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동물

물에 살지 못하는 물새? - 고통 받는 오리의 삶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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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2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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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농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물 복지 문제
 
 
 
 
 
1. 오리의 습성
 
오리는 기러기목 오리과의 소형 물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본래 하루 중 물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육하고 있는 오리는 베이징 종이라고도 불리는 Pekin 종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도널드 덕이 이 오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자연에서의 오리는 스스로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고, 약 한달 간 품어 깨어난 새끼 병아리들을 최대 8주까지 돌본다. 어미는 새끼를 돌볼 때 깃털에서 분비되는 방수 오일을 새끼에게 묻혀, 아직 스스로 이 오일을 분비 할 수 없는 새끼가 물에서 노닐 때 물에 빠지지 않게 한다. 오리는 태어난 지 몇 시간만에 수영을 할 수 있고, 어미를 잃은 병아리는 혼자서 물을 찾기 위해 2km가 넘는 거리를 여행하기도 한다. 

오리는 물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뭍에서 지내는 시간보다 길기 때문에 기본적인 행동이 물과 연관된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육상에 사는 조류인 닭은 땅을 쪼는 행동을 함으로써 작은 씨앗이나 풀, 벌레 등을 먹고 모래 목욕 등을 통해서 깃털을 깨끗이 하는 반면, 오리는 물을 걸러서 물에 떠 있는 낟알이나 물에 사는 동·식물을 먹고, 물을 이용해 몸 단장을 하는 행동을 한다. 오리가 몸을 단장하는 행동은 겉 깃털을 정돈해 방수를 유지하고, 기생충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머리를 물에 담갔다 빼는 행동을 함으로써 눈과 코의 청결을 유지한다.
 
2. 오리 농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물 복지 문제 
 
 2.1 물에서 살지 않는 물새?
 
오리는 생물학적, 행동학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수영과 목욕, 몸 단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오리를 사육하는 농장에서 위생적으로 오리에게 목욕과 물과 관련한 다른 행동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개방된 물 공급 시설을 제공하기란 힘들다. 추가적인 인력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농장이 한 두 방울 정도의 물방울이 나오는 니플형 음수대만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물과 관련된 생물학적, 행동학적 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는 농장의 오리들은 여러 가지 건강, 행동학적 문제가 발생한다. 오리가 물을 이용한 그루밍 행동을 제한 받으면, 부리, 콧구멍, 눈이 더러워지고, 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오리는 물을 이용해 체온을 낮추기 때문에 몸을 적실 수 있는 적절한 물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물을 이용한 몸 단장 행동을 할 수 없는 오리는 감염으로 인해 고통을 당한다>
 
물과 관련된 습성을 행하지 못하는 집약식 농장의 오리는 본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로 머리 흔들기, 상동적 깃털 고르기와 같은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게 된다. 다른 오리의 깃털을 뽑거나 깃털을 뽑은 자리에 난 상처를 계속하여 쪼는 카니발리즘도 나타난다. 한 연구에서는 개방식 형태의 트로프(작은 욕조형태의 물 공급원)를 제공해 주었을 때(12%)가 니플형 음수대만을 제공했을 때(50%) 보다 깃털 뽑기나 카니발리즘 발생 빈도가 현저히 낮아졌음을 밝혔다. 이 연구는 오리가 물과 부리를 이용한 행동학적 습성을 충족하지 못하면 깃털 뽑기와 카니발리즘 같은 이상행동을 더욱 빈번히 보인다는 것을 말한다. 

오리의 본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환경은 다리 질병으로 정상적인 보행을 할 수 없는 파행 또한 발생시킨다. 오리는 물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다리로 체중을 지탱해야 할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육상에서 생활하는 닭보다 다리 관절이 약하다. 오리가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환경이 제공 되지 않는 대부분의 농가에서 오리는 최대 50일 까지 두 다리로 체중을 버티게 되는데 그 결과 파행, 관절 탈구, 골절이 빈번히 발생한다.

