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이 어이없는 기사를 어쩌죠?

사랑방

이 어이없는 기사를 어쩌죠?

  •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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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28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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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이름값 하는 ‘보양식 삼총사’

뉴스메이커 685호

예부터 민족과 함께 한 건강식…더위에 지친 우리 몸에 ‘기’ 를 보강

여름이면 돌아오는 것이 있으니 바로 복(伏)날이다. 혹자는 우스갯소리로 8·15 광복과 9·28 서울 수복도 복날이라며 삼복이 아니라 오복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복중에는 보양식을 챙겨먹는 오랜 우리의 음식 문화가 있다. ‘동의보감’ 에는 “무더운 여름에는 기(氣)를 보해야 한다. 이때 양기가 몸의 겉부분에 떠올라 피부에서 흩어지면 뱃속의 양기(陽氣)가 허해진다” 며 보양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가 적혀 있다. 복중 보양식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보신탕, 추어탕, 삼계탕이다. 공교롭게 육군(개) 해군(미꾸라지) 공군(닭)에서 하나씩 선발된 대표주자다.

식용개 拘와 집 지키는 犬 구별

그중 보신탕은 오랜 보양식이다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를 처음 먹은 것이 언제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고구려벽화에 개잡는 장면이 나오고 ‘조선왕조실록’ 에는 아첨배가 개고기를 뇌물로 바치고 벼슬을 얻었다는 기록이 있는 걸로 보아 오래 전부터 개고기를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조상의 식용문화를 보면 개는 견(犬)과 구(拘)로 구별했다. ‘본초강목’ 에는 개를 쓰임에 따라 세가지로 나눴는데 사냥개(전견-田犬), 집 지키는 개(폐견-吠犬), 잡아먹는 개(食犬)가 그것이다. 하지만 개고기를 원래 구장이라고 한 데서도 알 수 있듯 일반적으로 식용개는 구(拘)라는 단어를 많이 써 사냥이나 집 지키는 견(犬)과 구별했다. 구장은 순 우리말로 개장 혹은 개장국이다.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 라 부른다.

국내의 유명한 개고기 마니아로는 구자경 LG명예회장이 있다. 보통 재벌회장은 기업 이미지를 생각해 보신탕을 즐겨 먹는다고 하지 않지만 구 명예회장은 단골집을 정해놓고 즐길 정도로 자타가 인정하는 마니아다.

영양학적 면에서도 개고기는 양질의 단백질로 구성되고 콜레스테롤이 적어 병후의 조리, 상처치료 등에 효험이 있다. 한방에서는 개고기를 소음인과 가장 잘 맞는 것으로 본다.

개고기는 양(陽)의 음식이기 때문에 소화력이 약하고 열이 비교적 적은 소음인과 가장 잘 어울린다. 한약명은 구육(拘肉)이라고 하며, ‘명의별록’ 에 처음으로 기록됐다. 이에 따르면 맛은 짜고 시며 성질은 따뜻한데 신(腎)을 따뜻하게 해 양기를 강화하는 효능이 있어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액순환도 도와주고 기력을 더해 준다. 보신탕은 환자의 영양식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다른 육류보다 철분 함량이 높아 혈액순환 개선이나 빈혈환자에게 권장할 수 있는 영양육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남성들에게는 ‘보신탕=정력’ 이라는 인식이 일반화 돼 있다. 이것은 개의 행동과도 관련이 있다. 개는 신석기 시대부터 인간과 친숙했으며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거시기’ 하는 성욕의 상징이기도 하다. 사실 개고기가 정력 증강 등의 보신효과를 낸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보신탕이 스태미너식이라는 암시효과와 영양분의 대사에 의해 생기는 열로 정력증강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한다.

위부터 보신탕, 삼계탕, 추어탕.
아무리 좋은 영약이라도 무조건 먹으면 탈이 나는 것처럼 개고기도 항상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개고기는 소음인을 제외한 다른 체질의 사람들이 너무 자주 먹으면 비만 등의 성인병과 당뇨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마느로가 같이 먹으면 보양하는 기운이 너무 강해 기를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개고기를 먹고 체하거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 땅콩을 볶아서 한번에 한줌씩 먹으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보신탕과 더불어 복날에 인기있는 음식으로는 어린 닭에 인삼과 마늘, 대추, 찹쌀 등을 넣고 푹 고아서 만든 삼계탕이다. 여름에는 삼계탕이 되는 게 두려운 닭들이 가출하는 일이 많다는 유머가 나올 정도로 삼계탕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널리 사랑받는 음식이다.

