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조류독감(AI) 발생으로 1,100만 마리 이상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된 가운데, 최근에는 AI 발생 농가에서 기르거나 인근에서 사육하는 개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결과 총 7개 농가 22마리에서 조류독감 항체 향성이 발견됐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농장에서 폐사한 닭을 자신의 농가 및 근방에서 열악한 환경에 방치한 채 식용으로 기르고 있는 개의 먹이로 준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정부 방역체계에 허점이 드러남과 동시에 AI 전파 위험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더해졌습니다.
조사결과 22마리 개들 모두 무증상 감염이며, 바이러스 배출이 없어 감염 위험이 없다고 밝혀졌습니다. 무증상 감염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왔지만 발열 등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바이러스(항원)에 대항하는 항체가 형성된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나 감염 위험이 없더라도 개에서 AI 항체가 발견된 결과 자체가 종간장벽을 뛰어 넘은 감염을 의미하므로 이종 간 전파를 막을 대책이 필요합니다. 어느 누구도 언제 어떻게 바이러스가 변이하고, 전파될 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바이러스의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농장에서 폐사 닭을 먹이며 키우는 개들은 일부 음식점에 식용으로 공급되는 것으로 파악되나 사육, 도축, 유통 자체가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관리감독이 쉽지 않은 게 문제입니다. 또한 다른 동물이 전파 가능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 살처분 되는 추가적인 동물 종과 수가 늘어날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동물자유연대는 농림축산식품부에 바이러스 변이 및 전파로 다른 동물과 축산 농가에 미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역체계 보완을 요청했습니다. 전염병 예방뿐 아니라 현재 관행적으로 가금 농가에서 폐사 닭을 개에게 먹여 키우며 식용으로 팔아 넘겨 이득을 취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농장에서 축산법 상 허가 및 등록한 축종 외에는 식용을 목적으로 다른 동물을 키울 수 없는 규정이 마련되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AI 발생 농장 인근에서 기르는 개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