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가치도 없는 글인데 망발해댄 곳만 읽고 이 여자의 뒤틀린 개념과 망발을 저 게시판에 가서 항의해야 겠습니다.
CJ <생활속의 이야기> 2009. 3/4 세상보기
워낭소리
글 . 오지혜 배우,방송인
장안의 화제인 영화 『워낭소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정확히 말하면 다큐멘터리죠. 안 보면 큰일 날 분위기여서 저도 몇 일 전에 가서 봤답니다. 독립영화이고 다큐멘터리이며 주인공은 할아버지랑 소라니, 명색이 배우인 저도 사실 별로 당기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TV로 해 준다면 모를까, 시골에 사는 저로선 너무 너무 보고 싶은 영화도 쉽사리 볼 수 있는 형편이 못 되는 것도 이유였지만 60만 명이 넘어섰다니까 왠지 보지도 않고 멀미가 났더랬습니다. ‘입소문이 나서 상영관을 늘린 거라고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상영관이 많으니까 보는 사람이 많지’ 하는 삐딱한 생각도 없지 않았고요. 평상시에 우리나라 영화 시장의 유통과 배급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던 저였으니, 독립영화 한 편이 장사가 잘 된다는 걸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저를 충분히 감동시켜 버렸습니다. 일 많다고 투덜대는 할머니의 잔소리는 필시 소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에 느끼는 질투이기에 그런 할머니가 그리 귀여우실 수가 없었고, 죽어 가는 소 옆에 그가(혹은 그녀가) 죽기 전까지 해놓고 간 어마어마한 양의 겨우살이용 땔감을 보고 그 짐승의 운명과 노인 부부와의 인연이 하 슬퍼 울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 그런데 제가 이 영화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말씀 드린 건 영화 자체보다는 이 영화를 보면서 가진 몇 가지 단상들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타인의 취향을 존중한다는것
먼저, 개고기 먹는 것을 반대하는 애견인분들이 이 영화를 꼭 보셨으면 하는 겁니다. 왜냐면 그 분들 중 대부분이 개고기를 제외한 다른 고기들은 잘 드시거든요. 이 영화를 보시면 아마 소고기도 절대로 먹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셔야 할 겁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있어서 소는 ‘식구 같은’ 존재가 아닌, 식구 그 자체이니까요. 물론 이 영화의 주인공 노부부가 절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는 거, 소나 돼지나 닭도 얼마든지 인간의 반려동물이 될 수 있다는 걸 그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는 채식주의자냐고요? 아뇨, 전 모든 고기를 다 좋아합니다. 야채도 다 좋아하고요. 그리고 저도 애견인의 한 사람입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요크셔테리어 한 녀석을 9년간 키우다 떠나 보낸 후 3일을 울었던 사람이에요. 지금도 마당에 두 녀석을 키우고 있고요. 그러면서 동시에 보신탕은 여름마다 즐겨 먹는 음식이랍니다.
『워낭소리』를 보면서 소의 희생과 죽음 그리고 주인공 인간들과의 우정에 감동 받았다고 해서 소고기를 먹지 않는 건 아닌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거지요. 개를 너무 사랑해서, 사람보다 낫다고 믿어서 개고기를 먹지 않는 분들의 심정은 백 번 이해합니다. 다만 그걸 ‘정의’라 우기시고 남들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 외치지는 말아달라는 겁니다. 고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소에게 강제로 물을 먹이거나 개를 때려서 잡거나 거위간 요리를 위해 거위에게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등, 동물 학대를 반대하고 싶으시다면 그런 예는 얼마든지 많으니 그런 걸 반대하는 운동을 해 주세요. 개고기 섭취 자체를 뭐라 하시는 건 정말이지, 고유 문화에 대한 모독이자 개인 취향을 보편화시키려는 무서운 생각이기도 하니까요.
공공장소에 대한 예의
두 번째는 극장 예절에 관한 겁니다. 흔히들 ‘대박났다’ 라고 하는 영화들의 공통점은 평상시 극장에 잘 가지 않으시던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이 객석에 많이 계시다는 겁니다. 우리 영화인들 사이에서도 “아줌마, 아저씨가 뜨면 게임 끝이야” 라며 우스갯소릴 합니다만. 『워낭소리』 역시 웬만해선 휴일 날 집에서 잘 안 나오시던 아저씨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유행의 첨단을 걷는 자식뻘, 조카뻘 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다소 어색한 모습으로 표를 끊고 로비에서 서성이시는 모습을 뵙고 참 반가웠습니다. 그 분들 발걸음 하나 하나가 더없이 소중하고 감사했고요.