닭 삼국시대 이전부터 길러

삼계탕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삼국시대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의 탄생 일화를 비롯해 닭에 대해 여러 설화에 등장한다. 이를 볼때 우리 민족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닭을 사육했음을 유추할 수 있고 삼계탕은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의 영양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삼계탕은 풍부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많은 닭고기와 예부터 영약으로 알려진 인삼이 환상적으로 만난 음식이다. 거기에 찹쌀, 밤, 대추 등의 성분이 어울려 영양에 균형을 이루었다. ‘동의보감’ 에는 “삼계탕에 첨가되는 인삼은 심장기능을 강화하고 마늘은 강장제 구실을 하며 밤과 대추는 위를 보하면서 빈혈을 예방하고 호박씨는 남과인(南瓜仁)이라고 하여 기생충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했다.

삼계탕은 원기가 약하거나 입맛이 없을 때, 산모의 산전 산후, 와병 중인 환자의 기력 회복에 효능이 입증된 전통음식이다. 특히 몸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소음인에게 좋은 음식이다. 또, 스트레스, 피로, 우울증, 심부전, 고혈압, 동맥경화증, 빈혈증, 당뇨병, 궤양 등에 좋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건조를 방지하는 것 외에도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항암작용이 있다는 것이 학계에 보고돼 있다.

항간에는 임산부가 닭고기를 먹으면 아이의 피부가 닭의 피부같이 된다, 산모가 먹으면 젖이 삭는다는 등 잘못된 속설로 삼계탕을 기피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속설이다. 오히려 미역국에 쇠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을 만큼 영양학적으로 닭고기는 임산부에게 더없이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닭과 함께 들어가는 재료를 달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반 영계 대신 오골계를 가지고 만들면 빈혈에 좋고 여성 호르몬제가 된다. 인삼을 넣으면 추위를 많이 타는 노인이나 부인에게 좋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황기를, 부인병이 있는 사람은 당귀를 넣는다면 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색다른 삼계탕을 즐기고 싶다면 전복과 낙지, 참게가 들어있는 전복참게삼계탕이나 뜨거운 국물 대신 시원한 육수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초계탕을 먹어도 된다. 특히 전복참게삼계탕은 닭의 따뜻한 성질을 전복과 참게의 차가운 성질로 융화시키는데다 인삼 대신 열을 빼는 홍삼을 넣어 몸에 열이 많이 일반 삼계탕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대표적 보양식이 바로 추어탕이다. 과거 추분이 지나고 찬바람이 돌기 시작하면 논바닥으로 파고 들어간 미꾸라지를 잡아 국을 끓여서 동네잔치를 열었다. 그래서 추어탕 하면 가을 보양식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요즘같이 미꾸라지가 사시사철 양식이 되는 시대에는 계절 구별이 없다. 오히려 요즘같은 장마철이나 비만등으로 육류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좋은 보양식으로 꼽힌다.
지난 초복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삼계탕집 전경.

지역마다 추어탕 초리법·명칭 달라

추어탕은 고려 말 송나라 사신 서긍의 ‘고려도경’ 에 처음으로 유래를 알 수 있는 기록이 나온다. 그러나 미꾸라지는 논밭에서 흔히 잡을 수 이는 물고기이기 때문에 그 이전부터 서민들의 음식으로 존재했을 것이다.

추어탕은 지역마다 불리는 이름이나 조리법이 다르다. 추어탕은 미꾸라지의 비린 맛을 없애기 위해 후추, 고춧가루, 산초가루 등의 향신료를 쓰는데 어떤 향신료를 쓰는가에 따라 추어탕 맛도 달라진다. 경상도에서는 미꾸라지를 삶아 으깨어 풋배추, 토란대, 부추 등을 넣고 끓이다가 파, 마늘, 고추, 방앗잎, 산초를 넣는다. 전라도는 경상도처럼 끓이면서 된장, 파, 들깨 즙을 넣어 바특하게 끓이고 산초를 넣어 매운 맛을 낸다. 서울은 사골과 내장을 끓인 국물에 두부, 버섯 등을 넣고 삶아놓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끓이는데 다른 지역과 조리법의 차이가 커서 추어탕과 구별해 추탕이라고 부른다.

