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저는 가축방역협의회 위원입니다.헌데 정부는 계속 이렇게 갈 모양입니다.

사랑방

저는 가축방역협의회 위원입니다.헌데 정부는 계속 이렇게 갈 모양입니다.

  • 조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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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1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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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살처분과 생매장은 만성이 되다시피 해 언론의 관심도 시들해지고 있지만 어제도 살처분이 이루어졌고 그리고 오늘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렇듯 모두의 관심을 멀리하며 이 순간에도 농장동물들은 언제 죽을지 모를 풍전등화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죽어도 곱게 죽어야 한다는 우리 속세 말이 있듯, 비록 사람에 의해 태어나 사람으로 인해 죽임 당하는 동물들일지라도 죽는 순간 만큼은 가장 덜 고통 받는 방식으로 죽어야 하건만, 210만여 마리 중 대부분의 생명들은 그런 기본적인 인도적 처우도 받지 못하고 아비규환의  생지옥에서 몸부림치며 비명에 갔습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약 87.8% 정도가 매몰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소각되었다는 의미인지 또 다른 의미인지, 소각되었다면 과연 완전히 죽음에 이른 후에 소각을 했는지, 생매장보다도 더 걱정되고 더 가슴이 아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걱정을 해야 할까요?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도 너무 힘에 겨워 어쩔수 없이 그랬다면 약간의 동정이라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정부는 그러했습니까? 그게 최선이었습니까?

210만 마리의 농장동물들이 살처분 당하고 국민의 혈세 2조원 이상을 날리게 되었고, 환경 피해액 등 간접 피해금까지 생각하면 2조원을 훨씬 넘깁니다.

저는 가축방역협의회 위원입니다. 이제 임기가 만료되었을 시점이긴 하네요.

언론에서는 뻑 하면 가축방역협의회 회의를 한다고 하던데, 저는 단 한번도 구제역 사태때에 회의에 참석 요청을 받은 바가 없습니다.

예전에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때에도 불려진 바가 없어서 왜 제외하느냐 물으니 저는 돼지 분과에 속해서라는군요. , 좋습니다. 그렇다 하니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이번엔 불러줄 줄 알았습니다. 제가 거기 참가한다고 해서 뭐가 얼마나 달라지겠습니까만, 적어도 돌아가는 사정은 알아야겠고, 그 회의에서 동물의 입장을 대변할 사람 한 사람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구색 갖춰놓으려고 저를 위원으로 앉혀 놓은 것 아닌지요? 허나 역시 안 부르더군요. 그래서 또 물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안 부르니 왜 안 부르냐고.(회의가 언제 어디서 하는지 알아야 무작정 찾아가기라도 하건만..)

구제역은 소에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안 부른다고 합디다. 살처분 되는 동물의 숫자가 210만이 넘고 그 중에서도 196만 여 마리(93.3%)가 돼지입니다. 이렇듯 93.3%가 주변머리로 취급되는 인식이라면 정말 곤란한, 답이 없는 정부로군요.하지만, 아마도 애초부터 회의에 참여할 사람들을 골라내기 위한, 정부가 말 들을 사람 말만 듣고 듣기 싫은 소리 할 사람은 아예 제외시키겠다는 그런 의도라고 생각하는게 훨씬 낫겠습니다.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써는요.

어차피 죽을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그나마 주어진 시간도 채 못살고 아비규환의 생지옥을 경험하며 피를 토하고 죽었을 210만여 마리의 동물들, 그런 잔혹한 현장을 세상에 알리고 개선을 요청하는 일, 살처분 뿐만이 아니라 모든 정부의 정책, 제도에 대한 시민들의 건전한 감시 기능은 보장되어야 이 사회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들의 폭 넓은 의견의 기회를 갖게 함으로써 공정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 아니겠는지요? 그것이 단지 위기 상황이라는 이유로 은폐되어 비인도적인 일들이 계속 반복된다면, 그리고 단지 동물에게 국한된 문제라 해서 소외되어야 한다면,  인간적인범위의 협소성, 사회의 생명에 대한 가치 충돌, 정책의 부재, 이러한 모든 것들로 부터의 혼란은 진정 아무것도 아닌 것인지요?

야만이라 함이 무엇입니까? 국격이라 함이 무엇입니까?

