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국민간식' 치킨, '치느님'이 등장하기까지, 고통 속에 사는 닭들

농장동물

'국민간식' 치킨, '치느님'이 등장하기까지, 고통 속에 사는 닭들

  • 동물자유연대
  • /
  • 2014.01.27 10:33
  • /
  • 12565
  • /
  • 472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소비량이 증가하는 닭고기. 육계 농장은 갈수록 대형화되고, 밀집화된 공장식 축산 시스템으로 발달했으며 국내 닭고기 소비는 30년 전보다 약 4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전국에서 사육되는 약 7,600만 마리(2013년 기준)의 닭들은 공장식 사육 시스템에 의해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닌 그야말로 고기를 생산하는 기계로 취급되고 있다.


1. 빠른 성장 문제
육계의 빠른 성장률은 육계 복지에 가장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원인으로 꼽힌다. 육계는 짧은 기간 내에 빨리 자라는 품종으로 선택 개량되어 왔다. 품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일 증체량은 58g 정도로, 30년 전 닭이 2kg까지 되는데 80일 이상이 걸렸다면, 오늘날은 40일도 걸리지 않아 2kg에 도달한다. 닭은 본래 10~15년의 수명을 가졌으나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서 닭의 평균 사육 기간은 33일 안팎이다. 영계가 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이어야지만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닭은 30~35일 안팎의 병아리인 것이다.




이렇게 빠른 성장만을 고려해 개량된 품종은, 품종 개량 시 고려하지 않은 다른 유적전인 결함과 몸무게의 급격한 증가로 사는 동안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 특히 집중적으로 가슴부위에 살이 찌고 다른 부위는 상대적으로 왜소해지면서, 관절과 근육에 무리를 가져와 다리장애, 기립불능, 연골 손상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이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는 개체는 사료나 물에 접근하기 어렵고, 분변에 오래 접촉된 신체 부위는 피부 감염이나 화상을 입는다. 또한 닭의 빠른 성장은 심장에 무리를 주며, 대사장애, 면역 약화, 급사증(Sudden Death Syndrom)을 유발하고 있다.


 2. 사육밀도                                                                  
높은 사육밀도는 닭의 활동을 제한하고, 닭의 복지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국내 축산법에 규정한 무창계사(창이 없이 환기구 또는 환기장치를 이용하는 닭 사육시설)의 사육밀도 기준은 1m²당 39kg로, 1.5kg의 닭 1마리가 갖는 면적은 384 ㎠이며 이는 A4용지 한 장의 면적(623㎠)보다 작고, 케이지에서 사육되는 닭이 갖는 면적인 500㎠ 보다도 작다.  




연구결과 사육밀도가 25kg/m² (1.5kg 닭 기준 16.6마리/m²)이하일 때 동물복지를 저해하는 주요 문제 발생을 피할 수 있으며, 사육밀도가 30kg/m²을 넘어가게 되면 관리의 질과 계사의 사양을 떠나 동물복지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켰다.


높은 사육밀도는 닭이 날개를 펴거나 걷는 자연스런 행동을 억압한다. 또한 닭의 움직임과 활동이 제한된 결과 깔짚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며, 분변으로 인한 공기 중 암모니아를 증가시키고, 발바닥, 정강이, 가슴 부위에 화상과 피부염증을 일으킨다. 높은 사육밀도는 열 스트레스에 민감한 닭의 폐사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왼쪽: 정상 개체의 발바닥 / 오른쪽: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겪는 피부질환


3. 조명
대부분의 육계 농장에서는 닭에게 지속적으로 10lux정도인 어스름한 밝기의 인공조명을 제공한다. 사료섭취를 증가시키고 활동성을 저하시킴으로 성장률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전력비용을 절감하기 위함이다. 또한 지속적인 조명은 닭이 완벽히 어두운 공간에서 편히 쉴 수 있는 휴식 시간도 갖지 못하게 한다.


색과 관련된 닭의 시각계는 밝은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발달했기에 자연광(30,000-100,000lux)의 제공은 닭의 복지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서 사육되는 닭들은 평생 햇빛 한 번 쬐지 못한다.


연구결과 계사 내부 조명의 조도가 20lux 보다 낮으면, 닭의 활동성을 저하시켜 파행이나, 정강이와 발바닥 부위의 화상 같은 피부 질환 발생을 증가시킨다. 또한 매우 낮은 조도(5lx 이하)는 우안, 망막의 위치변화, 맥락막염, 각막손상, 염증 유발 등 안구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안구의 크기와 무게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4. 포획 과정 
닭들은 포획 과정에서 거친 핸들링에 의한 스트레스와 공포, 부상에 의한 고통을 받고 있다.  SCAHAW(Scientific Committee on Animal Health and Animal Welfare)는 도체된 닭에서 발견되는 멍은 대부분 도계 전 포획단계에서 발생되는 것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대부분의 육계 농장에서는 작업자들이 손으로 닭을 포획하는데, 한 손에 6-8마리까지 닭을 잡아 이동하기도 한다. 바구니에 빨리 담아야 할 물건처럼 취급되는 닭들은 포획과정에서 거칠게 다뤄짐으로 두개골이 으스러지거나 날개 손상, 골반탈구, 대퇴골 분리, 피하 출혈 발생 등으로 많은 수가 폐사에 이른다.




