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저도 기분 좋은 소식 하나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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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기분 좋은 소식 하나 적어봅니다.

  • 흰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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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3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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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수의사입니다.

어제 진료실에 앉아있다가 진료실 밖에서 저희 직원분과 손님 한 분께서 나누시는 대화를 스치듯 들었는데... 시추 한 마리를 잃어버리신 분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새벽에 수영장에 다니는데... 비가 오는 날은 수영장에 안가고 잠을 더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새벽에 수영복을 챙기면서 먼저 일어나있던 집사람에게 비가 오는지 물어보니까... 비가 안온다고 해서 우산도 없이 집을 나섰는데.... 그냥 맞고 가기에는 조금 많이 비가 오고 있더군요... 하지만.. 모자를 쓰고 나온 김에.... 몸이 조금 젖을 정도의 보슬비를 맞으면서 수영장으로 향했죠...

수영장 앞 언덕길에서... 아주머니 한 분께서 시추 한마리를 데리고 가시는 것을 뵈었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아주머니께서.... 주인분같지 않아보여서..여쭤보니.. 아까부터 강아지가 그냥 따라오고 있다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순간 어제 얼핏 들은 대화 내용이 떠올랐지만... 설마 그 강아지가 내 앞에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수영장 앞 골목에 사는 강아지가 잠깐 나온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 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전화로 확인을 해보니...중성화된 수컷이라는 점이 일치했지만...

음... 확신은 없었지만... 뭔가의 끌림? 작두를 타는 심정?으로.... 저희 동물병원에 강아지를 데려다 놓고... 강아지를 잃어버리셨다는 분께... 전화를 드렸더니...동네에서 이사를 가셔서.... 전화설치가 아직 안된 상태....다시 그 강이지를 아신다는 분께 강아지의 사진을 전송해 드리고 주인분께 잃어버린 강아지가 맞는지 여쭤봐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답을 기다리면서... 동자련 게시판을 보니.. 뚱식이 관련 글이 올라왔있었습니다.  정말 소설같이 놀랍고 기분좋은 소식을 읽으면서.... 아.. 나도 이 기분좋은 아침에.. 좋은 소식 하나을 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잠시 전 주인분이 오셨는데요... 결과는?   빙고!!  잃어버렸던 강아지가 맞았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키우시던 강아지였는데.. 강아지 잃어버리고... 할아버지께서는 이틀간 식음을 전폐하시고.. 할머니께.. 갖은 구박과 폭언을 하고 계셨다고 하네요..

아... 기분 좋은 소식을 하나 더해드렸는지 모르겠지만... 글 쓴 김에.. 한 가지 강조 해드리자면...

이름표.... 꼭.. 해주세요.... 마이크로칩까지 하시면 더 좋구요... 이름표만 채워주셔도 주인과 생이별하고... 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하는 동물들의 수를 아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날씨가 꾸물거려서 진료는 없지만.... 기분은 좋은 오전입니다.




댓글


흰둥이네 2011-05-31 11:39 | 삭제

글 적은 사람인데요... 뚱식이 글에 연이어서 기분좋은 소식을 적으려고 했는데... 글 적는 사이에 (눈치없는 ^^) 동물자유연대 측에서... 글을 하나 적어놓으셨네요....근데.. 전 이것도 좀 재밌네요.. ^^


진주초롱 2011-05-31 13:00 | 삭제

기분 좋은 소식 정말 오늘 하루 새신을 신고 팔짝입니다^^


강연정 2011-05-31 13:08 | 삭제

동자련 뚱식이와 요키에 이어 고맙고 또 반가운 소식이 연이어 들리네요.^^
시츄 녀석이 선생님 덕을 톡톡이 보았네요!! 고 녀석이 전생에 선생님과 무슨 인연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양은경 2011-05-31 22:53 | 삭제

사람의 아주 잠깐의 관심과 수고로 한 생명의 평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세 마리의 유기견을 만난 덕분에 확실히 믿게 되었습니다.흰둥이네님~감사합니다.짝짝짝~~~~


다래뿌꾸언니 2011-05-31 12:04 | 삭제

항상 이렇게 즐거운 소식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당~~~ ^^


깽이마리 2011-05-31 12:38 | 삭제

정말 이런 좋은 소식들로 가득찼으면 좋겠어요. ^^


쿠키 2011-05-31 16:56 | 삭제

이런 얘기는 뜸들이지 말고 빨랑 빨랑 올려주세욧!!! ㅎㅎ
감사합니다... ^^


pearl 2011-05-31 18:01 | 삭제

어째어째 이리 훈훈한 소식들이 마구 쏟아질까염~!!! 이렇게 기쁜일이 어디 또 있겠어요?ㅎㅎㅎ


이경숙 2011-06-01 10:16 | 삭제

오늘 아침도 원장님이 올리신 글로 인해...행복 한가득입니다...원장님 만만세!!!...정말 이름표, 칩...꼬옥 부탁드려요...반려동물 가족 여러분...


장지은 2011-06-01 11:08 | 삭제

반려견을 잃어버리는 일이 생기면 안되겠지만^^; 주위에 많은 관심이 이런 좋은 소식도 만들어내는 거겠죠^^


똘이 2011-06-01 11:57 | 삭제

올레~~~~~~~~
정말 운명이란 안 믿을래야 안믿을 수~가 엄써요..
어째 비도 오는데 수영을 가셨으까요잉~~~^^
그리고 진료실에서 그게 어찌 귀에 들어왔을까요잉~~
그리고 그 아줌마는 그시간에 왜 거길 지나갔을까요잉~~
하지만.. 결정적인건 그런걸 놓치지 않으셨기 때문이겠지요...
원장님..그 사랑 정말 감사합니다...


민수홍 2011-06-02 09:14 | 삭제

아하하하하하하~
원장님,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