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민영익과 개고기-○○탕…'장금이'의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사랑방

민영익과 개고기-○○탕…'장금이'의 거부할 수 없는 유혹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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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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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프레시안>에 연재 중인 '의학사 산책'에서 알렌이 민영익을 치료한 일을 언급했다. 이 연재에서 언급한 대로 갑신정변 때 칼을 맞은 민영익은 알렌의 치료를 받아서 생명의 위기를 넘겼다. 당시 알렌은 조선에 없었던 마취, 봉합과 같은 외과 수술로 민영익을 구했다. (☞관련 기사 : "조선에 장금이는 없었다…알렌에게 무릎 꿇은 한의학")

이런 사실을 놓고 한의학 전통에서도 '외과 수술이 없지는 않았다'며 화타까지 들먹이는 반응을 보았다. (화타의 외과 수술 전통이 왜 동양 의학의 전통 안에서 사라졌는지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언급하겠다.) 한의학자로서 이런 식의 반응에 선뜻 동의할 수 없다. 민영익을 살린 외과 수술은 분명히 한의학의 큰 공백을 채운 기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알렌이 민영익을 살린 사건이 '한의학이 서양 의학에 무릎을 꿇은 사건'이라는 평가에도 동의할 수 없다. 자, '의학사 산책'에서 미처 언급하지 않았던 뒷얘기를 살펴보자. 알렌의 외과 수술 덕에 위기를 넘긴 민영익은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했다. 수술로 봉합한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았던 것이다.

▲ 알렌의 수술로 목숨을 건진 민영익은 봉합 부위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고생했다. 그는 한의사의 권유대로 개고기를 섭취함으로써 완치될 수 있었다. ⓒ프레시안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자 한의사들은 민영익에게 개고기를 먹어서 몸을 보하는 전통 식이요법을 권한다. 사실상 민영익의 주치의 노릇을 했던 알렌이 이런 제안을 접하고 기겁을 했으리라는 건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알렌은 한의사들의 제안에 딴죽을 걸면서 반대했다. 그러나 계속 상처가 아물지 않아 고생하던 민영익은 곧바로 개고기 복용을 시작했다.

결과는 예상대로다. 개고기 복용의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아물지 않았던 봉합 부위의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고, 민영익의 전반적인 몸 상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민영익을 지켜본 알렌의 반응은 어땠을까? 내색은 안 했지만 알렌 역시 개고기를 이용한 식이요법의 효과에 크게 놀랐을 것이다.

사실 한의학 체계 안에서 이런 식이요법은 당연한 처방이었다. <본초봉원>은 이런 처방을 적고 있다. "상처로 인한 패창이 낫지 않아 멀건 물이 흘러나오면 매일 개고기를 먹는 것이 좋다." 서양 의학과 한의학이 처음 만나는 그 순간부터 둘은 서로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멋지게 협연을 했던 것이다. 거기에는 알렌도 있었지만, 장금이도 있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개고기 얘기를 좀 더 해보자. 개는 움직임이 활발하고, 털이 잘 자라는 데다, 몸에 열까지 많아서 더운 여름에 헉헉거리면서 '죽을 지경'이라는 표정을 짓는다. 반면에 겨울에는 눈이 오면 꼬리를 흔들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즉, 개는 여름에는 내부로 열이 집중되고, 겨울에는 외부로 열을 방출한다.

여름이 되면 사람은 더운 날씨 탓에 땀을 흘리는데, 이 때 수분이 증발하면서 몸의 열을 빼앗는다. 바깥의 더운 날씨와 달리 속은 차가워지는 것이다. 내부에 열이 가득한 개의 고기는 바로 이렇게 속이 차고 허약해진 사람에게 열의 근원을 보충해줄 수 있다. 개고기가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동의보감>은 개고기의 효능과 금기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성이 따뜻하고 짜고 신맛이 있어 오장을 편히 하고 혈맥이 잘 통하게 하고 장위를 든든하게 한다. 또한 골수를 가득 차게 하고 허리와 무릎을 더워지게 하며, 양도를 일으키고 기력을 더한다. 피를 버리면 약효가 전혀 없다. 누런 색깔의 개가 상품이다." "양기를 돕는 효능은 모구육(牡狗肉) 즉 수캐의 고기라야 효험을 볼 수 있다." "성질이 따뜻하고 양을 기르므로 비위가 허하고 차가운 질병을 치료한다. 구워 먹게 되면 갈증이 항진된다."

경상북도 북부의 양반 가문에서는 개고기를 '유자(儒者)의 음식'이라고 불렀다. 이들이 사위가 오면 닭을 잡기보다 보신탕을 대접한 데서 음식에 대한 한의학적 식견을 엿볼 수 있다. 양기가 극도로 허한 사람이 개의 물건을 복용하면 효과가 크다는 민간의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보신탕 집 주인의 단골손님에 대한 배려도 이런 전통을 따른 것이다.

이밖에 편도염이나 인후염이 왔을 때도 민간에서는 뜨거운 개장국 복용을 권했다. 개기름은 식혀도 굳지 않고, 윤활성이 좋아서 목의 염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혹 편도염을 앓는 이라면 한 번 시도해 보길 바란다. 필자도 만성 편도염을 앓는 환자에게 보신탕을 권해 좋은 효험을 경험한 적이 많다.

