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정갈하고 쉬운 어체를 써야 하는 것이 적절하지만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다소 딱딱한 법률적 용어에 익숙하신 분이라 굳이 문장을 고려하지 않고 쓰겠습니다. 널리 양해해 주시길....밑의 글은 여러번 동물보호활동을 했던 분들과 이미 나누었던 이야기들이지만 혹 앞으로 동물권의 구현을 위한 법률적 활동에 도움이 되실까 해서 몇 자 적습니다.
견권 혹은 동물권이 인간사회에서 인정받도록 만드는 여러 활동을 우리가 하는 일의 일환이라고 거칠게나마 정의한다면 법률적 분야에서 이것을 실현하는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동물권이 실정법상 인정받기 위한 여러 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은 법률의 제정이란 사회적 구성원들의 합의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긴 하지만)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때로 서구의 법이 우리보다 동물권에 대한 배려가 훨씬 세부적으로 이루어져 있음에 우리가 부러워하기도 합니다만 (사실이기도 하지만요) 어차피 역사적 사회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놓여있는 현실에 대한 자각이 우선시되고 여기에 따른 적절한 법률적 구현의 목표를 세워야 함이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 같은 나라가 최초의 동물보호법을 만들고 동물보호단체를 설립하고 현재 가장 동물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나라 중 하나임은 부인할 수 없지만 동물실험과 유전공학 등 동물을 착취하는 산업의 발달 면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 나라라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영국은 전 세계를 경영했던 나라입니다. 물론 그 경영이 결코 평화롭지 않은 과정이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타자를 착취해 본 자만이 그 타자에 대한 인식 또한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고 착취한만큼 우리같은 사람들도 따라서 나타나게 마련인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분명히 강한 불교적 배경 때문에 생명존중 사상이 있어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실상 불교는 근대사회 이후까지 강력하게 우리민족의 사상적 배경이 되지 못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유교의 특성상 인간중심주의적인(인본주의적 배경) 사상적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인간이 아닌 존재에 대해 다소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고 (그러나 이런 배경 때문에 유교가 우리나라를 망하게 했다는 단순논리로 평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유교가 제국주의의 침략에 적절하게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는 사상적 준비를 갖추지 못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어떤 사상이 그 사회의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의 이해에 걸맞는 자신만의 새로운 언어로 탈바꿈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고유의 철학과 사상은 우리현대사회에서 그 적절성을 상실했습니다. 불교나 유학에 관련된 책을 읽고 그것을 이해하고 일상적 언어로 사용하고 계신분이 누가 계신가요? 우리는 오히려 현재 영어라는 언어에 훨씬 익숙합니다. 전 세계가 글로벌화되고 영어가 공용어로 쓰이며 다른 문화권 사람들과 소통이 더욱 원활해졌다는 사실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우리의 전통 우리의 언어 우리의 사상은 이미 죽었습니다. 이는 매우 우려할만한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우리가 부인하려고 해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은 한반도에 뿌리를 박고 살아온 우리 조상으로부터 왔고 우리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외래의 사상과 전통에 아무리 익숙해져도 그들과 합일화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싫던 좋던 그것은 현실이고 우리가 우리 부모를 부인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놓인 현실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누렁이들을 살리고 우리 사회에 살고 있는 동물을 구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 현실을 자각하고 우리 사회에 동시대에 살고 있는 많은 지식인들, 우리 사회가 좋은 길로 나아가기를 바라며 자신의 지성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를 가로지르고 있는 낡은 카테고리, 진보 대 보수와는 관련 없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고의 틀은 이미 그것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 바로 이것이고 이런 이유에서 저는 많은 법률적 지식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부분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법률적 지식인들이 해결할 수 있는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법이 바뀌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법률적인 분야에서 많은 논쟁이 필요하고 또한 이런 논쟁은 의도적으로도 만들어져야 합니다. 서구에서 법률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단체의 활동상황을 검토해보시면 지금 법률적 전문가로서 어떤 실천을 할 수 있는지 가닥을 잡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동물법률보호기금(Animal Legal Defense Fund)’은 합법적인 공간 안에서 동물해방을 증진시키려는 대표적인 기구로 미해군이 모하비 사막에서 야생 당나귀를 사격하는 것을 중단시키려고 소송을 제기한 적도 있고 여우를 잘못 다루어 수송 중에 죽게 만든 미국 항공사를 상대로 과실에 의한 책임을 추궁하는 등의 법률적 쟁송의 방법을 통하여 동물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들을 해왔습니다. 또한 1980년대에 방글라데쉬산 원숭이의 수입을 봉쇄하고 해부실험을 거부하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변론하기도 했습니다다. 이 기구의 창설자인 티셜러 변호사는 1979년에는 ‘동물권을 위한 변호사(Attorney for Animal Rights)’모임을 조직하였고 그 자신이 로펌에서 나와 동물권을 위한 변호사의 임무를 전직으로 선택한 분이기도 합니다.
