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견공들에게 야박한 사회

반려동물

견공들에게 야박한 사회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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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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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들어 애견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어느 장소를 가던지 곱게 단장하여 주인과 함께 외출나온 견공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개를 키우는 사람들과 키우지 않는 사람들간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부족으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접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지금 애견인들에게는 발등에 불이 떨어져 있다. 건설교통부가 9월 8일에 공고한 도시공원법 개정 입법 예고안에 개를 데리고 공원을 출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그대로 입법될 시엔 앞으로 애견과 함께 산보를 즐기는 여유는 사라지게 되는 것이고, 그들의 사랑스런 애견은 허구 헌날 실내에 갇힌 감옥 생활을 해야 하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상황이 닥쳐오게  된다.
물론 각 시,군의 조례로 정해놓는 도시공원에 한한다고 명시해놓았지만, 아직 이 법이 확정되기도 전에 일부 공원에서는 성급하게 애견출입금지 팻말이 붙여지고 있다하니 시,군 조례에 희망을 걸 애견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건설교통부는 공원 내에 개 배설물과 위생상의 문제, 개로 인한 공포감 등의 예를 들며 입법 취지를 설명하였다.
개로 인한 질병의 감염여부는 사실 근거가 매우 희박하다. 만약에 그렇다면 개들을 키우고 있는 1,000만 애견인들의 절대다수는 환자들이어야 했다.
그리고, 일부 몰지각한 애견인들도 있어서 외출 나온 개의 배설물 처리를 안해서 주변인들로부터 눈살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나, 배설물 처리를 위한 봉투를 지참한다든가 개줄을 착용해서 개의 행동을 통제할 조치를 한 후 공원에 입장하도록 하는, 누구나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대안은 일체 무시되고 행정편의주의만 쫓고 있으니, 동물에 대한 배려가 어찌 이리도 야박한지 애견인들은 서운한 속내를 도저히 감출 수가 없다.
 
또한, 거리에 있는 개들의 배설물은 애견 출입 금지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 년 10만 마리를 웃도는 떠돌이 개들의 문제도 포함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는 농림부와 더불어 애견 양육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적 장치가 같이 따라주어서 떠돌이 동물 감소 대비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외형상으로는 위생의 문제를 제기하였지만 사실 속내는 따로 있을 것이라 추측한다. 개로 인해 구체적인 피해를 받는 것도 아닌데 단지 개가 싫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조건적으로 백안시하는 사람들을 이따금씩 만나게 된다. 개가 공공장소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민원으로 이어지고 그 민원의 해소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한 것이 개들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하나의 문화 현상 확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역기능적인 면은, 시간을 두고 서로가 의견을 좁히고 대안을 모색하며 양해하는 가운데 같이 어우러져 살아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상대적 이해 당사자들의 불평사항에 문제 해결의 촛점을 맞춘다는 것은 잘못된 행정처리이고 이것은 재론의 여지가 분명하며, 이번 개정안에서의 애견출입 금지 조치는 백지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곧 개정될 동물보호법에서는 동물들에게 적당한 운동을 제공하지 못하는 관리자는 학대의 행위자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앞을 내다보는 정부의 대처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