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입장문]마라도 고양이 반출 후 보호 시설로, 공생을 위해 진정한 노력이 필요할 때

길고양이

[입장문]마라도 고양이 반출 후 보호 시설로, 공생을 위해 진정한 노력이 필요할 때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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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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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과 많은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한 결과 마라도에서 방출하는 고양이들의 보호 시설이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 마련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이 반출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2월 17일부터 지금까지 전국행동은 고양이 몰살의 위협을 막아내기 위해 숨가쁜 시간을 달려왔다. 관련 논의를 위해 구성한 협의체는 사실상 아무 기능을 하지 못했고, 모든 과정이 문화재청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이루어지면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일단 무조건 반출하겠다는 입장만 거듭하는 문화재청과 이후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제주도를 대상으로 전국행동은 반출 조치의 근거와 사후 계획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또한 멸종 위기 동물 보호를 위한 근본적 대책과 다시는 이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방안도 세워야 함을 상기시켰다.

동물의 목숨이 걸렸음에도 주먹구구식 대처로 인해 몰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안전 보장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마치 이를 특정 동물에 대한 편애인 듯 몰아가며 편가르기 식 여론 선동에 바쁜 모습이었다. 이 같은 행태는 본질을 호도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게 하여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게 만들었다.

고양이 반출 조치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국행동의 주장은 다른 동물의 피해를 용인하거나 고양이의 사냥 습성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멸종위기종 뿔쇠오리 뿐 아니라 마라도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보호는 필요하며, 이를 위한 대처로서 반드시 고양이 반출 조치가 필요했다면 이 또한 존중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번 마라도 고양이 반출은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막은 채 생명의 가치에 경중을 나누고 차별하는 명백한 졸속 행정이었다. 많은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마라도에서 반출된 고양이는 지자체 보호소에 보내지거나 ‘묻지마 입양’의 대상이 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마라도 고양이 반출은 끝이 아니라 공생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반출 후 스트레스와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고양이들이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후 시설 운영을 위한 예산과 계획도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고양이 감소로 인해 쥐가 급증하며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거나 섬에 고양이가 다시 유입되는 상황에 대비하는 방책도 필요하다. 뿔쇠오리를 비롯한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근본적 방안 모색도 꾸준히 요구된다.

또한 마라도의 경우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문화재로서 문화재법을 근거로 일방적인 고양이 반출이 강행되었지만, 이는 특수한 경우일 뿐 다른 지역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고양이 반출과 같이 일차원적이고 단순한 접근이 아닌, 생태계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올바른 방안을 도모해야 한다. 이번처럼 동물의 자연스러운 습성과 그로 인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간의 관계를 혼동함으로써 특정 동물이 불필요하게 고통받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반출되는 고양이들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 마련될 시설로 옮겨진 뒤 제주 지역 단체들이 보호, 관리할 예정이다. 해당 시설은 세계자연유산본부가 총괄 책임을 맡고, 전국행동에서 뜻을 같이 한 ‘유기동물없는 제주 네트워크’(이하 유동네)에서 자원 봉사 등 고양이에 대한 보호/관리를 담당할 계획이다. 보호시설의 경우 당초 40마리를 대상으로 40평을 계획하였으나, 유동네가 공간 협소의 문제를 제기하여 120평으로 확장했다. 이처럼 불가피하게 반출이 이루어졌더라도 그 대상 동물 역시 소중한 생명이기에 보호 시설 내에서도 최대한 복지를 충족할 수 있도록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생명과의 공생을 위해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노력하는 민관 협력 체계를 만들어 나가기로 협의했다. 그 안에는 고양이나 뿔쇠오리 뿐 아니라 제주 지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물이 모두 포함된다. 앞으로도 약자 혐오를 정의처럼 포장하려는 시도에 대항해 진정한 공생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라도 고양이들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한 목소리로 참여한 단체와 시민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3년 3월 1일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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