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아름다운 푸른 바다, 그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 너무나 평평해 폭풍이 일면 섬 전체가 물에 잠길 것만 같은 섬,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의 이야기입니다. 용암이 굳어져 생긴 화산섬 마라도는 전체 해안선의 길이가 4.2km 정도에 불과한 작은 섬입니다.
지난 12월 동물자유연대는 작고 아름다운 섬 마라도에 다녀왔습니다. 포스코건설 동네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의 특성상 마라도에서는 중성화를 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많지 않았던 섬고양이들은 점점 수가 늘었고 현재 약 120여 마리 가량의 고양이들을 단 두 명의 돌봄활동가 분들이 관리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오후 4시면 배가 끊기는 마라도에서는 중성화는 물론이고 사료 수급을 위한 택배 운송 조차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섬고양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계시는 돌봄활동가들에게 힘이 되어드리기 위해 동물자유연대는 마라도를 포스코 급식소 대상 지역으로 선정하고 현장에 방문했습니다.
제주는 바람, 돌, 여자가 많다는 의미로 ‘삼다도’라 불릴 만큼 바람이 아주 거센 지역입니다. 제주의 거센 바람에 돌봄활동가들이 임시로 만들어놓은 급식소는 부서지거나 날아가기 일쑤였습니다. 게다가 염분과 습기를 담뿍 머금은 해풍은 나무를 금세 부식시키곤 했습니다. 이러한 불편을 겪던 돌봄활동가들께서는 동물자유연대가 가져간 급식소를 보고 파손될 위험 없이 오랫동안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며 기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마라도의 급식소 설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한정된 공간의 작은 섬에서 고양이 번식이 계속될 경우 육지에 비해 영역이나 먹이 다툼이 더 잦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인 급여를 전제로 한 중성화 사업은 생태계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섬 환경과 고양이들의 건강과 복지 측면에서 TNR 사업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마라도에서 활동하는 돌봄활동가와 마라도 주민들 주도 아래 1차로 50마리 고양이 중성화를 실시했습니다. 이후 소식을 들은 섬사랑 수의사회, 제주동물권행동 NOW,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등의 단체가 2차로 대규모 TNR을 시행해 현재 110여마리 섬고양이들의 중성화가 완료되었습니다.
한반도의 최남단 작은 섬 마라도는 탁 트인 바다와 아름다운 자연 풍경으로 매년 6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섬입니다. 그러나 섬을 함께 공유하며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은 큰 주목을 끌지 못했습니다.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어주신 마라도 주민 분들과 섬사랑 수의사회, 제주동물권행동 NOW,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에 동물자유연대와 포스코건설은 6개 밥자리에 총 8개 급식소를 설치했습니다. 우리가 설치한 급식소가 마라도 섬고양이들에게 소소하지만 안락한 쉼을 가져다주기를 소망합니다. 앞으로도 동물자유연대와 포스코건설이 함께 한 급식소 이야기를 종종 전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