 2.2 급성장하는 현대 오리, 알고 보니 질병투성이
 
자연의 오리는 최대 15년까지 살 수 있지만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농장의 오리들은 약 40~50일이라는 짧은 생을 살게 된다. 짧은 시간 내에 빠른 체중 증가를 위해 선택적으로 교배해 개량된 현대 육용 오리는 약 40~50일이면 어른 오리 체중의 90% 정도 자란다. 자연의 오리는 이 정도 자라기까지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오리는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지방과 근육에 비해 뼈의 성장 속도와 상태는 아직 완벽하지 않아 본래 약한 다리와 관절에 더 큰 무리가 간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Splayed legs(고관절이 외측으로 아탈구가 된 상태)는 육용 오리 농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리 질환 중 하나이다. 이 질환이 나타난 오리는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먹이와 물에 대한 접근도 어려워져 갈증과 굶주림에 고통당하며 서서히 죽게 된다.
 
 
<다리질환으로 걷지 못하는 오리>

품종 개량으로 빈번히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는 복수증이다. 복수증은 대사 장애 중 하나로써 오리의 심장과 폐가 근육과 지방의 성장속도를 따라갈 수 없어 체내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할 수 없을 때 발생한다. 별다른 증상 없이 갑자기 폐사 하기도 하는데, 폐사율은 약 5~15%로 호흡기관과 심장 문제로 인하여 최대 30%까지 증가할 수 있다.
 
3. 결론
 
오리를 사육하는 데 있어 가장 논쟁이 되는 동물복지 문제는 “적절한 형태의 물 공급” 이다. 한 연구에서는 오리에게 목욕을 하고 몸단장을 할 수 있는 물 공급원을 박탈 하는 것은 사람에게 잠을 못 자게 하는 것과 동등한 관계가 있다는 결과까지 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행 오리 농가에서는 물과 관련된 오리의 습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열악한 환경에서 오리를 사육하고 있다. 생산자들은 오리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개방된 물 공급원을 설치한다면 이로 인해 바닥이 젖고, 질병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되어 결과적으로 오리들의 건강에 좋지 않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해외의 한 동물보호단체는 관행농가에서 발생하는 오리의 복지문제에 대한 연구를 근거로 오리는 축산을 위한 목적으로 사육하기에 부적절한 종이라 말한다. 오리가 자유롭게 물에 접근할 수 없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 문제는 간과되어선 안 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많은 농가들은 트로프(Trough)라는 개방된 형태의 물 공급원을 오리에게 제공한다. 트로프는 작은 욕조의 개념으로 오리들이 안에 들어갈 수도 있고, 머리를 담그어서 눈과 코를 씻을 수도 있다. 영국은 이런 시설을 농가에 잘 적용하기 위해 농가와 정부, 동물복지 전문가들 사이의 연구와 논의가 뜨겁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이후 오리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여 2005년 대비 2010년에는 그 소비량이 무려 177% 증가했다. 증가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농가간의 계열화 사업이 불가피하며(현재 계열화율 90%), 공장식 축산 방식은 동물의 고통을 수반한다. 2014년 2/4분기 우리나라에서 사육되는 약 610만 마리의 오리. 이들 대부분이 물과 관련된 습성을 한 번도 행하지 못한 채 짧은 생을 살다 우리 식탁 위에 오른다.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가축전염병 발생으로 피해가 확산되자 오리 농가의 열악한 환경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제기된 바 있다. 우리의 소비 증가는 축산업의 대형화와 공장식 축산을 부추기고, 그로인한 폐해는 동물의 고통과 더불어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 또한 오리가 어떤 동물인지에 대한 이해와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자료 및 사진 출처
1. An HSUS Report: The Welfare of Animals in the Duck Industry, 2014, The Humane Society of the United States.
2. DUCKS OUT OF WATER, 1999, Juliet G and Clare D.
3. Like a duck: OUT OF WATER, 2013, Animal Liberation
4. RSPCA welfare standards for DOMESTIC/COMMON DUCKS, 2011. RSPCA
5. http://new-hdwallpaperz.blogspot.kr/2013/06/donald-duck.html
6. http://slowdownsunday.files.wordpress.com/2012/10/sam_5490.jpg
7. www.aussieduck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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