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소식

동물에 대한 애정으로 함께해주시는
후원 소식을 들려 드립니다.

늦가을 어떤책을 읽으시나요?


갑자기 손등에 무언가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떴습니다. 잣나무를 오르내리던 개미 한 마리가 길을 막고 있던 제 손등으로 올라온 것입니다. 잣나무에서 손을 떼자 깜짝 놀란 개미가 손등에서 손바닥으로, 엄지에서 검지,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까지 도망갈 길을 찾기 위해 정신없이 이리저리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길을 찾아 헤매는 개미의 걸음걸음이 40여 년 간 깊이 잠들어 있던 나의 감각들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저녁노을을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풀밭에 그냥 눕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눈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항상 발 아래로 보이던 자그마한 풀들이 제 얼굴보다 높은 위치로 올라오면서, 가느다란 풀들 사이로 노을 지는 붉은 태양이 마치 거대한 나무숲에 걸린 태양처럼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때, 관점을 달리하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는 귀한 교훈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나무는 지난봄에 피운 꽃의 영화(榮華)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탐스런 열매의 영과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때가 되면 모든 것을 비우고 떨어뜨리며 기꺼이 시작을 준비합니다. 지난날을 잊어버리고, 봄이 오면 또다시 꽃을 피우고 최선을 다해 열매를 만들어 갑니다. 나무는 과거와 미래를 떨쳐 버리고 온전히 현재를 살아가는 지혜로운 사람과 같습니다.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불안에 집착하지 않고 이 순간을 누리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할 수 있고 언제나 기쁨과 감사로 충만한 날들을 만나게 됩니다. 나뭇가지를 스쳐 가는 바람처럼 참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댓글

이경숙 2004.10.29

회장님....고맙습니다...읽어 보겠습니다.....영혼이 살찌는 소리.......들리겠당~


이옥경 2004.10.28

문득 책을 손에 잡은지 오래됬다는생각이 퍼뜩들었습니다. 이책은 작은 설명과 제목만으로두 서점에가서 달려가서 한번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이들어서 올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