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공동성명]제주도는 비육마 수출 중단하고 올바른 말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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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제주도는 비육마 수출 중단하고 올바른 말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라!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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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2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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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6일(일) 제주도는 도축용 비육마 일본 수출을 처음으로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이번에 일본으로 수출한 말은 총 30마리이며, 일본으로 이동해 3~6개월 가량 추가로 살을 찌운 뒤 도축 및 유통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해당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제주산 말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고 수출 시장을 다각화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일본수출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해 도축용 비육마 수출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농림축산검역본부 또한 “수출 판로를 개척했다는 큰 의의가 있다”면서 비육마 수출에 대하여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제주는 기념사진까지 촬영하며 비육마 수출을 도의 성과로 자화자찬했지만, 세계적 추세에 비춰보았을 때 이는 지극히 시대착오적 행태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이미 배나 비행기를 이용해 살아있는 가축(생축)을 해외로 이송시키는 행위를 금지했거나 금지하기 위한 법제를 마련 중이다.

2024년 5월 영국은 소·말·양·염소·돼지 등 생축을 도축 목적으로 수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동물복지법을 제정했다. 또한 호주는 해상을 통한 살아있는 양 수출을 2028년 5월까지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2024년 7월 통과시켰다. 호주는 세계 최대 양고기 수출국으로서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동물복지 증진을 위해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 발 더 나아가 미국에서는 말을 식용 목적으로 도살하는 자체를 금지하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2016년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말의 생체 검사 시행에 연방 자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세출법이 통과되었고, 그 결과 현재 미국 농무부(USDA)의 관리를 받는 말 도축장은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2025년 2월에는 식용 목적으로 말을 도살하거나, 도살을 위해 말을 해상 및 육상으로 운송하거나, 소유·구매·판매·기증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법안이 미국 하원과 상원 의회에서 발의되었다.

게다가 이번에 제주가 “캐나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육류기업”이라 소개하며 말 수출을 의뢰한 B사는 캐나다에서 동물학대로 악명 높은 기업이다. 해당 업체는 비좁고 더러운 비육장에서 말 수 천 마리를 사육하며 부상과 질병에 방치하고, 동물을 고통스러운 환경에서 수송하는 등 지속적인 동물학대로 비난 받아왔다. 캐나다의 여러 동물단체는 해당 업체를 지속적으로 조사하여 문제를 폭로하고 있다. 이에 2023년 9월, 도살 목적으로 항공을 통해 말을 운송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캐나다 하원을 통과했다.

이 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잔혹한 동물학대로 비난받는 기업과 손을 잡고 살아있는 말을 식용으로 수출한 것을 성과로 홍보하는 제주의 행보는 부끄러울 따름이다.

말을 식용으로 도축하는 것이 합법이니 비육마 수출도 문제없다는 일부의 주장은 진단이 잘못됐다. 핵심은 제주가 말 산업을 바라보는 그릇된 시각이다. 동물에게 최소한의 복지 수준도 보장할 수 없는 국내 말 산업의 현실에서 매년 평균 1,300마리 말들이 삶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도축되고 있다. 효용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도축장에 내몰리는 말의 수를 줄이려고 노력해도 부족한 상황에 비육마 수출까지 하며 산업의 규모만을 키우려는 제주의 행보는 근본적 개선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다.

제주는 세계 흐름에 역행하는 비육마 수출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동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말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2025년 4월 23일

말복지수립범국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