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으로 봉사차 행당동에 다녀왔습니다.
보호소에 가본 것이 처음이라 어색할 줄 알았는데, 매우 행복했던 시간이었네요.
딱히 한 일이 많지않아서 후기라고 쓰기도 좀 뭐하지만, 혹시 망설이고 계시는 분들 참고하시라고 간단히 남겨봅니다.
오후봉사를 위해 행당동에 도착한 것이 1시...간사님(봉사신청 받으시는 박성희 간사님이신가요?)께 간단한 주의사항 듣고, 준비해간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봉사가시는 분들은 여벌의 옷을 준비하시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아이들과 놀아주다보면 털이랑 응아도 옷에 묻게 되거든요.^^;;) 옷을 갈아입고 소지품을 보관해두는 1층 방에 네 아이들이 있는데, 마루랑 갑돌이,살랑이...그리고 성명미상의 한 아이..
처음 만나게되는 아이들인데, 낯을 가리는지 시원하게 짖어줍니다. 보호소에 있는 아이들이 다 이러면 어떡하지하고 약간 긴장을 했었어요. 그러나 그것은 기우...
얘네들하고 못 친해진게 아쉽네요. 다음엔 친해지길 바래~
준비가 끝나면 맨처음 간사님께서 밀대걸레빠는 법 알려주십니다. 빗자루질도 하고...자주 안 하는거라 미숙해보였을텐데 이 나이에 참...부끄럽네요.
저와 제 지인은 주로 2층에 있었는데, 2층방에는 소형견 위주로 아이들이 많습니다.
15마리 가까이 있구요...너무 환영해줘서 순간 절정의 존재감을 뽐냈다는...ㅋ
이 아이들이 나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사람의 손길이 그리웠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짠하네요. 암튼, 2층에서는 아이들과 놀아주며 그때그때 식기,물그룻 급여해주고 배변패드 갈아주고, 패드외에 볼 일 본 것들을 치워주면 됩니다. '봉사와서 이렇게 놀아도되나..'싶을 정도로 힘든 일은 없습니다. 애들을 좋아하다보니 그저 즐거움이죠...(일을 잘 못하게 생겨서 일을 안 시키신건가요?^^;;)
주로 2층에 있다가 잠깐 뒷마당에 큰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나가보았습니다.
역시 아이들 따뜻한 물 마시도록 물그릇 갈아주고,응아한거 삽으로 떠서 치워줍니다. 개인적으로 큰 아이들에 대한 로망이 있는터라 이 시간도 즐거웠습니다. 역시 덩치가 크니, 애정표현도 거침없이...
다시 2층으로 복귀해서 애들하고 시간보내다가 쥬디,살랑이 동네한바퀴 산책으로 하루업무를 마감했네요...
가서보니 간사님들 너무 수고가 많으시고, 따뜻한 보살핌을 받아서 물론 각 가정에서 사랑을 독차지하지는 못하지만, 이 시간에도 추위속에서 고생하는 다른 많은 유기견들에 비해서는 행당동 아이들은 참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가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스스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사진도 여러장 찍어왔는데, 이곳에 있는 아이들이니 여기에 올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아이들 사진이나 개별사연은 제 블로그에 올려서 입양홍보 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쨋든 어제는 아이들로 인해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걸 느꼈어요. 봉사라고는 하지만, 제가 얻는게 더 많아요...벌써 또 보고싶네요. 다음 달에 꼭 다시 가겠습니다.
동자연 식구분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조희경 2011-12-28 13:43 | 삭제
저희도 행복해지는 봉사후기네요. ^^ 자주 찾아주셔서 우리 아이들이 결코 버림받은 아이들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윤정임 2011-12-28 13:48 | 삭제
하하 ~ 성명미상의 한 뇨석은 수리수리 마수리 공주님이어요 ^^
이경숙 2011-12-28 15:39 | 삭제
박희완님...날도 추운데...정말정말 ...감사합니다...
김진영 2011-12-28 16:05 | 삭제
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을 거에요. 배변패드랑 물 갈아주는 것 필요한 순간에 해야 하는 일인데 공간도 크고 아이들도 많아서 손이 빨리빨리 미치지 못할때가 많거든요. 봉사자분들의 손길 하나하나가 든든하고 큰 힘이 된답니다.^^
정선주 2011-12-28 17:52 | 삭제
오늘 같이 봉사했던 사람이예요^^ 아이들 이름도 참 잘 기억하시네요...전 이름기억을 못해서....지금 기억나는건 주디~~~^^ 헤헤헤
맞다 수리~~요넘 왜 나만 보고 짖는건지...ㅜㅜ 요넘은 전 주인이 나랑 닮았는지...나만 왜 그리 싫어하는지...니~~~놈 ㅋㅋ 담에가면 짖지 않길~~~
희완씨 담에또 뵈요..오늘 수고하셨어요~~
이영주 2011-12-28 20:58 | 삭제
수리는 저도 정말정말 싫어해요ㅠㅠ 왜 그렇게 나를 싫어할까? 집으로 돌아갈때마다 생각하게 만드는 수리공주님. 저번엔 담 넘어 돌아다니는데 다른 애들 같았음 냉큼 안아올려 궁뎅이 톡톡하고 들여보냈을텐데 수리한테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수리야 들어가~" 하니까 수리 나 없는 사람처럼 쌩까고 지나치더니 부엌에 박간사님께로 그대로 고고씽...;;
수리야 좀 친해지자. 언니 괜찮은 사람이야 ㅠㅠ
깽이마리 2011-12-29 11:49 | 삭제
수리는 가끔씩 가는 저에게도 항상 짖어요. ^^; 짖다가 위로 아래로 왔다갔다 하다보면 그제서야 익숙해지는 듯... 마루도 그렇고요. 참고로 수리가 빵을 좋아해요. 좋은 간식은 아니지만... 친해지기 위한 빵 뇌물 조금은 괜찮을거에요.
정진아 2011-12-29 09:19 | 삭제
감사합니다~ 아이들과 놀아주시고 한번씩 안아주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돼요. 항상 사람 손길을 그리워하는 아이들인데 제대로 놀아주지 못해서 언제나 마음아프거든요 ㅠ.ㅠ 희완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윤정임 2011-12-29 12:31 | 삭제
수리는 저한테도 짖어염;; 대문 들어서면 반겨주는 해탈이도 옷을 차려입고 오거나 화장을 하거나 머리를 풀고 오면 몬 알아보고 씨게 짖는담미당 ㅠ.ㅠ
정선주 2011-12-29 21:06 | 삭제
수리 요거요거 안되겠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