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조리읍에서 4마리 길고양이 밥을 주시는 할머니가 도움을 요청한 고양이의 눈입니다.
집 근처에서 갓 독립한 새끼고양이 네마리를 발견한 할머니는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기 시작했습니다. 새끼고양이들은 매일 살뜰하게 밥을 주고 돌봐주신 덕분에 삐쩍 말랐던 몸에 살도 붙고 건강한 어른 고양이로 자랐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중 한 고양이의 눈이 이상한 것을 발견했지만, 몸이 불편해 구조가 어려웠던 할머니는 급한대로 동물병원에서 약을 처방해 먹였다고 합니다. 꼬박꼬박 약을 챙겨먹였는데도 고양이의 눈은 나아지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졌고, 고양이에게 치료를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던 할머니는 동물자유연대를 알게 돼 단체에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고양이를 찾기 위해 우선 할머니가 평소 밥을 주던 곳으로 찾아갔지만, 고양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쪽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피가 섞인 고름이 나온다는 이야기에 심각하게 다친 몸으로 어딘가에서 아파하고 있는건 아닐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평소 밥을 먹으러 오던 시간이 아니라 큰 기대 없이 포획틀을 설치했는데 자기를 도와주려고 한 것을 알았는지 아픈 고양이가 생각보다 쉽게 포획틀로 들어와 주었습니다. 포획이 수월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마도 오랜 기간 밥을 챙겨주면서 할머니와 신뢰 관계가 형성된 덕분이겠지요. 포획틀에 금방 들어와준 것도 고마운데 예상했던 것보다는 눈 상태가 양호해 보여 한결 마음이 놓였습니다.
긴장하고 있을 고양이를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눈에 피눈물 자국이 있어 각막 손상을 걱정하였는데 진료 결과 다행히 각막 손상은 없다고 합니다. 각막은 손상되지 않았지만, 염증이 심한 상태라 당분간 약을 먹으며 치료를 하면 다시 반짝반짝한 눈동자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에 그제서야 할머니도 웃음을 보이셨습니다.
한동안 치료가 필요한 고양이는 당분간 할머니께서 약을 먹이며 보호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오랜 기간 밥을 주며 친해진 덕분인지 길고양이인데도 사람에 대한 경계가 별로 없어 형편이 된다면 앞으로도 함께 살고 싶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약 잘 먹고 하루 빨리 회복해 건강하고 예쁜 모습으로 할머니와 함께 행복하길 바랍니다.
눈이 아픈 고양이를 구조했던 날 파주시의 또 다른 곳에서도 아픈 길고양이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우선 제보자 분께 요청해 고양이 사진을 받았습니다. 멀리서 찍혀 잘 보이지는 않지만 꼬리 부분에 피가 묻은 듯한 얼룩이 보입니다. 제보해 주신 아주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꼬리가 무언가에 조여서 잘려 나갈 정도로 헐어있다고 합니다. 평소 밥을 챙겨 주면서 '흰돌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실 정도로 길고양이에 대한 제보자 분의 애정이 각별해 더욱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포획틀을 설치하자 제보해주신 아주머니께서 밥을 챙겨주는 고양이들이 다가옵니다. 평소 아주머니와 친분이 두터운지 낯선 사람과 수상한 포획틀을 보고도 멀리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포획틀에 들어오려고 해 녀석들을 다른 곳으로 유인하느라 한참 동안 애를 먹었습니다. 그 와중에 정작 흰돌이는 어디에 숨었는지 얼굴 조차 보이지를 않습니다.
몇 시간을 기다려도 흰돌이가 나타나지 않아 제보자 분께 포획틀 설치법을 알려드린 뒤 계속해서 포획을 시도해 보도록 했습니다.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린지 사흘째 되던 날 드디어 흰돌이가 포획틀에 들어왔다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받고 흰돌이를 병원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파주로 달려갔습니다. 포획틀 속 긴장한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는 흰돌이를 보니 얼굴과 몸 쪽은 말끔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포획틀 뒷편에서 꼬리를 보니....
꼬리가 이 지경입니다. 고양이 꼬리가 아니라 천 쪼가리를 뭉쳐 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무엇이 묶여 있는지 확인하기도 어려운 상태로 일단 진료를 시작하였습니다.
꼬리는 뼈 마디 하나도 살리지 못할 정도로 괴사가 된 상태였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절단을 결정하고도 조금이라도 꼬리를 남겨 주려고 방법을 강구해 보았지만, 꼬리 부분만이 아니라 몸쪽으로까지 괴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 안타깝게도 꼬리 전체를 자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수술 후에도 어느정도 관리가 필요해 흰돌이는 당분간 제보자 분의 집에서 약을 먹으며 회복한 뒤 실밥을 풀고 원래 살던 곳에 방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꼬리가 없이 잘 적응할까 염려되는 마음이 들지만, 평소 함께 지내던 친구들이 있고 제보자 분께서도 계속 밥을 주며 관리해주실 예정이니 앞으로도 씩씩하게 잘 지낼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제대로 케어를 받지 못하는 길고양이들은 간단한 치료로 회복이 가능한 작은 질병이나 부상으로도 죽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야생성이 남아있는 길고양이는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해 평소 돌보던 사람이 없는 경우 구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관리하는 것은 단순히 길고양이의 고픈 배를 채워주는 것 이상으로 길고양이의 삶에 큰 역할을 합니다. 매일 누군가를 신경쓰고 돌봐준다는 것, 특히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닌 동물일 때에는 더더욱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곳곳에서 길고양이들의 안타까운 삶을 곁에서 지켜주고 계신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동물자유연대도 길고양이와 사람 모두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석미주 2014-03-30 21:07 | 삭제
세상의 모든 캣맘과 캣대디분들..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아이들이 하나같이 너무 이쁩니다..사람 손을 탄 아이들 눈빛을 하고 있네요
손 탄다는거..감동적이기도 하지만..때론 비극으로 끝날 수 있어서
길에서 만난 고양이가 슉슉~하고 도망치면..한편으론 두려워하며 도망간 그 맘을 알기에 가슴 아파도..한편으론..다행이다..그렇게 잘 도망치는거야..이상한 사람한테 잡히지말고..잘살아..되네이고 있습니다..
좋은 캣맘분들이 있는 구역에 사는 고양이들인 치즈냥이와 흰돌이..
앞으로도 밥 잘 얻어먹고 동네 활개치며 잘 지내는거다♡
이경숙 2014-04-01 10:49 | 삭제
그동안 살뜰히 챙겨주신 할머니와
구조와 치료에 도움주신 동물자유연대
정말 고맙습니다
아픈 아가들이 얼른 낫길 바랍니다
김경미 2014-04-02 11:11 | 삭제
외출했다 돌아올때나 밥줄때 기다렸다는듯이 졸졸 따라오면 반갑기도하고 한편으로 낯선 사람한테도 저리 가까이 다가가면 안되는데하고 걱정도 되고..아이들이 구조되어 치료도 잘받고 수술도 잘되었다니 돌봐주시는 캣맘분 동물자유연대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드립니다~~~우리모두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