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동물의 삶 - 돼지(1)]
돼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육류이다. 이러한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돼지는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동물 중 하나이다. 그러나 동시에 돼지의 삶은 인간의 삶과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우리에게 살아있는 돼지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되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사람들은 먹는 데에서 친숙함을 느끼는 만큼 돼지를 살아있는 동물로 인식하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다.
생물학적으로 돼지의 수명은 10년에서 길게는 15년 이상이나 된다.
그러나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삶은 매우 짧다. 어미에게서 태어나 도축장에서 그 일생을 마감하기까지의 기간은 불과 160~180일 정도로 반년이 채 되지 않는다. 우리는 대부분 한 살도 되지 않은, 유아기 상태를 막 벗어난 어린 돼지의 고기를 먹고 있는 것이다.
농장에서의 돼지는 살아있는 생물이 아니며, 말그대로 사료를 고기로 전환시키는 기계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돼지가 살아가고 죽는 과정을 쭉 지켜본다면, 그나마 일찍 죽게 하는 것이 자비를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록 1년도 되지 않는 기간이라 할지라도 농장에서 살아가는 돼지들은 온갖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속에서 불편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진 설명(위) : 배설구역인 슬랏 바닥을 피해 평평한 바닥에 몰려있는 돼지들. 우리 안에 수용된 돼지들이 동시에 모두 누울 수도 없을만큼 공간이 부족하다. 이렇듯 좁고 제한된 공간에서 먹고 자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사진 설명(아래) : 낯선 사람의 접근에 호기심을 보이며 달려드는 돼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