토끼의 털을 잡아 뜯는다. 토끼 농장의 한 농장주는 모피 생산을 위해 사육하는 토끼의 60퍼센트가 겨우 ''1년에서 2년 사이에 죽는다.''고 말했다. 설사, 털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운이 좋게 살아남아도 평생 작은 철장 안에 갇혀 고통의 시간을 반복해야만 한다


<털이 뽑히고 난 후의 토끼, 출처: PETA>
 
앙고라토끼는 생후 8주가 되면 처음 털을 뽑히는데 무자비하게 털을 뜯기는 끔찍한 과정을 3개월마다 반복적으로 겪고 나면 대부분의 토끼는 스트레스와 질병에 시달려 좋은 털을 생산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더욱 비참한 것은 이렇게 고통스러운 학대를 2년에서 5년 동안 견뎌낸 후 토끼는 보다 더 가혹한 방식으로 죽임을 당한다는 것이다. 좋은 털을 생산할 수 없는 토끼는 거꾸로 매달린 채 목을 절단당하고 식용으로 팔려 나간다. 모피농장의 농장주들은 토끼의 목을 부러뜨리거나 두개골을 내리치는 잔인한 방식으로 토끼들을 죽인다.
 
 
<사진 출처: Humane Society International>
 
 
@ 겨울은 ''토끼''가 아니어도 따뜻할 수 있어요.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뜯긴 토끼의 털은 다양하게 쓰인다. 앙고라 코트, 니트, 양말, 목도리, 심지어 가방에 매다는 소품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모피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토끼털’ 이어야만 하는 제품은 아무것도 없다.
 
 
 
<시중에 나와 있는 토끼털 제품, 보온보다는 멋내기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좋은 코트와 털이 달린 신발을 찾고 두터운 목도리와 장갑을 산다. 거리마다 쏟아져 나온 ‘여우털 100%, 라쿤 100% 토끼털 100%’ 등이 적혀있는 동물의 털이 폭신하고 보드라운 자태로 당신을 유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고통 받는 동물의 ‘죽음’이 우리를 얼마나 따뜻하게 하는지에 대해서 한 번 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
 
겨울은 ‘토끼털''이 아니어도 따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조 모피나 잔인함 없는 패션(cruelty-free fashion)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다른 생명의 고통 없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단한 결심이 아닌 ‘내가 행동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다. 우선은, 모피가 우리에게 오는 과정에 대해 ‘외면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곳에서 시작하는 우리의 관심과 실천만이 다른 생명의 헛된 고통을 줄일 수 있다.
 
 
관련기사:
한국일보, 2015.11, “비건 패션… 나는 죄책감 없이 모피를 입는다.”
http://www.hankookilbo.com/v/823255c79bc2417eb5019b554fea32ae
관련기사:
한겨레, 2013. 11, "하얀 토끼털이 따뜻하십니까"
http://www.hani.co.kr/arti/SERIES/394/61337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