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젖소와 소의 복지
생산량의 극대화라는 목표 하에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소의 복지 문제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얼마 전 통산 14만 4천㎏을 생산한 국내 슈퍼 젖소의 등장이 일부 언론을 통하여 보도된 바 있습니다. 14만 4천㎏은 200㎖ 우유 72만개 분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1988-2008년 20년 사이 젖소의 사육 마릿수는 480,239마리에서 445,754마리로 소폭 감소하였지만, 총 우유 생산량은 약 163만톤에서 213만톤으로 약 77%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평생 우유를 10만㎏ 넘게 생산한 젖소는 2009년 말 148두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08년 124두보다 24두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오늘날 젖소 농장에는 우유 생산량의 극대화에 초점을 둔 선택 교배 방식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소의 신진대사 에너지의 대부분이 우유의 생산에만 과도하게 집중되도록 재프로그램화가 된다면 이는 에너지 대사의 불균형을 초래하며 소는 스트레스와 질병에 취약해지게 됩니다.
우유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젖소의 대부분은 다리 저는 증상을 보입니다. 다리의 부상은 젖소의 주요 폐사원인에 포함됩니다. 소는 다리 부상으로 인한 불편함과 고통을 줄이기 위해 자주 자세를 바꾸어 한 쪽 발에만 체중을 싣는 자세를 유지하게 딥니다.
다리의 부상은 발굽의 병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고, 상당부분 사육 우리의 콘크리트 바닥, 신체활동의 제한에도 연관이 있습니다. 또한 우유 생산량의 증가가 다리 부상의 발생 비율을 높이기도 합니다.
유방염 또한 젖소의 복지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요소로 미국의 경우 주요 폐사 원인의 16.5%가 이 유방염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유두의 조직을 자극하는 착유기계와 생산량 극대화를 위해 도입되는 유전적 선택 교배 등의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물론 슈퍼 젖소와 같이 독보적으로 많은 양의 우유를 생산해내는 것은 병약한 상태에서는 불가능할 것이고, 기본적인 체력적 뒷받침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유와 유제품 생산을 위해 사육되는 젖소에게는 이중의 짐이 동시에 지워진다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즉, 소는 젖을 생산하기위하여 자신의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우유 생산을 계속하기 위하여 바로 다음에 낳을 새끼를 임신하는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하며 이것은 신체적인 소모가 매우 큰 일이라는 것입니다. 우유 생산의 이러한 원리는 소의 복지 상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소의 사육과 품종 관리는 우유 생산량의 극대화보다는 건강 상태를 최대한 유지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