세계화는 우리나라의 식문화를 크게 변화시켰다. 그 중 큰 타격을 받는 것이 바로 개를 먹는 문화다. 앞으로 여러 가지 요인 (예를 들면 동물 보호와 같은 가치의 확산과 더불어서) 개를 먹는 식문화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약효까지 부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의학이 담당하는 중요한 기능을 부정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722092450&section=03

참 어처구니없는 기사가 네이버 메인에 떠서 따라가보았습니다..ㅜㅜ




댓글


동장군 2009-07-23 09:26 | 삭제

개고기 먹는게 한의학?????....넘 쉽네.. 그럼 아플땐 개고기만 먹으면 한약은 따로 필요가 없나는 애기니까..갑산한의원 원장은 손님없어서 문닫겠다는 말이네..자신이 내린결론을 설마 부정하지는 않겠죠?


쿠키 2009-07-23 13:13 | 삭제

피를 버리면 약효가 전혀 없다..라.. 개를 전기쇼크만 준후 곧바로 털 뽑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모든 가축들은 도축을 할때 기절시킨 후 방혈을 합니다. 대개의 돼지와 닭이 전기 쇼크로 기절시키지요. 그런 후 방혈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과출혈로 죽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를 전기쇼크만 하고 단 몇분도 안되어서 털을 뽑으먀 가공처리하니 개가 완전히 죽은 후 가공처리된다고 보기엔 어려운 점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 도살은 여타의 다른 동물도살보다 더 잔인한거고요.
민속이라 하니 죽이고 가공하는 방법도 민속대로 하겠지요. 아무리 합법화한들 음성적으로 되는 것은 계속 그렇게 갑니다.


민수홍 2009-07-23 23:02 | 삭제

교양있고 상식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면서
한없이 무식하고 뻔뻔한 글을 써댄 필자나
그걸 애초에 자르지 않고 지면화한 편집자의 무책임함과 무지함, 불성심함을 탓해야지,
민족주의의 꼭 같은 반대편에 서서
같은 만큼의 무지함과 균형잡히지 못함을 보이면 옳지 않겠습니다. 창피한 일이죠.


똘이 2009-07-23 14:30 | 삭제

한의학은 정말 훌륭하고 어느 의학 못지 않게 과학적인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한의학 의료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생존방식으로 일부는 인기한의사가 되려고 안간힘을 다 쓰지요... 어떻게든 튀어보려고... 서양의학과의 차이점을 억지로라도 부각시켜보려고도 하지요... 그 과정에서 저렇게 비과학적이고 동의 보감 한귀퉁이에나 나오는 걸 우리 선조들의 일상적인 식문화와 치료 방법인냥 포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본다면... 아편 또한 만병 통치약이었습니다.. 통증완화에 탁월하며 강력한 지사제역할도 하지요.. 그러나 서양의학에서는 그 유효성분을 찾아내고 합성하여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이 한의사는 개고기의 효능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하였으면 무슨 이유로 그러하는지 밝혀야하는 것이지요... 뭐 위의 글을 보면 완전 "~라 하더라.." 로 일관하는 무식한 태도를 보이고 있네요..
제 생각으로 보자면.. 그 당시엔 단백질 공급원의 부족으로 상처 회복에필요한 아미노산이 부족했을 수 있었을 터... 우리가 알고 있듯이 쉽게 육류를 구할수 없어 그 방법을 택했을 테지요... 그때 다른 단백질 원이 될 만한 것이 있었다면 .. 그것이 특효약이라 했을것입니다.. 그건 개고기의 효과가 아니지요..
그리고 편도와 인후염에 개기름이라니요... 염증이 심할때 고지방 음식을 먹으면 염증의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은 상식인데요....
이건 설사가 나면 아편 한모금 하라는 것 처럼 들리는 군요...
부디 한의학이 본래의 뛰어남으로 이시대의 많은 환자들에게 훌륭한 의술로 펼쳐질 날을 기대해봅니다... 그 첫걸음은 저런 한의사들의 도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정재경 2009-07-23 15:39 | 삭제

시대에 따라 변화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침이나, 한약에 관심이 많습니다. 서양의학보단, 자연과 어울려져서, 인간을 보고, 기를 보고..하는것이 좋다고 생각하구요. 하지만!!!! 동의보감에 나왔든, 어떤 효용이 있든..그 당시엔, 개들을 이렇게 취급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게 가둬두고, 학대하고, 우리에 구겨넣어서..대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똘이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한의학은 자연과 어울려져서, 인간을 자연의 상태에서 볼때, 효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어릴때, 몸이 허약해서 한약을 많이 먹었지만, 오히려, 기름이나 고기를 피하라고 할 정도로, 자연산에 집중을 하시더군요. 그 당시엔 일반 사람들은 고기를 먹기 어려웠으니, 어쩌면 개가 가장 손쉬게 구할 수 있는 고기였겠죠. 그렇다고 해서, 그 잔인한 도살이 인정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 선조님들은, 개들을 그렇게 도살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생명에 대해 얘기하는 것입니다. 개고기 드시는 분들 이 글보며, 동감하고 박수치실겁니다. 그분들께 묻고 싶습니다..그럼 그렇게 효능이 좋다고 하는 그 개들이 어떻게 잔인하게 죽어가는지, 어떻게 처참하게 취급하고 살고 있는지 단 한번이라도 보셨나요? 어찌 그런 환경에 있는 개들을 그렇게 잔인하게 죽여서..먹을 수 있는지..그게 과연 보약이 될까요? 동의보감의 저 시대엔..우리 선조들은 개들을 그렇게 잔인하게 도살하지 않으셨습니다..절대로요..


김은경 2009-07-25 01:23 | 삭제

창피한 줄도 모르고 개고기 선전을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