그럼 또 연락주세요.
정재경 2009-05-08 16:53 | 삭제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저 동물법률보호기금의 홈페이지는 정말 좋은 내용들이 많습니다. 지금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소송이나, 승소 및 미국의 어느지역의 동물법이 실용적인지 아닌지 및 여러가지 자료들이 있죠. 정말 강력하게 추천해 드리는 사이트입니다. 저도 제 소견을 올려드렸습니다만.. 법의 구현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기가 참 힘듭니다. 물론, 법이 개정은 위에도 말씀해주셨지만, 사회의 변화와 발맞춰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지만요. 각 개개의 사회와 문화속에서 변화해야하는 것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두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많은 나라들이 동물의 권리를 보호, 그들의 삶과 생명이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다는 것이죠. 즉 루소나 칸트 및 여러 철학자들이 고민하고 토론하였듯, 자연법을 거스르는 인간들의 만행이 받아들여져서는 안된다는거죠. 왜냐하면, 이는 인간의 천성에 거스르는 것이며 결국 이 모든 만행들이 인간의 사회속에 다만 다른 형태로 나타날꺼라는거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다만..인간의 본바탕은 모두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것이 문화이든, 언어든 무엇이든 다른형태로 나타나는 것뿐이죠. 그래서, 우리가 동물과 교류를 할 수있는 이유도 그들과 함께 몸짓,눈빛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거죠. 어차피 동물권리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건, 사실 인간을 연구하는것이 그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이는 지극히 제 생각입니다만... 여하튼..얘기가 길어졌네요. 지속적인 노력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날을 기약하며..~~~ 모두 화이팅!!!
정재경 2009-05-09 06:53 | 삭제
그렇죠..우리나라의 동물법 연구에 대한 사례는 황폐(?)하다는 얘기는 저도 둘었습니다.
우리나라 법이 독일의 법에 기반을 두고 있는 모양이죠? 기본적인 동물의 정의나 여러가지는 다른 나라의 정의와 비슷하던데..물론, 세세사항은....에고..한숨나오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죠.--;; 정이수님, 정말 좋은 동물 법조인으로 거듭 나시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글고, 왜 사람들은 논재중 인신공격을 한다요? 거..인격적으로 암묵적인 존중이 밑바탕이 되어야 진정한 토론의 장도 열린것인디..~~
여하튼 정말 화이팅 입니다.^^v 힘내세요. 이렇게 우리 동물자유연대 회원님들이 힘을 싣어드릴겁니다. 아자 아자 아자..~~~
전경옥 2009-05-09 12:38 | 삭제
우리나라 법이 독일법에 기반을 두게 된 이유는 우리가 근대적 제도를 들여오게 된 루트가 일본으로부터 왔고 일본이 근대화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는 과정에서 제도적 기초를 독일로부터 들여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적 기반에서 벗어날 수 없는만큼 결국 권력과 힘은 돈으로부터 나오겠지요. 독일이 세계대전에서 두 차례 지면서 그 과정에서 미국이 전세계의 강대국이 된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구요. 현재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거 같습니다. 미국문화가 전 세계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우리사회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세력의 사상적 정신적 배경이 어디에서 왔나를 보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대부분 교수라고 하는 분들이 미국에서 공부했지요 그들이 쓴 논문 책들도 대부분 미국의 책에서 인용한 것들이구요...
우리가 알고 있는 새롭게 습득한 지식이 어떤 기반에서 이루어졌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절실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학교 다닐 때 5대영양소에 대해 배우고 우유가 절대적인 식품인 것으로 배웠지만 실지로 이런 지식이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미국축산업자들의 로비가 강력하게 작용했고 이런 지식을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였던 우리나라의 영양학자들에 의해 진리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상대적으로 유럽이나 다른 국가에서 어떤 논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무지한 것이 사실이구요 따라서 각 나라의 문화와 실정에 맞게 어떤 힘이 작용했는지 이것에 대항한 사람들은 없는지 알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놓인 현실을 제대로 알고 평가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하겠지만요.