그런데 문제는,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나 시끄러웠다는 겁니다. 특히나 아주머니들. 공공장소에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을 한두 번 본 게 아니었지만, 극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더군요. 도대체 ‘속삭이는 법’을 모르시는 듯했습니다. 영화를 보다 말고 전화를 받는 건 기본이고, 무슨 반상회도 아니고 장면 장면마다 대놓고 당신들끼리 떠들면서 영화를 보시는데 이건 정말…. 휴…. 여기서 제가 말하는 아주머니들 중에는 제 또래거나 배울 만큼 배운 분들도 꽤 계시다는 사실이 더 슬플 뿐입니다. 한국 영화의 흥망을 결정짓는 존재가 되신 만큼, 공공장소에서의 기본 예절과 관극 예의를 이제는 좀 보여 주셨으면 합니다.
두번째, 세번째 '워낭소리'를 위해
세 번째는 독립영화에 대한 시각입니다. 이번 정권이 독립영화라는 말 자체를 비상업영화로 바꾸자고 할 때부터 불안했습니다. 독립영화에 대한 그나마 있던 지원도 대폭 줄였습니다. 일반 분들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 수의 독립영화 상영관 수도 줄였습니다. 자본과 배급으로부터의 독립, 그래서 그만큼 표현의 자유를 얻는 것이 독립영화의 본질이긴 하지만 스크린쿼터의 논리처럼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100퍼센트 독립이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도 지원을 거의 끊다시피 줄인 결정의 세계관은 ‘능력 있는 놈은 되게 되어 있다. 보호 없이 혼자 힘으로 해 봐라. 그래서 살아남는 게 진짜다’ 뭐, 그런 논리지요. 어디서 많이 듣던 논리죠? 네, 맞습니다. 열심히 하면 다 잘 살 수 있다는 그 순진하고 무서운 논리. 『워낭소리』는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대박 독립영화이기 때문에 이런 논리를 더 단단히 도와주는 민망한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거봐, 얜 했잖아. 너네가 안 되는 건 열심히 안 해서 그런 거야. 뭐, 이런 소릴 하고 싶겠죠. 하지만 『워낭소리』 감독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런 분위기로는 두 번째 『워낭소리』가 나올 수 없다고. 잘 만든 영화이기도 하지만 운도 좋았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미 장사 될 걸 알고 극장 수를 늘이는 거 말고, 제작 여건 저 밑바닥을 튼튼히 해 주는 것이 진짜 문화를 사랑하는 정부가 할 일입니다. 지원은 다 끊어 놓고 이미 대박의 길에 들어선 영화를 보러 오는 건, 남이 한 밥에 숟가락 얹으러 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워낭소리』를 보고 느낀 몇 가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아무쪼록 더 많은 분들이 극장으로 발걸음 하셔서 건강한 감동을 받으시고, 이 땅의 독립영화가 제대로 발전할 수 있는 힘을 보태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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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 | 배우 겸 방송인. 연극 『지하철 1호선』, 『날 보러 와요』, 『비언소』,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안녕, 형아』 그리고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출연했다. 현재 일주일에 한 번 방송하는 MBC 라디오 「오지혜의 문화야 놀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각종 행사 사회자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 오지혜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게시판
http://www.imbc.com/broad/radio/fm/ohculture/staff/index.html
쿠키 2009-04-11 23:17 | 삭제
대체 이 여자가 뭘 보고 개식용반대자들 대부분이 고기를 잘 먹는다고 말하는지 모르겠군요. 그래도 주변에 개식용 반대하는 사람들은 많은가 보죠?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망발을 할 수가 있죠? 게다가 개식용 반대에 대해서는 전혀 고찰해본 적도 없는 듯한데 아주 잘난 척하며 우리를 가르치고 있군요.저도 내일 항의글 올랄 생각입니다. mbc에 로그인을 해야 하지만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금비 2009-04-12 00:12 | 삭제
한마디 했습니다...
길지연 2009-04-12 02:14 | 삭제
쯧쯧, 무식한 것이 엄청 설쳐대는군요,
윤정임 2009-04-12 09:12 | 삭제
이쁘진 않아도 연기 잘하고 지적인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거 완전.....ㅠ.ㅠ
깽이마리 2009-04-12 19:51 | 삭제
저... 근데 이 분이 누구죠?!
-_-;;; 머릿속으로 확 안 떠오르네...
홍카츠 2009-04-14 22:11 | 삭제
이 글 퍼갈게요.
정재경 2009-04-14 17:08 | 삭제
안타까운 분이시네요. 전 이분 누군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런 관념을 가지고 사는것 자체가 참 고통스러운 분이시겠어요...인생이 오히려 가여운 분이시네요..~`쯧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