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부천 길고양이 여울아! 건강하게만 살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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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길고양이 여울아! 건강하게만 살아다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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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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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11월 4일, 부천에 사시는 분께서 평소 오다가다 보곤 했던 길고양이의 눈이 많이 아파보인다는 제보전화를 하셨습니다. 
사람 손을 뿌리치지 않는 길고양이를 직접 구조하여 부천에서 서울 사무국까지 직접 데려다 주셨습니다.
오른쪽 눈이 많이 아파보였던 길고양이를 곧바로 근처 협력병원으로 데리고 가 기본 검사를 하고 오른쪽 눈 검진을 받았습니다. 다친 후, 시간이 꽤 흘렀던 터라 상해의 원인을 알 수는 없었지만 손상된 각막을 치료하기 위해서 안검 플랩술을 진행하였습니다.
 
 
 
검사 내내, 여느 집고양이보다도 더 침착하고 얌전한 자태를 뽐내어 담당 수의사와 간호사의 칭찬이 자자한 이 아이를 궁예라고 부르기로 하였습니다.  궁예처럼 한 쪽 눈이 안보였지만, 호연지기의 정신으로 야생에서 앞으로도 잘 살아가라는 의미입니다. 궁예가 암컷인 것은 함정입니다. 꾸준히 돌보던 캣맘이 있었던 터라, 중성화수술도 이미 한 상태였습니다. 수술을 통해 각막궤양이 천공으로 진행되는 것은 막았으나, 회복상태에 따라 영구적인 반흔 조직이 남을 수도 있다는 수의사의 소견이었습니다.
 
 
 
 
 
원 중에도 얌전한 궁예가 정말 예쁩니다. 아파서 잠에 곤히 들어있는 모습이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합니다.
최초 구조자분께서 귓띔해 주신 소변의 이상 상태에 대해서 수의사와 추가적으로 의논을 하였으며, 비뇨기 염증에 대한 항생처치와 결석용해 처방식을 급여하였습니다.
5일 간의 입원 후, 수술한 눈의 예후만 관찰하면 되었기에 궁예를 사무국 묘사로 옮겼습니다.
활동가들이 돌보러 묘사에 들어갈 때마다 ''야옹 야옹'' 예쁜 목소리로 맞이해줍니다. 배를 만져달라며 몸을 일으켜 세우기도 합니다. 뜨끈한 핫팩을 즐기는 궁예, 개냥이가 따로 없네요!
 
 
 
퇴원 후, 계속해서 결석용해 처방식을 급여하고 2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 방문하여 수술한 눈의 치유 상태를 검사받았습니다. 수술한 눈의 예후가 훌륭하여서 추가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었던 수술은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혼탁했던 궁예의 눈이 점점 맑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시력을 잃었으면 어쩌나 하고 조마조마했던 활동가들도 안심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눈이 나아진 궁예의 이름을 더 이상 궁예로 부르기엔 적절치 않다는 몇몇 활동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여울''이로 개명하였습니다. 여울은 강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이 세게 흐르는 곳을 지칭하는 단어로, 앞으로는 다른 길고양이에게 행여나 얻어맞지말고, 상황에 따라서 강하게 맞서라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그래도 서로 상처는 주면 안되겠지요~
 
 
 
비뇨기 염증도 더 이상 아무런 이상 소견이 없고 눈도 점점 맑아지며 건강을 되찾자, 여울이가 급격히 야외를 그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울이는 이미 야생에서 2~3년을 생활했던 고양이인지라, 활동가들은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여울이를 언제까지고 사무국에 가둬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사무실 근처로 이주방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구조된 이후로 두 달여가 지나 여울이가 부천에 구축해놨던 영역이 이미 의미가 없겠다는 판단이 섰고, 행당동으로 새로운 영역구축을 유도해야만 했습니다. 다행히 아직은 행당동이 낯선 여울이를 근처 사시는 캣맘 분께서 밥과 물을 주며 돌봐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방사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추가 접종과 내외부 구충제를 투여하였고, 처음 병원에 왔을 때 그랬듯이 여울이는 조용하고 얌전했습니다. 
 
 
 
 
 
 
 
드디어 여울이의 방사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서운한 활동가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울이는 답답한 케이지가 싫어 연신 그 예쁜 목소리로 야옹야옹 거립니다. 오늘따라 그 예쁜 목소리가 괜시리 밉습니다. 여울이의 뒤통수가 싸늘해 보입니다. 빨리 꺼내다오오오옹!!! 방사하러 가는 활동가들의 등 뒤편에서도 외롭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날씨가 추워진 탓이겠지요? 흑흑흑
 
 
 
여울아, 종종 밥주러 올게. 2016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천년만년 건강해야한다!
떠나는 여울이도 인사합니다. 그동안 고마웠다옹!
 
동물자유연대는 2016년에도 단 하나의 작은 생명일지라도 최선을 다해 동물구조활동에 임하겠습니다.



댓글


구자경 2016-01-15 11:20 | 삭제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감사해요^^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