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니 애완견 ‘티컵독’ 동물학대 논란
마니아층 적잖고 \'동물학대\' 논란도 커
대구의 한 수의사가 25일 몸무게가 0.5㎏에 불과한 애완견을 선보이면서 일반견보다 훨씬 체구가 작은 개인 \'티컵독(Teacup Dog)\'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컵독은 찻잔(티컵.Teacup)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개란 뜻. 애견 업계에서는 통상 성견 때 1.2㎏ 미만의 몸무게를 보이면 티컵독으로 인정한다.
이런 개들은 앙증맞은 외모를 갖췄고 아파트 등 좁은 공간에서 기르기가 좋아 미국과 일본 등의 선진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애호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품종 면에서는 치와와를 비롯해 시추, 말티즈, 요크셔 테리어 등 기존의 소형 애완견이 많다.
티컵독은 선천적으로 체구가 작은 개를 교배시키거나, 강아지 때부터 특수 사료를 먹여 성장을 조절하는 기법으로 만든다.
이 때문에 티컵독은 \'동물 학대\'가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오기도 한다.
사람의 기호에 맞게 인위적으로 개의 크기를 줄여 결과적으로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처사란 것이다.
또 근친교배를 거듭해 폐사율이 높아진 소형 강아지를 일부 애견 업자들이 무작정 티컵독으로 보급해 생명 경시 풍조까지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동물보호협회의 금선란 회장은 2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가 스스로 자신의 몸집을 줄여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일방적으로 소형화를 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의 욕심 때문에 동물을 학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에서 티컵독을 개발하고 있는 이수의과동물병원 이창민 원장은 \"우리는 주변의 모든 동.식물을 대상으로 어떤 수준으로든 인위적인 개발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티컵독을 인위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개(犬)라는 생명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행위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어 \"개의 건강을 지키며 안전하게 티컵독을 만드는 방법도 있는 만큼 이를 우리 애견산업에서 새 경쟁력을 만드는 계기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국애견협회의 김국한 부장심사의원은 \"티컵독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적잖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협회 측은 이런 현상을 하나의 \'취향\'으로 보고 있다\"며 \"티컵독이 동물 학대인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태균 기자 tae@yna.co.kr (대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