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취재파일펌] 예의 없는 사람들 -생매장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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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펌] 예의 없는 사람들 -생매장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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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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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없는 사람들

'생매장 동물들' 때문에 사람도 병든다

물론 우리는 소고기, 돼지고기를 먹고 삽니다. 그렇다보니 소, 돼지를 가끔 그저 '먹는 동물'로 생각하고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구권 많은 나라에서는 비록 우리가 그 동물들을 먹기 위해 키우지만, 그 순간이 올 때 까지는 행복하게 살다 갈 권리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걸 '동물복지'라고 하는데요.

아바타 보신 분들은 주인공이 사냥을 한 뒤에 기도를 하고 목숨을 거두는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 장면이 다 이런 생각을 바탕에 두고 그려낸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 '동물복지'라는 개념이 생소하긴 합니다. 하지만 멀지 않았던 과거에 동물들이 가족같은 대접을 받고 살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워낭소리'가 흥행하는 것만 봐도 그런 정서가 아직 남아있는 것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최근 구제역으로 소나 돼지 4만 9천 마리가 한꺼번에 '살처분'됐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해보니 법규정대로라면 안락사를 시켜서 해야 되는데, 상당수가 산채로 매장됐습니다.

이유는? 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빨리 살처분을 하라니까 하나하나 주사를 놔서 죽일 시간은 부족하고, 구덩이를 파고 그대로 밀어 넣은 겁니다.

안그래도 가족처럼 동물들을 돌봐왔던 농민들에게는 이 광경이 더 황당한 일이 아닐 수가 없을 겁니다. 돼지 780마리가 이렇게 생매장된 장면을 지켜본 농장주에게 심정이 어땠느냐고 여쭤봤습니다.

새끼를 밴 어미 돼지, 이제 낳은지 얼마 안된 새끼돼지까지 산채로 구덩이에 떨어지는데, 그 모습에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축문을 써서 넣고 나중엔 절에 가서 불공까지 드려줬다고 했습니다.

사실 구제역 살처분을 그렇게 해야 하는지 자체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전에도 한 번 적은 적이 있지만, 일본만 해도 구제역에 걸린 농가 동물들만 살처분을 합니다.

우리처럼 반경 3킬로미터 안에 있는 동물을 걸렸든 안 걸렸든 싸그리 죽이는 경우도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꼭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법 규정에 따라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해야 하지는 않을까요. 단순히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문제 말고도 환경적인 문제도 생깁니다.

이렇게 엉망으로 일처리를 하면 동물들에서 나온 침출수가 그대로 지하수로 흘러들어 오염이 됩니다. 그러면 그 주변 주민들이 그 물을 먹고, 또 그 물로 자란 농산물을 먹고 살아야 하고요. 동물 병 안 옮기겠다고 한 짓 때문에 사람 병이 옮을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것에 대한 예의'가 부족한 사람들 때문에 결국 동물이, 그리고 사람이 고통받게 됩니다. 이번을 기회로 조금이나마 현실과 맞는 제도, 현실과 맞는 구제역 정책이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최종편집 : 2010-05-10 09:12

김범주 기자

김범주 기자 mail




댓글


다래뿌꾸언니 2010-12-03 11:20 | 삭제

전에 어떤 방송에서 할아버지와 소가 함께 살아온 시간이 20년 가까이 되었는데 소를 구제역 때문에 생매장 해야 하는 할아버지가 막 울어라고요. 자식도 없는 할아버지가 자식처럼 키우던 소인데...


다래뿌꾸언니 2010-12-03 11:21 | 삭제

정말 그런 이유로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면 정말 덜 고통을 받고 죽을 수 있게 해야하는 것이 정말 맞는 것 같아. 불쌍한 돼지와 소들... ㅠ.ㅠ


이경숙 2010-12-03 16:27 | 삭제

정말...가슴터지는 현실입니다....ㅠㅠ


강원숙 2010-12-04 01:18 | 삭제

어쩜 이렇게 늘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 경제 경제만 노래를 부르지 그 외 모든 복지와 인식과 위기대처 능력 이 모든 것이 이렇게 후질 수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