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왜 소, 돼지, 닭은 되고 개만 안되나요?'

반려동물

'왜 소, 돼지, 닭은 되고 개만 안되나요?'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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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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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식용'' 문제에서 가장 자주 논의되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1. 소, 돼지, 닭은 괜찮고 개만 먹으면 안 되나요?
 
동물자유연대는 기본적으로 동물의 상업적 이용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소, 돼지, 닭 등의 동물도 섭취를 위한 사육은 근본적으로 반대하며, 채식을 권장합니다.
 
현대의 축산업은 ‘공장식 축산’이라는 특성으로 요약됩니다. 최소한의 공간에 될 수 있는 한 많은 동물을 기르는 집약적 축산의 의미를 갖는 공장식 축산 환경에서는 높은 생산성만을 지향하기 때문에 종을 막론하고 동물의 자연적인 습성은 고려되지 않아 성장 환경의 부적합성, 신체 훼손, 동물전염병 등 질병 감염과 성장촉진제, 과다한 항생제 사용 등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출생, 사육, 운송 전 과정에서 가혹행위가 발생합니다. 산란계에서 행해지는 달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강제 환우와 부리 자르기와 돼지의 이빨, 꼬리 자르기가 그 예입니다. 도축과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2012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실시한 ‘도축 시 동물복지 평가기준 확립에 관한 연구’ 에 따르면, 먼저 기절시킨 뒤 온몸의 피를 빼는 방혈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기준에도 불구하고 도축현장에서 돼지 10마리당 1마리는 의식이 있는 채로 도살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공장식 축산의 폐해는 동물의 고통뿐 아니라 스트레스로 질병 저항력이 약해진 동물에게 항생제, 성정촉진제 등 잔류되면 인체에 위해한 약물의 사용, AI와 구제역 같은 동물전염병 발생, 수질과 토양오염 등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반대한다고 해도, 축산업이 폐지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 또한 인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고통에 노출된 동물의 수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공장식 축산을 지양해  동물의 종에 따른 생태적 습성을 최대한 충족시키는 환경에서, 가장 적은 수의 동물을 사육, 도축하는 형태의 소규모 복지 축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모든 인구가 채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기에, 채식을 권장하는 한 편,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주1회 채식 운동으로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소, 돼지, 닭처럼 이미 축산체계에 들어와 식용의 폐지가 단시간 안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종 외의 동물이 추가적으로 산업화되는 것은 종을 불문하고 반대합니다. 쓸개즙 섭취를 위한 반달가슴곰 사육, 토끼의 생고기 유통, 말고기 육성 산업, 뉴트리아 사육 산업화에 반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2. 그러면 개 식용을 합법화해서 인도적인 방법으로 기르면 되지 않나요?
 
첫번째로 고려되어야 할 점은, 개는 종 특성상 좁은 공간에서 많은 동물을 기르는 축산체계에 가장 적합하지 않은 동물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이는 현재 개가 대부분 반려목적으로 길러지고 있다는 사실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개는 회색늑대(Canis lupus)에서 분화된 종으로, 인간이 ‘길들인(domesticate)’ 첫 번째 동물입니다. 개가 인간과 생활하게 된 시기에는 과학자마다 다른 견해가 있지만, 대략 10만년 전에 늑대로부터 분화했고, 약 1만5천년 전부터 사람 옆에 가까이 살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류가 돼지, 닭의 가축사육을 시작하기 이전에 개는 사람 가까이 서식했으며, 주로 사냥과 목축, 애완의 기능을 했습니다. 만일 가축화에 적합한 습성을 가진 동물이었다면 현재 농장동물과 마찬가지로 전세계적으로 섭취를 위한 사육이 보편화되었을 것입니다.
 
다른 동물에 비해 활동성이 큰 개는 신체적,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축산화된 동물 종보다 훨씬 많은 운동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가 사육되면 극심한 환경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또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습성을 가진 늑대에서 유래된 탓에,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며 무리 안에 위계가 존재합니다. 이런 습성은 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가 사육될 때 서열싸움으로 인한 상처, 부상, 죽음을 초래하는 원인이 됩니다.
 
다른 종이나 무리의 공격에서 자신이나 자신의 무리를 방어하는 습성 때문에 불안하거나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사람에게도 공격성을 보이는 점도 축산화에 알맞지 않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를 제압하기 위해 사육과 도살 과정에서 엄청난 물리적 폭력이 가해집니다. 만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간의 필요에 의해 개량되면서 동종과 사람 모두를 사회적 관계를 맺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습성을 갖게 된 것도 축산화된 동물과 구분되는 점입니다.
 
