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동물

집단 식중독 사태, 산란계 케이지 사육에 근본 원인 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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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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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집단 급식소 대규모 식중독 사태는 당초 예상대로 ‘살모넬라균’이 불러온 것으로 지난 10일 확정됐다. 식품제조업체 더블유원에프엔비(경기 고양 소재)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에서 검출된 살모넬라균이, 납품 예정인 완제품 그리고 원료인 난백액 등에서 모두 동일한 유전자로서 검출되며 난 결론이다. 9월 10일 17시 기준 식중독 의심환자수는 총 57개 집단급식소 2207명이다.

이번 사태가 세간의 주목을 끈 것은 그 피해 규모도 있지만, 해당 제품이 믿을 수 있는 먹거리 전문 기업인 풀무원의 계열사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케이크를 만든 하청 업체와 이 하청업체에 원료를 제공한 업체도 모두 HACCP 인증을 받은 업체였다는 점이 컸다. HACCP 인증은 생산, 제조, 유통의 전 과정에서 위험요소를 분석하여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정부 인증이다.

아직 정확한 오염원이나 책임 소재가 가려진 것은 아니지만, 설왕설래 말은 많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정부의 HACCP 인증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하청에 하청을 주는 생산 방식이 문제라는 주장 등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는 제조 공정상 관리의 영역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문제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살모넬라균이 왜 나타나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위험 요소가 있다면 뿌리부터 뽑아내야 하지 않을까.

현재 발생한 식중독 유발 제품인 케익에는 달걀이 원료로 사용됐다.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완제품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고, 이후 재료로 들어간 달걀이 문제일 것이라 추정됐다. 살모넬라균 자체가 날고기나 달걀을 통해 주로 감염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종 검사결과 원료로 쓰인 액상 달걀인 난백액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것이다.


사육환경별 살모넬라 오염 가능성

그럼 달걀의 살모넬라균 오염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해답중 하나는 산란계의 사육 환경에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산란계 배터리 케이지 사육을 전면 금지한 유럽에서는 살모넬라 오염과 산란계 사육환경에 관한 상관관계 연구가 꾸준히 있어왔다. 유럽식품안전청(THE EFSA)의 분석에 따르면, 케이지를 벗어난 케이지 프리 환경에서 생산된 달걀의 살모넬라(salmonella enteritidis) 오염률은 케이지 환경의 달걀보다 43%나 낮았다. 특히, 유기농의 경우 95%나 낮았으며, 방사달걀의 경우 98%나 낮게 나타났다. 다른 종류의 살모넬라도 마찬가지여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흔한 살모넬라(salmonella typhimurium)의 경우, 케이지 달걀보다 평사 달걀이 77%나 오염율이 낮았으며, 유기농이나 방사란은 93%나 오염률이 낮았다.

관련 연구는 얼마든지 있다. HSI가 지난 2010년 발표한 <식품 안전과 케이지 생산 달걀(Food Safety and Cage Egg Production)> 리포트를 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발행된 살모넬라 위협과 케이지 사육 간 과학적 연구조사를 검토한 결과 총 15개의 연구가 존재했는데 위험 정도의 차이만 존재할 뿐 모두 예외 없이 케이지 환경에서 살모넬라 위험이 높다고 보고했다.

한편, 영국 식품기준청은 80년대 발생했던 달걀 살모넬라 파동 이후 임산부와 어린이 등에 권고해왔던 날달걀, 반숙 달걀 섭취 금지 정책을 지난 2017년 수정하며 조리 방법에 관계 없이 모든 국민이 달걀을 먹어도 된다며 발표했다. 영국 정부가 관리하는 달걀 생산 체계 하에서 이제 살모넬라 위험이 없다고 공언한 것이다. 그런데 이 영국 정부의 달걀 관리 체계 ‘브리티시 라이언 코드’의 조건에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EU가 채택한 배터리 케이지 금지 정책을 넘어 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환경 제공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제품 생산 과정에서 달걀을 다루는 방법에 따라 우리는 살모넬라균에 노출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달걀 껍질에 살모넬라균이 많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제품 생산 과정에서 이 껍질을 통한 오염 가능성이 크다. 문제점을 명확히 분석한 다음 취급 과정의 미흡부분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코자 한다면, 반드시 산란계 케이지 사육을 금지해야 한다. 케이지 프리(Cage-Free), 전체 달걀 산업에서 살모넬라 감염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는 아주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다.

P.S. 비슷한 시기 이번에는 경남지역에서 또 한 번 식중독 사태가 발생했다. 기존 사건과는 전혀 다른 업체에서 생산한 케익 제품이 학교 급식에서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 것이다. 역시나 해당 케익에서도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