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남부에 위치하여 1489 킬로미터의 대서양 연안을 자랑하는 나미비아 공화국에서는 해마다 팔만 오천 마리의 젖도 안 뗀 아기 물범들이 불과 마리당 몇 달러 정도 밖에 안 되는 모피로 변하기 위해 몽둥이로 내리쳐져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 발표에 의하면, 야생 물범의 생태를 관찰하는 관광 사업으로 얻는 수익이 물범의 고기와 모피를 수출해서 얻는 수익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The Economics of Seal Hunting and Seal Watching in Namibia” 라는 제목으로 사설 경제학 연구기관 Economists at Large에서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날, WSPA 등 다섯 개의 동물보호단체의 의뢰를 받아 연구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08년에 물범 사냥으로 발생한 이익은 미화 513,000 달러로, 같은 기간 동안 물범의 생태를 관찰하기 위한 관광 상품으로 발생한 이익인 2백만 달러의 4분의 1정도에 그쳤습니다.
이 보고서는 물범으로 만든 제품의 무역에 있어 어떤 상품에서 얼마의 수익이 있었는지 까지 정확하게 분석하였는데, 정력에 좋다는 근거 없는 속설을 등에 업고 물범의 생식기가 킬로그램 당 미화 137달러에, 아기 물범의 모피는 미화 5달러에 불과하는 아주 낮은 가격으로 아시아 국가들에게만 수출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를 분석하면, 물범의 대량 학살은 곧 물범 개체수의 폭락을 초래할 위험이 있으며, 그러한 경우에 나미비아의 관광 산업에도 막대한 지장을 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반면에 2008년에만 십 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한 물범의 생태 관찰은 나미비아 전체 관광 산업의 10퍼센트를 차지하였으며, 최근 성장률로 미루어 볼 때 관광객은 2016년 까지 거의 두 배에 가까운 17만 5천명으로 늘어날 전망이고 이는 3백 4십만 달러에 육박하는 이윤을 낼 것으로 집계됩니다. 또한 물범 관광 산업 뿐 아니라 호텔, 레스토랑 등 부가적인 수익을 합치면 물범을 사냥하는 것 보다 물범의 생태를 보존하는 일이 국가 경제에 훨씬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공교롭게도, 물범의 생태 관찰은 케이프 크로스, 아틀라스만, 울프만 등 물범 사냥이 허가된 해변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7월1일부터 11월 15일까지인 물범 사냥 시즌에는 하루 수백 마리의 아기 물범들이 관광객의 눈길을 피해 새벽녘부터
이번 연구는 동물단체들이 나미비아 정부를 상대로 경제적으로도 명분이 없는 잔인한 학살을 중단하라는 운동을 벌이는 데 중요한 근거로 쓰여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유럽연합과 미국, 러시아 등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물범으로 만든 제품의 무역이 금지된 현실을 고려할 때, 중국과 함께 물범 제품의 양대 수입국인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잔혹하게 희생된 야생동물로 만든 제품의 수출입에 대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Mother nature, 어머니 자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 자체의 거룩함과 아름다움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일 때 자연도 인간에게 어머니 같은 품을 내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리에서 쓸개를 채취 당하며 죽어가는 곰들, 산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생후 이주 미만의 하프물범, 모두 자연의 일부입니다. 잘못된 보신문화를 바로잡는 것도 경이로운 자연과 야생동물의 생태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연구 보고 원문: http://www.hsi.org/assets/pdfs/economics_seals_namibia.pdf )
이은정 2011-09-06 11:15 | 삭제
담아갑니다...^+^
이경숙 2011-09-06 15:10 | 삭제
저도 담아서 두 곳에 올렸습니다...가슴이 참 아리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