개가 축산체계에 맞지 않는 습성을 가진 예로, 도살방법이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수 백 년의 연구에 의해 입증된 개에 대한 인도적인 도살 방법은 약물 주입을 통한 안락사뿐입니다. 그러나 약물은 사람 몸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아 섭취를 위한 동물의 도축은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식용개의 도축은 전류를 통한 전기도살 방법이 쓰입니다. 그러나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 제시하는 전살법은 소, 돼지, 닭의 습성에 맞도록 고안된 기준에 근거해 전기충격을 가한 후 동물이 완전히 무의식이 된 상태에서 방혈을 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법입니다. 오랜 기간의 사육과 연구를 통해 종 특성에 맞게 고안된 기준에 의해 도살된다고 하더라도 결코 인도적인 도축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의 경우, 전살법은 수의학적 기준에서 비인도적인 도살방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위협감을 느낄 때 공격성을 보이며 활동성이 강한 개는 보정이 불가능해, 이를 제압하기 위해 물리적 학대가 발생합니다. 현장조사 결과, 개를 도살할 때 사용되는 전기 충격은 개를 즉시 죽음에 이르게 하지 않고, 몸만 마비되고 의식이 있는 채로 털 뽑는 기계에 넣어지는 경우도 많이 목격되었습니다. 이 외에 목을 매달거나 도구를 이용해 타격하는 방법은 전세계적으로 개에게 사용하지 않는 비인도적인 도축방법이며,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으로도 금지하는 사항입니다.
 
따라서, 개식용합법화를 하더라도 개는 종 특성상 인도적인 도축 기준에 의해 도축된 동물을 사람이 섭취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둘째로, 동물의 축산화가 인도적인 사육환경과 도축방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공장식 축산에서 이미 합법화된 농장동물들이 얼마나 참혹하게 사육되다 도살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합법화를 해서 최소한의 복지를 보장해주면서 기르면 개도 먹어도 된다’라는 주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결코 합법화가 위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님은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AI, 구제역 등의 동물전염병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가의 수는 감소하지만 사육 두수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는 축산농장들이 대기업화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개식용이 합법화되면, 생계형 종사자들 상당수가 퇴출당하고, 개 농장들은 대형화됩니다. 농장의 대형화는 공장식 축산을 의미합니다. 즉, 다시 말해 합법화는 사육환경의 개선이 아니라, 공장식 축산의 폐해가 그대로 발생해 지금보다 더 열악한 사육 환경에 내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 예로, 대량사육을 위해 닭, 돼지에게 행해지는 의도적인 신체훼손은 개에게 그대로 적용되어, 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막을 뚫거나 서로 공격해 상품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빨을 뽑는 등의 사육기술이 효율을 위해 고안됩니다. 이는 현재 개식용 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좁은 공간에 많은 개들이 사육되는 환경에서 동물이 고통받는 현상은 동물의 ''보호''를 위한 시설인 유기동물 보호소에서조차 일어납니다. 충분한 운동, 다른 개와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일, 주위 환경을 탐구, 탐색하는 등의 생태적 습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둘째로 치더라도, 집단 사육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 파보 바이러스, 홍역 등의 질병조차도 체계적으로 막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이런 사실을 고려했을 때, 막연히 ‘가축으로 인정하면 식용으로 이용되는 개에게 최소한의 복지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현대 축산업이 처한 현실을 직면하지 못하는 나약하고 감성적인 기대에 불과합니다.
 
세 번째로, 새로운 종을 축산업에 포함시키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일입니다.
 
소, 돼지, 닭의 경우 최초의 집약식 축산은 1926년에 시작되었고, 축산업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는 1887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백 년이 넘는 연구 기간에도 불구하고 아직 농장동물의 처우와 복지는 매우 열악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들은 공장식 축산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동물복지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복지축산으로의 전환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추세이지, 이미 농장동물도 대량사육하고 있으니 다른 종도 축종에 포함시켜 축산업의 규모를 늘리기 위해 세금을 쓰는 추세를 보이지 않습니다. 
 
축산동물의 사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 비용을 부담하며 소비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도 아직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영국은 농장동물복지를 위한 연구에만 1년에 원화로 500억 이상의 세금이 쓰입니다. 새로운 종을 축산업에 추가시키고, 그 복지까지 개선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축산기준에 맞는 사육과 도축 방법에 대한 연구와 그에 상응하는 사육시설, 도축시설 마련에 드는 수천 억의 비용을 몇 천개에 불과한 개농장주들이 부담할 리가 만무합니다. 소비량이 많지 않고, 점차 줄고 있는 개 식용을 합법화하기 위한 비용을 국민이 낸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이고 적절한 일인지는 개식용 합법화를 주장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입니다. 
 
3. 식용개와 반려견은 다르지 않나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식용으로 도축되는 종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형 농장에서 사육되는 품종은 일본산 투견인 도사 교잡종과 누렁이 같은 우리나라 토종 종이고, 모란시장같은 판매처에 유입되는 종은 진돗개부터 흔히 반려동물로 사육되는 소형견부터 대형견까지 다양한 품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백구나 황구 같은 우리나라 토종종이든, 말티즈 같은 외래종이든, 모든 개는 개의 습성을 갖고 태어납니다. 종에 따라 크기, 생김새나 성격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개라는 동물이 사람에 의해 식용과 애완용으로 용도를 부여받는다고 해도 생태적 습성이나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마치 우리가 인종이나 성별에 따라 겉모습이 틀리지만, 생존을 위해 필요한 조건은 같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동물자유연대 보호소에는 반려견으로 길러지다가 유기된 개들과 식용개 농장이나 식용 도축되기 직전에 구조된 개들이 함께 보호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동물들이 서로 다른 습성을 보이거나, 보호, 관리하는 방법에 구분과 차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식용으로 농장에서 길러지면서 사람과 가까이 생활한 개들과 다른 성격이 형성되는 것은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육이 나은 폐해이지, 그 개가 식용이기 때문에 다른 습성을 가진 개라고 정의하는 것은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사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