5. 운송 과정 
차량의 진동, 운송밀도, 운송시간(거리)가 증가함에 따라 운송 중 닭이 받는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스트레스와 근육의 긴장은 닭의 체온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열 스트레스와 질식으로 운송 중 많은 수가 폐사하게 만든다.




차량 한 대에 운송되는 닭의 수는 5톤 차량 기준 4천 마리 정도다. 국내 육계 산업은 대부분 계열화 및 규격화가 이루어져 개인의 운송차량이 아닌, 계열사의 운송차량을 이용해 육계를 운반한다. 또한 5톤 트럭의 적재함에 적재된 좌•우 각각 5개 구획의 10층으로 제작된 어리장(닭을 싣어 운반하는 철장형 케이지)에 육계를 운반하고 있다.


그러나 육계 운송수수의 많고 적음이 아닌 적재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최상층인 10층에는 육계를 싣지 않는 경우도 있어 아래층에 과도하게 많은 수가 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혹서기나 혹한기에는 보호막 등을 장착해 온도변화 대처에 약한 육계의 체온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나 이런 기본적인 장비 없이 닭을 외부환경에 그대로 노출시킨 채 운송하는 차량이 대다수다.




운송된 닭이 계류가 끝나면 작업을 위해 어리장으로부터 컨베이어 벨트로 닭을 쏟아 붇는데, 이를 ‘덤핑’이라고 한다. 이 덤핑 과정에서 차량 높이에 따라 어리장 상부에 있던 육계는 약 3m 이상의 높이에서 추락하게 된다. 이는 동물복지 문제뿐 아니라 도체품질에도 이상을 일으키므로 최근에는 플라스틱 어리장을 도입해 운용하는 업체도 있다.


6. 도계
도계작업은 닭의 현수(쇄클링)-기절-방혈-탕적 순서로 이어진다. 닭은 현수과정에서 의식이 있는 상태로 거꾸로 매달리면서 격렬한 저항을 하게 된다. 저항하면서 부딪히거나 몸에 멍이 들기 일쑤며 이미 다리장애를 가지고 있는 개체가 많아 거꾸로 매달려 다리로 체중을 지탱하면서 닭은 더욱 심각한 고통을 느낀다. 또한 무거운 새일수록 더 심각한 고통이 야기될 수 있는데, 때문에 수컷들은 (일반적으로 암컷보다 체중이 많이 나감) 특별히 더 저항을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현수 그 자체의 구조에 의하여 고통이 발생될 수 있는데 만약 다리를 거는 부분이 너무 좁을 때 이것이 닭의 다리를 조여 고통을 느끼게 한다.




 - 부적절한 기절법


기절 작업은 닭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상태로 만들기 위해 고안되었지만, 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닭이 방혈 도중 깨어나게 된다. 경동맥이 절단되는 순간에도 의식을 갖고 있는 새들이 다수 관찰되는데, 닭을 기절시키기 위해 전기수조를 거치는 도중 닭이 머리를 들거나, 다른 새들에 비해 비교적 크기가 작은 새들은 확실히 기절되지 않을 위험을 가지고 있다.


가스기절 방법은 기절시킨 후 쇄클에 닭을 매달아 비교적 닭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기절에 충분할 정도의 가스 농도, 가스 노출 시간, 가스실에 너무 많은 개체수가 한꺼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기준 등을 지키지 않으면 이마저도 충분한 기절 방법이 될 수 없다.


목 절단이 이루어지는 단계 또한 항상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몇 몇은 방혈 도중 의식이 돌아오기도 한다. 심지어 탕적 (닭의 털을 뽑는 작업)을 위해 뜨거운 물이 들어있는 탱크에 들어간 닭들 중 살아있는 경우도 있다.


영국의 과학자 Gregory는 방혈이 끝날 때까지 의식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전기기절 시 기절과 동시에 심장마비를 유도할 정도의 높은 전류를 제공해야 하고(105mA 이상), 목을 절단할 때는 두 개의 경동맥(뇌로 피를 공급하는 주요 공급처)을 모두 자르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방혈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동물복지 측면에서 이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방혈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새는 탕적 단계에서 의식이 깨어날 우려가 있으므로, 방혈시간은 충분해야 한다. 


* 본 게시물은 동물자유연대 저작물로 퍼가거나 인용하실 때에는 출처를 표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이황, 2010, 돼지 및 육계의 도축 시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


CIWF, 2005, The welfare of broiler chickens in the european union.


[사진출처]


http://www.mirror.co.uk/news/uk-news/secret-film-exposes-chicken-factory-1338652 
http://en.engormix.com/MA-poultry-industry/management/articles/minimizing-foot-pad-dermatitis-t2124/124-p0.htm 
http://www.upc-online.org/broiler/9230842day.html         
http://www.upc-online.org/chickens/chickensbro.html
http://thee-shadow.livejournal.com/108083.html 
http://chickenrescueandrehabilitation.wordpress.com/2010/09/07/broilers-come-into-my-life-again-and-i-am-reminded-of-the-horror-of-their-l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