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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새끼 고양이
- 2013.11.08
동물 자유 연대를 후원하고 있는 친동생이 이 곳에 문의 해 보라길래 답답한 마음에 주절주절 적어봅니다.
몇 달 전부터, 집 주위에 고양이 어미와 새끼 4 마리가 어슬렁거렸어요.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어미와 새끼 두 마리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나머지 새끼 두 마리만 보이더군요. 너무 가엽고 사람을 잘 따르길래 아침, 저녁으로 먹이를 챙겨 주기 시작 했습니다.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형제라고 항상 붙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두 마리 성격이 너무 달라 그 점도 신기해 하고 있었죠.(코에 검은 반 점이 있는 한 마리는 문 열어 놓으면 거실까지 들어와서 밥 달라고 야옹 거렸고, 다른 한 마리는 뒤에서 빼꼼히 보곤 했어요.) 날이 점점 추워져 저희 아버지께서 스티로폼 집을 현관 옆에 마련해 주셨고, 그 안에는 따뜻한 러그도 깔아 주었어요. 넓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두 마리가 다정히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보면 어찌나 귀엽던지요. 고양이 보느라 수시로 현관문 들락날락 하며 지내오길 세 달 째, 오늘 아침 옆 집 여자분이 다급히 문을 두드리길래 나가 보니 고양이가 죽어있다며 울먹이더군요.(그 분도 고양이 밥 챙겨 주던 분이었어요.) 고양이 집은 골목 한 가운데 내팽개쳐있었고, 안에 깔아 두었던 러그도 도망 나와 있더라구요. 동네 큰 길고양이에게 당했거나 간 밤에 바람이 심하게 불어 집이 날아갔나 싶었는데 그 건 분명 “사람의 짓” 이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행여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정말 커다란 돌덩이를 집 위에 얹어 놓으셨었거든요. 그 돌덩이를 치울 수 있는 건 사람뿐 입니다. 물론 동네 일부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싫어한 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 아이들 우는 일이 거의 없었고, 그들에게 피해 주는 일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어젯밤 유난히 장난을 많이 쳤었어요. 저와 낚시 놀이를 30분 넘게 했었는데 아직도 그 모습이 아른거려 너무 힘듭니다. 정말 사람의 짓이 맞는 지 확인을 해야할 것 같아 경찰서에 전화를 했습니다. cctv 확인 가능 여부를 알고 싶었거든요. 예상은 했지만 형식적인 대답만 해대길래 그냥 끊어 버렸습니다. 형제를 잃은 다른 새끼 한 마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 지 보이질 않네요. 그 아이도 죽은 건 아닌지, 날도 추운데 걱정입니다. 정말 인간의 짓이 맞다면 그런 악마와 이웃하며 지내고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칩니다. 뭐 특별한 해답을 얻고자 해서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인간의 손길을 타지 않았다면 이런 끔찍한 일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더욱이 안타까운 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죽었을 지 모를 또 다른 한 마리를 기다리며 밥 그릇을 채워 두는 것 밖에 없다는 거에요. 지난 몇 달간 아이들과 쌓아온 추억을 생각하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데 마음 아파하는 것 말고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네요.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정황상 사람의 짓이 분명한 것 같은데(사실 의심이 가는 사람이 있거든요, 평소 고양이들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고, 소리를 지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물증도 없고, cctv 확인도 불가능하다 하고, 어찌 범인을 찾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부모님께서 집을 치워버리셨습니다. 혹시 살아 있을 지 모를 다른 새끼를 위해서라도 어찌 도울 방법이 없을까요? 집안 형편상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안타깝지만 꼭 남아있는 아이에게라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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