서울식 추탕은 청계천 근처에서 사는 거지가 청계천 미꾸라지를 잡아 탕을 끓여 여기에 구걸한 밥을 말아 먹은 것이 시초라고 하는데 문헌에 기록된 것은 아니다.

추어탕은 양질의 단백질이 주 성분이어서 피부를 튼튼하게 하고 세균 저항력을 높여주며 고혈압과 동맥경화, 비만증 환자에게 좋다. 미꾸라지는 한의학적으로 온한 음식이라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 여름내 소진한 기를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술 마신 다음날 술 기운 해독에 좋고 당뇨병 치료제로도 사용된다. 위장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이라 몸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보약 삼아 먹어도 손색이 없다. 신장이 붓거나 복부 팽만감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소화시킬 수 있다. ‘동의보감’ 에 따르면 미꾸라지는 맛이 달며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어 비위를 보하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고 되어 있다. 또 ‘본초강목’ 에는 뱃속을 따뜻히 덥히며 원기를 돋우고 술을 빨리 깨게 할 뿐 아니라 발기불능에도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보양식도 체질 따라 선택해야

여름보양식도 체질에 따라 달리 선택해야 한다. 복날 대표적 보양식인 삼계탕도 어떤 사람에게는 배탈을 일으키는 등 ‘독’ 이 될 수 있다. 체질탓이다. 대추밭한의원 홍성관 원장은 “몸이 찬 사람은 따뜻하게 해주고 몸이 뜨거운 사람은 차게 해줘 몸의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 고 말했다.

추위를 잘 타고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몸이 찬 체질로 닭, 쇠고기, 미꾸라지 등이 잘 맞고, 더위를 못 견디고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더운 체질이라 개나 오리, 잉어, 돼지, 장어 등이 적합하다.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보양식을 ‘골라’ 먹도록 하자.

소음인 체력적으로 가장 약하고 몸이 찬 소음인은 여름이 되어도 덥다는 느낌보다는 따뜻한 느낌을 더 많이 갖는다. 때문에 냉방이 잘되는 곳에 있으면 오히려 추위를 느낀다.

소음인은 기가 달리면 땀구멍이 열리면서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이 극도로 떨어진다. 소화기능이 약해 배탈과 설사가 잦으므로 여름에도 찬 음식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소음인의 기를 보하는 데는 인삼, 황기를 넣은 삼계탕이 가장 좋고 추어탕과 보신탕도 유익하다.

소양인 성격이 급하고 직선적인 성격의 소양인은 여름이 되면 몸에 화(火)와 열이 더욱 올라 고생한다. 머리와 얼굴에 땀이 많이 나며 얼굴이 붉어지고 머리가 가려우며 찬 것을 많이 찾는다.

소양인은 소화기능이 좋아 찬 것을 마음껏 먹어도 되지만 보신탕은 종종 설사를 일으킨다. 소양인에게 적합한 음식은 몸의 열을 빼주고 음기를 보충해주는 임자수탕이다. 또 오리고기, 해삼, 복어요리도 효과적이다.

태양인 태양인은 상체에 비해 하체가 약하고 몸 안의 열이 위로 올라와 입이 자주 마르고 손발이 뜨거워진다. 기운이 위로 차오르면 다리의 힘이 빠지고 구토 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태양인에게 좋은 음식은 담백하고 소화흡수가 잘 되며 기를 내려주는 붕어매운탕이다. 붕어매운탕은 설사를 멈추게 하고 부종을 없애며 이뇨작용을 돕는 효과도 있다. 단 너무 맵지 않게 끓여야 한다. 붕어 외에도 굴, 조개, 해삼 등 각종 해산물이 태양인에게 유익하다.

태음인 태음인은 성격이 느긋하지만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몸에 열이 많아 땀을 많이 흘릴수록 좋은 체질이다. 무엇이든 잘 먹는 태음인은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어도 소화는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몸에 열이 생긴다. 태음인에 더 적합한 보양식은 기혈(氣血)을 돕고 근육과 뼈를 튼튼히 하며 갈증을 달래주는 육개장이다. 또 뱀장어와 매실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