무슨 말만 하면 중앙은 지방 탓, 지방은 중앙 탓, 중앙과 지방 공통적으로 질병 발생은 축산인과 무지한 국민 탓.. 이런 소리나 하고 있으면 도대체 정부는 왜 있는 것입니까? 그런 정부라면 세금  하루라도 늦으면 이자 얹어서 징수하는 건 착취 아닙니까? 아니면 소수의 국민들은 말도 하지 말고 입 닥치고 있으라는 것인지요?

1 7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며 동물자유연대의 활동가 2명이 안성 생매장 현장을 녹화하다가 경찰에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되었습니다. 1년이하 징역 500만원이하 벌금형에 해당되네요.그동안 수많은 기자님들은 하해와 같은 은혜로 무사했고 힘없고 없어 보이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동물활동가는 본보기 처벌되겠군요.

그들은 그런 무리수를 두었을까요?

하루 자고 일어나면 연일 들려오는 생매장 소식으로 인해 우리도 트라우마로 죽을 것 같아 말이라도 좀 하고 싶었습니다. 실상도 좀 봐야 했습니다. 이미 무엇이 더 중요한지 그 가치의 경중은 각각의 입장에 따라서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국민은 좀 더 알아야 했고, 좀 더 현실 가까이에 접근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홀로코스트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국민 제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생매장 현장을 조사했고, 동물단체들의 이러한 활동은 국내외적으로 행정감시기능의 한 방편으로 일반화되어 있는 활동입니다. 이런 방식의 활동과 상황에 대한 대처는 단지 동물단체뿐만이 아니라 모든 시민단체들이 각각의 사정과 환경에 따라 취할 수 있는 활동들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자신들이 저지른 참상을 가리기 위해 고작 필름 뺏어내기 위해 경찰을 두 번이나 출동시키고 공권력으로 민간인을 4시간 가까이 억류(감금)해놓고 그렇게 당당할 수 있는 이런 몰염치의 정부, 살처분 현장 공직자들의 후유증이라는 트라우마 신파극으로 어영부영 동정심으로 넘어가려는, 트라우마로 본질마저 가려지려는, 이게 21세기의 G20국가라고 자랑하는 대한민국 맞습니까?

시민단체 운동가가 고유 목적의 활동을 하다가 호적에 빨간 줄 좀 쳐진다고 해서, 그까잇게 뭐가 두렵겠습니까? 하지만 관경 합동으로 너네 한번 죽어봐라 하고 나오는 태도는, 이거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2조원 이상을 날려먹고도 당당한 이런 몰염치한 정부로 인해 참담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더 참담한 것은, 그 누구도 그 실상을 경험해보지 못한, 210만여 마리의 말로 표현 못할  처참한 죽임이겠지요그 누가 그 현장, 그 상황을, 그 아픔을 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요?

헌데….정부는 계속 이러고 갈 모양입니다그게 참담합니다.

 




댓글


조희경 2011-01-20 00:27 | 삭제

좀 전에 sbs 뉴스추적에서 구제역 생매장되는 돼지들..정말 가슴이 무너지고 심장이 벌렁벌렁했습니다. 죽지 못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소들...
아.... 용서치 말아라... 너희들은 그런 것 모르는 미물이다.그래서 그런 죽임 당했다...
그러니 마음것 저주하거라..
할수만 있다면 죽어서도 용서 말고, 너희들 하고 싶은대로 그대로 이루어지도록 하거라...


이지연 2011-01-20 18:32 | 삭제

차라리 사람이 이제 육식을 안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환경문제등 많은 문제가 해결될 터이지만 육식을 하고자 하는 욕심,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다시 송아지, 돼지들을 키우겠지요. 그럼 또다시 이런 생지옥이 되풀이되겠지요. 가장 어리석은 전쟁을 하는 사람이니만큼 그런 어리석은 일을 다시 또 하겠지요.


이진주 2011-01-22 10:33 | 삭제

이렇게 수백만 마리를 생매장한다고해서 과연 앞으로 새로이 살아갈 동물들과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을수 있을까요? 막무가내로 생매장을 거행하면서 사체에서 흘러나온 이물질들로 인해 사람들과 다른 동물들이 더 죽어나갈거라는걸 정부는 정말 모르는 걸까요? 지금 당장 코앞의 상황만 보고 무리수를 두는거라면 정말 정치는 개나소나 다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