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모란시장을 다녀와서....

사랑방

모란시장을 다녀와서....

  • 윤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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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24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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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의 구조 전화를 받으면서 가장 당혹스러울때는 동네근처를 돌아다니거나 공장사무실 컨테이너밑에 들어와 살고있는 불쌍한 발바리를 어떻게 좀 해달라는 전화입니다...

작은 애완견들은 그나마 구조라도 원할하지만 거둬주는이 없이 오랜 떠돌이로 살아온 발바리들은 경계심도 많고 잘 잡히지도 않습니다... 잡힌다 하더라도 보호시설도 없이 무작정 데려올 수도 없고 입양이 된다는 희망도 없는지라 선뜻 도움도 못드리고 그날밤은 마음만 묵직한채 하루를 보내지요...

컨테이너밑에서 곧 새끼를 낳을텐데 돌봐주는 사람이 없고.... 눈밭에 집도없이 묶여서 찬바람 고스란히 맞고....밥주는 사람도 없이 차가운 시멘트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고....주인이 물도 제대로 주지 않는다....등등 주위의 불쌍한 애들을 좀 도와달라는 내용인데 아시다시피 이런 아이들을 다 도와주고 거두다가는 단체의 운영자체가 힘든지라 눈 딱 감고 외면하면서 쑥쑥한 기분으로 퇴근을 하기가 일쑤지요;;

단체에 몸담기전 집에서 멋모르고 키웠던 우리 철이가 사람을 자꾸물고 하도 사나워서 아버지께 혼나는게 세상에서 젤루 마음이 아팠답니다...

단체에 몸을 담고는 울철이는 진짜 호강에 겨워 똥을 싸는구나 했구요....사무실 아이들이 정말 불쌍하다 했었습니다...

그 후 100마리이상 수용되어있는 개인 보호소의 열악한 상황을  본 후  저애들이 단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할 수 있을까....고민했었고 ...

그러다 이런저런 전화를 받으면서는 동자련녀석들은 로또맞은 것이고 비바람이라도 피할 수 있고 밥이라도 먹을 수 있는 다른 보호소 아이들도 나름은 괜찮은 것이라 생각하고  이 추운날 차가운 바닥을 전전하며 살아야 하는 떠돌이 놈들이 또 한없이 불쌍하였어요...

하지만 모란시장을 다녀온 후  이곳의 개들만큼 기구하다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시장 입구부터 쭉 늘어서 있는 건강원들 앞 철창에 10~20마리씩 빼곡히 들어앉아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누렁이들....그 앞에서 커다란 칼로 토막이 나고있는 개의 시체들....연신 개한마리 드시죠? 라며 호객을 하는 남자들.... 정말 할수만 있다면 이런 광경을 사진으로만 접하고 싶었습니다... 흑염소도 오리도 닭도....다들 똑같은 신세로 건강원앞에 가둬져 있었지만 유달리 시장의 북적이는  사람들을 호기심 어린 눈길로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는 그 누렁이들의 눈빛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 앞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 가던 사람들조차도 미워지더군요...

애견을 파는 곳도 새끼들을 파는 옆쪽엔 어김없이 조그만 철창에 유기견으로 보이는 꼬질꼬질한 개들을 빼곡히 넣고는 5만원 미만으로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좁아터진 곳에서 하루종일 물도 밥도 못먹고 겨우겨우 버티고 있던 아이들 틈새로 한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자 철창밖으로 코를 내밀며 반가워하던 녀석 뒤에서 주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 저리좀 비켜요...사람들 다니지도 못하게...불쌍하다고 만져주면 머가나와..\" 라며 성질을 내더군요...

판매물품의 반이 살아있는 생명이며 학대와 살육의 현장인 모란시장은 절대 민속시장으로 거듭나지 못할것만 같습니다... 서민들의 생계를 위한 것일지라도 최소한의 배려조차도 하지 않은채 돈벌이에만 급급한 상인들이 더 이상은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