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에 대해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 흰색 달걀보다는 갈색 달걀이 영양가가 더 많다는 것, 노른자의 색이 진할수록 좋다는 것, 큰 달걀이 작은 달걀보다 좋다는 것 등이 있다.
이 세 가지 모두 속설일 뿐이며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이 중 달걀의 크기에 따른 구분에 대해 알아보자면, 달걀은 중량에 따라서 왕란(68g이상), 특란(67~70g), 대란(59~52g), 중란(51~44g), 소란(43g이하)로 나누어진다.
소비자들은 보통 작은 달걀보다 큰 달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판매업체에서도 큰 달걀에 보다 비싼 가격을 매겨 판매하고 있으며 생산 농장들도 보다 많은 큰 달걀 생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큰 달걀의 생산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말은 보다 많은 수의 노계들을 산란에 참여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달걀의 크기는 닭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점점 커진다고 한다. 처음 산란을 시작한 후 낳은 초란은 크기가 매우 작으며 그 이후 점차 커져서 주령이 늘어날수록 점점 더 큰 달걀을 생산한다.
즉, 작은 달걀일수록 어린 영계가 낳은 것이며 큰 달걀은 나이가 든 노계가 낳은 달걀이라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축산연구소에 따르면 영계가 낳은 작은 달걀이 보다 신선하다고 한다. 이는 영계의 경우 신진대사가 활발해서 달걀도 보다 신선하며 처음 초란을 낳은 이후부터 달걀의 크기는 점점 커지지만 신선도는 조금씩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큰 달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달걀 생산 농장주들은 주령이 높은 노계들을 다시 환우에 가담시켜 더 큰 달걀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도 겨울철 날씨 때문에 노계 도계를 자제하는 기간은 왕란 생산이 많아지며, 저난가 기간 동안 노계군들을 환우에 가담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왕란 생산량이 적어진다.
노계가 아닌 일반 닭들도 강제 환우를 하게 되면, 면역력이 낮아져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고 폐사율도 높아진다. 하물며 장기간의 달걀 생산으로 체력적으로 저하된 노계의 경우 장기간의 환우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다. 이런 닭에게서 큰 달걀이 생산된다고 한들 그 질이 좋을 리가 없다. 노계가 낳은 왕란은 껍질이 얇아 깨지기 쉬우며 유정란의 경우는 부화율이 낮다고 한다. 또한 첫 산란 이후부터 30주령 까지는 생산량이 점점 증가하다가 그 이후부터 감소 추세를 보인다. 크기는 크나 생산량이 낮아서 여러모로 양계 농가에도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잘못된 믿음으로 인하여 양계 농가는 작은 달걀을 헐값에 넘기는 손실을 입고, 닭들은 강제 환우와 오랜 기간의 산란으로 고통 받는다.
왕란은 결코 영양가 많고 완벽한 식품이 아니라 오랜 시간 산란으로 지친 노계들의 고통 섞인 산물이다. 이처럼 더 큰 달걀을 위해서 노계들을 강제 환우에 참가시켜서는 안 되며 소비자들과 양계농가 모두에게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 소비자고발 그리고 불편한 진실, 위즈덤하우스, 2008
** 농수축산신문, 2007.12.17
** 축산경제신문, 754호, 김재민 기자
** 한국양계정보센터, 2003, 3월 계란 생산 장기 전망
** The Poultry Site, Controlling Late Egg Size, 20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