간혹 우리사회의 <토론문화부재>에 대해 절망적일 때가 있습니다. 이는 언어를 통해서도 드러나는데요 영어와 우리나라의 언어차이를 보면 영어는 매우 분석적이고 추상적인 언어가 발달한 반면 우리는 그렇지 못해 대부분 한자어나 영어 등 다른 나라의 언어를 차용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덜 분석적인 민족이다 이런 것은 아니구요 조선시대의 철학자들의 논쟁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우리를 비하해서 평가하는 경향이 있죠 ㅎ 여튼 어차피 언어란 그 사회구성원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고 열려진 사회에서 여러 언어의 강점을 우리가 배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단.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동물권을 비롯) 사건들을 보면 우리사회에서는 아직 합리성이란 것이 자리잡지 않았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이미 현실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그것을 해석할 사고의 카테고리가 없어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나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은 <인신공격>밖에 없다는 것. 목소리 크면 이긴다는 것이 암암리에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 또한.
내가 개가 싫으니 치우시오 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다는 것. 내 눈에 안보이면 죽여도 된다는 것. 그리고 정당하지 못한 행동을 했는데도 유야무야 넘어가면 그만이라는 것. 잘못된 행동을 했으면서도 반성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는 것. 이런것이 다 용인되는 사회. 어쩌면 동물권이란 우리사회의 합리성이 어떻게 자리잡느냐와 관련되지 않는가 싶습니다.
말이 너무 많네요 ㅎ 죄송.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보니....
정재경 2009-05-09 14:21 | 삭제
와 우..전경옥님께 강한게 한표^^* 우리나라 사회의 치밀한 분석 아주 명쾌합니다. 하지만, 한가지..제가 덧붙여 드리고 싶은건, 우리나라 언어에관한 부분입니다. 사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등 유럽국가들의 언어는 굉장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는건 동조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언어도 별반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요즘 느끼는건데..굉장히 과학적이죠.^^;; 표현력도 사실 영어보단 더 많은 감정적 표현이 가능합니다. 제 생각엔, 그 감정적 표현의 기능이, 토론의 문화에 들어섰을땐..임신공격으로 표현되는건 아닌지. 그리고, 아직 정신적인 성숙이 기반으로 된 토론문화의 발전단계에 있다보니, 그곳에서 오는 부작용은 당연히 있다고 봅니다. 전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말만큼 아름다운 말은 없다고 봐요.^^ 순수 한글 단어들은 보면..정말 기가막힙니다. 아..이렇게도 표현이 가능하구나. 아님 옛날 속담..거 정말 기가 막힙니다.^^ 선조들의 지혜에 감복하고 있죠..요즘. 여하튼, 제 얘기는 그것이 언어에서 비롯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화에서 이르는 과정의 과도기적 상태에서 파생된 상태라 나름대로 생각됩니다. 유교 사상이든, 불교사상이든, 우리선조들은 사실 과학적인 사고보단, 이런 사상쪽의 사고에 더 힘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구요. 우리나라의 철학역사를 보면..것도 참 흥미롭던데..여하튼, 자꾸 이런 건전한 토론 문화가 발전되어야, 이런 유럽권의 여러 동물 복지의 현황들이 유입, 우리나라만의 법체제와 이해로 정착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그럼, 모두 화이팅!!!
2009-05-09 오후 2:16:37
전경옥 2009-05-09 15:17 | 삭제
미국유명단체의 농장동물캠페인은 한 동물보호활동가를 둘러싼 소송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고공판에서 판사가 동물권을 언급함으로써 미국에서 농장동물캠페인이 촉발되었었지요. 동물과 인간의 완벽하고 이상적인 공존을 이상적으로 설정해놓고 보면 우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무것도 없다는데 절망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상을 이상으로 설정한 뒤 현실적으로 그것이 실현될 수 있는 여러 분야에 진출해서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우려할만한 상황은 우리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가지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로 비춰져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법이 현실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강한 영향력을 볼때 동물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빠른 시기안에 촉발되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정재경 2009-05-09 15:56 | 삭제
맞습니다...어려운 일들이지만,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쌓이고 모여서, 결국 동물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자연과 동물은 공존합니다. 바로 자연법이죠. 어쩜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될 수도 있지만, 많은 유럽국가들은 이 자연법을 자신들의 법체제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영력합니다. 어차피 각 나라마다, 자기만의 고유성이 있다해도, 생존권, 기본권에 맞섰을시에는,,그리 많이 틀리지 않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전경옥님 말씀대로, 법적으로 동물들을 대변할 수 있는 날들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며..오늘도 으싸~ 힘 함 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