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이 지도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세요.

사랑방

이 지도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세요.

  • 조희경
  • /
  • 2006.06.14 11:48
  • /
  • 434
  • /
  • 42

2006년 6월 5일 (월) 03:04   조선일보

[초등 토글토글] 동정에 호소하는 글은 삼가야

[조선일보]

☞‘도심 멧돼지 어떻게 할까’에 대한 학생 글

〈부산 사직초등학교 5학년 이수민>

⑴(S)수도권 지역의 야생 멧돼지 출현은 지난 2005년 3.7마리에 비해 올해 2006년 7.5마리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C)이런 멧돼지의 증가로 인해 도심의 멧돼지 출현도 자연히 늘고, (Q)도살되는 멧돼지도 많다.

⑵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멧돼지 등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방에서는 제한적으로 수렵 허가를 내주었다. 〈중략〉

멧돼지가 도심으로 내려온 이유는 무엇일까. ⑶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근래 멧돼지의 도심출현이 잦았다. ⑷하지만 나는 바로 우리 인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야생동물들의 행동반경은 10ha정도 되는 데 비해, 멧돼지의 행동반경은 100ha 정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멧돼지에게 ⑸그런 땅을 내 줄 정도로 너그럽지 않다. 인간이 살기도 좁아터진 땅을 멧돼지에게 내 줄 여유가 없는 것이다. 행동할 땅이 좁아지니 먹이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⑹멧돼지가 좋아하는 먹이인 도토리도 웰빙 바람으로 인해 인간들이 주워가고, 멧돼지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도시로 내려오는 것이다.

결국 우리 때문이다. 우리가 멧돼지의 땅을 뺏고 먹이를 뺏은 것이다. 원인 제공은 우리가 했는데, ⑺결과 해결은 누가 할까. 결과 해결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멧돼지를 죽이고만 있다. <중략>

⑻모든 국민에게 멧돼지가 나타났을 때의 대처상황을 주의 깊게 알리고,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또한 죽이지만 말고 살려서 다시 돌려보내야 한다. 〈중략〉

무리한 개발을 하지 말아 멧돼지들의 터전을 만들어 주고, 먹을 것도 충분히 남겨놓아야 한다. 멧돼지들이 ⑼살다가 여러 이유로 이동하려고 할 때 사고가 나지 않도록 여러 곳에 생태통로도 충분히 만들어 ⑽놓는다. <후략>

☞학생 글 첨삭지도

심리적인 오류에 빠지지 말자


‘도심으로 찾아온 멧돼지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멧돼지의 습격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농민들은 얼마나 억울하고 애가 탔을까.’ 등의 표현을 볼 수 있었어요.

이런 표현들은 불쌍함을 드러내어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얻고자 감정에 호소하는 글이지요. 이런 표현을 ‘동정에 호소하는 심리적인 오류’라고 해요. 구체적인 근거로 자기 주장을 펼치는 토론 글쓰기에는 적당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하지요.

⑴ SCQ유형의 글을 잘 활용했어요. 자주 강조하는 말이지만 시사적인 문제를 시작하는 한 방법인 ‘상황(Situation)→전개(Complication)→문제제기(Question)’ 3단계로 구성되는 SCQ유형의 글을 잘 활용하면 매끄럽게 서론을 시작할 수 있지요.

⑵ 뒤로 빼어 ⑻앞에 넣으세요. 수렵 허가도 실천 방안의 한 방법이라는 점을 내세우면 전체적인 글이 ‘문제점 확인→근거→실천 방안’의 문제해결형 글로 매끄럽게 이어질 거예요.

⑶ 앞에 나온 내용을 반복하는 것이므로 삭제하는 것이 좋아요.

⑷ ‘나는 ~라고 생각한다.’라는 객관성을 떨어뜨리는 말과 내용이 앞뒤에 중복되므로 빼는 것이 좋아요.

⑸ 자신의 주장을 약화시키는 구어체식 표현이므로 표현에 주의하세요.

⑹ 멧돼지는 잡식성이지만 도토리와 칡 등이 주요 먹이라는 내용이 들어가면 읽는 이의 이해를 도와주지요.

⑺ ‘결과 해결’에는 결말을 뜻하는 표현이 중복되므로 간단하게 ‘해결’로 표현하는 것이 좋아요. 그래서 전체적인 내용을 ‘해결 방법으로’ 정도로 고쳐 보세요.

⑻ 문제를 너무 확대 해석하거나 해결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⑼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거나 빼는 것이 간결하고 좋아요.

⑽ →놓아야 한다.

(박신식 서울 천일초등학교 교사·동화작가)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 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