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며칠전 급하게 달력신청하러 들어왔었다가 오랜만에 여유를 가지고 글들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참 많네요. ^^
지난주 토요일 새벽에는 만성신부전 3기 진단을 받은지 3주만에 9살 슈나우저 장금이가 반짝반짝 별이 되었습니다. 처음 진단을 받았을때 3기 중반정도였기 때문에 의사선생님과 꾸준히 약 먹고 상태 봐가면서 치료방법을 바꿔보자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2주만에 상태가 안 좋다 싶어 혈액검사를 했더니 BUN 130, CREA 13.6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나타내며 집중치료에도 아무 소용없이 3일만에 저를 버리고 떠나버렸습니다.
혈액검사를 한 날 입원시키고 다음날 오전에 다시 검사를 하니 수치가 전혀 떨어져 있지 않았어요. 면회만 하고 입원치료를 계속 시키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가족들과 있는게 좋을 것 같다고 퇴원을 권유하셨습니다. 집에 온 후, 점점 더 괴로워하는 장금이를 쓰다듬어 주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을텐데 장금이는 그 와중에도 꼭 화장실까지 가서 볼일을 보고 물그릇을 찾아 갔습니다. 2년전 유전병 때문에 시력을 잃었는데도 꼭 화장실과 물그릇은 찾아갔었거든요. 화장실에 가서도 쪼그려 앉을 힘이 없어서, 물그릇 앞에 가서는 고개를 숙여 물을 마실 기운이 없어서 한참동안 가쁜 숨을 쉬다가 겨우 조금 볼일을 봤습니다.
자정을 넘겨서는 너무 괴로워하는 장금이를 보면서 안락사까지 생각을 했습니다. 안락사는 절대 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장금이의 모습을 보니 사람들이 왜 안락사를 시키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많이 울어서 엄마가 잠깐 눈 좀 붙이라며 장금이를 데려가신 후 장금이는 엄마 품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가 잠들고 나서도 몇번이나 벌떡 일어나 화장실을 찾아갔다고 하네요. 수액을 계속 맞고 있었기 때문에 자주 화장실에 가고 싶었을 겁니다. 3번쯤 화장실을 다녀 온 후에 갑자기 피를 토했고 엄마의 다급한 부름에 뛰어가 보니 막 마지막 숨을 내쉬고 있었습니다.
장금이를 제 방 이불위에 눕혔습니다.
항상 조용히 잠만 많이 자던 아이었기 때문에 그때도 그냥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후에 화장을 시켜 집에 데리고 와 2년 전에 먼저간 호동이 옆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의사선생님도 이렇게 순식간에 만성신부전증이 심해진 경우는 처음 보신다고 하시더군요. 아픈 아가들이 있는 분들은 검사간격을 좀 타이트하게 잡으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 집 10살 말티즈 참이도 간암 4기 판정을 받아서 2주에 한번씩 혈액검사를 합니다.
장금이와 참이가 건강검진을 받기 전에 사 둔 사료가 있는데요,
참이는 나이가 많이 이가 안 좋아서 잘 못 먹는 바람에 장금이 혼자만 먹었는데, 판정받고부터는 처방식 사료 먹이느라 한 바가지 정도밖에 안 먹은 것 같네요.
'ANF 홀리스틱 시니어 램&라이스 7.5kg'
알갱이가 큰 것 같지는 않은데... 참이가 안 먹는건 그냥 싫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
새 것이 아니라서 어디 기부하기도 그렇고, 무게가 꽤 되서 택배비가 많이 나올 것 같아, 의정부/양주지역에 계신 분이라면 제가 갖다 드리려고 합니다. 필요하신 분은 메일(kalliope@naver.com) 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면 연락드리고 갖다 드릴께요.
우리 장금이 하늘나라 가서 호동이랑 잘 지내고 있으라고 매일 하늘에 대고 이야기 합니다. 세상에 고통 받는 강아지들이 없도록 기도해야겠어요....
김도희 2012-12-09 21:21 | 삭제
힘내세요. 장금이, 먼저 하늘에 가 있는 호동이 모두 잘 지내고 있을거에요. 08년도에 간 샛별이도 있을거에요.하늘에서 반짝 반짝 빛나는 별이 되어있을거라 전 믿습니다.
한송아 2012-12-10 10:35 | 삭제
권민정님, 힘내세요.
이경숙 2012-12-10 10:37 | 삭제
장금아...이제 더 아픈 일 없을 거야... 편안하렴 ㅠㅠ
김남형 2012-12-10 09:06 | 삭제
장금이를 위해 기도할게요. 마지막까지도 착한 일만 하고 가네요...
김수희 2012-12-10 09:38 | 삭제
글을 읽으면서 코가 시큰해지는게..
조금이마나 제가 그 마음을 이해할수 잇을지 모르겠습니다..
의정부 살고 잇어 그런지 의정부란 단어가 나오면서 더 마음이 쓰입니다.
장금이도...호동이도..엄마 생각하며 즐겁게 아푸지 않고...
아...라디오에서 '만약에-태연' 노래가 나오니..더 슬픕니다.
장금이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호동이랑 행복하게 지내렴~
똘2 2012-12-10 18:18 | 삭제
장금이가 이제는 평안하길 바랍니다. 권민정님두요..
태극뚱맘 2012-12-11 02:15 | 삭제
장금이의 정말 소중한 선물이네요 장금이 호동이랑 잘지낼꺼에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