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오늘을 세계 농장동물의 날입니다. 1983년, 농장동물의 고통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미국의 동물권 운동가 알렉스 허샤프트(Alex Hershaft)가 지정했는데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동물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 마하트마 간디의 생일을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농장동물로 키워지는 동물들은 우유를 만들고, 달걀을 낳고, 고기가 되고, 옷이 됩니다. 인간에게 전염병이 옮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산 채로 땅에 묻히기도 하며 삶부터 죽음까지 고통 아닌 시간이 없습니다.
젖소는 우유를 만들기 위해 인공수정으로 강제 임신을 하고 새끼와 금방 분리됩니다. 돼지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스툴에 갇혀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살만 찌웁니다. 닭은 A4용지만한 크기의 케이지에 최대 4마리까지 갇혀 있어 서로를 밟고 쪼을 수밖에 없습니다. 젖소는 감정적으로 예민함을 지녀 새끼와 어미가 떨어질 때 감정적으로 깊은 고통을 받고, 돼지는 사회적 동물이라 다른 돼지와의 관계 맺기가 중요하고, 닭은 모래목욕을 즐기며 알을 낳는 공간의 분리가 필요하지만 이들은 이 모든것이 조금도 충족되지 않는 것입니다.
개별 특성을 떠나 생명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중도 받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모두 활동량이 극히 제한되고 육체적·정신적 억압의 상태에서 생명이기 보다는 '이용물'로서 취급을 받지요. 농장보다는 공장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곳에서 동물들은 관리의 편의성을 명분으로 신체를 속박당하고 인위적으로 훼손됩니다. 소, 돼지, 닭 뿐 아니라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고 우리에 의해 가죽이 벗겨지는 동물은 양과 오리 등 다양합니다. 수백억 단위의 동물들이 인간을 위해 한꺼번에 대량으로 길러지며 그들의 목숨을 희생해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자주 접하는 미디어에서는 한 명당 얼마나 많은 고기를 먹는지, 얼마나 신선한지에만 집중할 뿐입니다. 농장동물은 인간에 의해 고통받는 동물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은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평균수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심지어 닭은 평균수명이 15년 내외지만 육류용 닭은 고작 35일만에 죽어야 하는데요. 우리가 인간을 위해 억압받는 삶을 사는 동물들도 인간과 다르지 않게 흥미롭고 영리하고 지각능력이 뛰어난 생명체라는 것을 안다면 그들의 삶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까요?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가 먹는 음식과 입는 옷에 숨겨진 농장동물의 고통을 알고, 가능한 한 농장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소비, 더 나아가 소비 자체를 줄이는 실천을 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