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반려동물 놀이터 해외사례 1탄 - 호주 브리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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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놀이터 해외사례 1탄 - 호주 브리즈번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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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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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의 반려동물 놀이터

호주 퀸즐랜드의 주도인 브리즈번은 호주에서 3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면적은 5,904.8㎢로 서울(605.25㎢)의 9.7배인 브리즈번에는 서울엔 한 곳도 없는 반려동물 놀이터(dog park)가 159곳이나 있습니다.

브리즈번 위치

브리즈번 시내에 위치한 dog park의 위치와 개수

브리즈번의 경우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호주에서 첫 번째로 큰 시드니에는 196곳, 두 번째로 큰 멜버른에는 208곳의 반려동물 놀이터가 있을 정도로 호주에서 반려동물 놀이터는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장소입니다.

시드니와 멜버른 시내에 위치한 dog park의 위치와 개수

서울과 마찬가지로 브리즈번에도 개를 키우는 사람이 많고, 이들에게 반려동물 놀이터는 매우 중요한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면 제일 먼저 반려동물 놀이터를 찾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역 사람들 간 친목과 정보 교류에 꼭 필요한 장소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시설이 있는 건 아닙니다. 기존 공원에 일부 구간에 울타리를 쳐서 공간을 나눠 이용할 뿐입니다. 반려동물 놀이터 내에는 여느 공원과 마찬가지로 모두 벤치, 그늘, 식수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반 쓰레기통 외에도 개의 배설물을 버릴 수 있는 배설물 수거함과 개 식수대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것 정도입니다. 덕분에 반려동물과 함께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더 편리하고 깨끗하게 반려동물 놀이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호주 반려동물 놀이터의 일반적인 시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반려동물 놀이터의 출입구는 이중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앞쪽 첫 번째 문으로 들어가 개의 목줄을 푼 뒤, 두 번째 문을 열고 공원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중문은 개들이 실수로 도망가 길을 잃거나 주인 없이 공원의 다른 구역을 돌아다니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줍니다.

배설물 수거함과 반려동물이 이용하기 쉽게 고안된 식수대

브리즈번에서 제일 큰 반려동물 놀이터는 40,000m²에 달하지만, 대부분의 공원은 집 가까이에 있고 규모가 작습니다. 브리즈번에서 반려동물 놀이터는 일부러 놀러 가는 곳이 아니라, 가볍게 산책 삼아 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나와서 운동하고, 사람들과 만나(개들은 다른 개를 만나겠죠?) 얘기하며 쉬는 곳이기 때문에 따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시설 관리는 사람들만 이용하는 공원과 마찬가지로 시에서 담당합니다. 따라서 반려동물 놀이터 이용자들은 아래와 같이 정해진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합니다.

○ 개는 주인의 통제를 잘 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이 부르면 돌아와야 합니다.
○ 개는 다른 개들이나 이용자들에게 짖는 등의 소란을 피워서는 안됩니다.
○ 개 배설물은 반드시 수거해 반려공원 놀이터 내에 마련된 배설물 수거함에 버려야 합니다.
○ 반려동물 놀이터를 이용하는 개는 시에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하며, 정기적 기생충 구제 및 예방접종이 완료된 상태라야 합니다.

의무사항이라고 적긴 했지만 공원의 인라인스케이트장이나 베드민턴장 등의 시설을 이용할 때와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기본적인 에티켓들입니다. 배설물을 근처 휴지통에 잘 버리고, 개가 지나치게 흥분해 짖거나 다른 개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 경우 자리를 뜨는 배려만 한다면 별다른 안전사고나 불편 없이 반려동물 놀이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브리즈번뿐 아니라 호주에서 반려동물 놀이터는 매우 일반적인 공간으로 특별한 날 하루 왔다가는 곳이 아니라 내일도 그 다음날도 내가 또 이용할 장소이기 때문에 이용자들 대부분이 이러한 에티켓을 잘 지킵니다.

반려견을 끈에 묶어 복잡한 도시를 돌아다니는 대신 한정된 공간이지만 자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다른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만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반려동물 놀이터는 브리즈번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도 하루빨리 반려동물 놀이터가 설치돼 시민들이 더 풍부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