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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가족.

다른사람들이 우리 가족모임을 보고나면..다들 우리가족이 좀 별나고 엽기스럽다고 합니다. 괴상하기보다는 좀 유머러스하다고 할까요. 괴상망칙한 가족사만큼이나 다들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라서 일까요. 저희 모친은 제가 3살때 이혼하시고 재가하셨는데요. 여자인 제가 보기에도 참으로 불행한 일생을 사신 분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 특유의 엽기발랄함은 환갑이 가까운신 나이에도 그 빛을 쇠하지 않고 날로 광채가 더해가고 있습지요. 아마도 그런 어머니의 단순하고 밝은 면이 그녀의 어두운 인생을 어느정도 이겨나갈수 있는 힘이 되어준것 같아요. 저역시 그 피를 이어받았기에......순탄치 않은 인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발랄하게(?) 늙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가족은 약간은 서구적인 가족의 모습을 띠고 있지요. 섹스에 대해서도 비교적 가족끼리 건전하게(생각없이..)  논하고. 가족중심보다는 각자 개인주의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한답니다. 그나마 명절때 가끔 모이면 그야말로 남들이 엽기적이라고 할만한 모습을 연출하곤 합니다만..................대표적인 일화가 있어요. ...................................................................... 수년전..... 제 모친께서 혈압으로 고대병원에 입원하신적이 있었지요, 경제적으로도 매우 힘든 상황이었지요.솔직히 잘못되셔도 당장 장례비용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저와 동생들이 직장이나 학교가 끝나면 교대로 간병을 했답니다. 안그래도 힘든데..의사들은 왜그리 일찍들 회진을 돕니까? 밤새 잠도 자는둥 마는둥 피곤해서 짜증이 나있는 제게 모친은 회진시간만 되면 \"야.....너 립스틱 가진거 있지? 하고 물으시는겁니다. \"아,립스틱을 모하게 환자가...!!!\" 제가 몰멘 소리로 답하면 저희 모친은 히히~~웃으시며. \"야...내 담당의사가 총각이라는데...귀여워서. 너 엮어줄라고...엄마가 이뿌게 보여야지 않겠냐?\" 몸 한편이 다 마비가 온 상황에서도 그런 마음이 나오시다니...... 그뒤로도 회진시간만 되면 분을 발라봐라,,,입술을 칠해봐라..... 무쟈게 귀챦게 하셨지요. 제 막내넘은 낮동안 간병을 했는데요, 아...혈압으로 마비가 온 어머니 간병하러 오는 넘이 날마다 머리를 무스로 칠갑을 하고 오는겁니다.연유를 캐물으니 오후 2시쯤 되면 휴게실에 한 아가씨 환자가 휠체어를 타고 나오는데 무쟈게 이뿌다나요,청순하고... 근데 정확히 병실을 모르겠다고 고민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그래? 그럼 누나가 한번 저쪽 병실을 쫙~둘러볼까?\" \"응...그래줄래..근데 그 아가씨 아주 특이한 옷을 입고 있어.\" \"멀 입고 있길래 그래.?\" 동생은 진실한 눈으로 제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 환자복.\" ............................................................................ 오늘은     막내차로     일산으로 성묘를 갔습니다. 우리가족은 차안에서 이렇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모친: \"야....오늘은 날씨가 맑아서 다행이야.야.안그러면 고생할뻔 했다. 나: \"앞집 아줌마는 그 나이먹어서도 남편한테 완전 내숭을 떤다.       엄마도 아까봤지?\" 모친:\" 내려서 배를 사가지고 갈까?\" 막내동생:\" 나 담달부터 압구정으로 출근할지도 몰라\" 나:\" 막내야. 상현이 돌이 언제니?\" 모친:\" 야 술은 정종으로 사왔냐?\" 막내:\" 시청이 출퇴근하긴 편한데..\" 조용히 경청하던 둘째동생:                \"어쩌면 그렇게 서로 다른 얘기들만 하냐.....?\"



댓글

안혜성 2003.09.11

가족사를 코믹버젼으로 하면 시트콤용이구요 미니시리즈용으로 하면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나올겁니다.장담컨데..


이옥경 2003.09.11

저기...울회원중에 방송작가분이 계신듯한데...소재를 좀 넘겨주면 대박날것 같어요..\"똑바로 살아라\" 나..\"울엄마 어쩌구\" 보다 훨 재밋거든요..ㅋㅋ


동자련3 2003.09.11

혜성님, 화 참으면 병됨돠... 지두 못참어유...


안혜성 2003.09.11

명랑한게 아니라...뭘랄까..뭐든 가슴에 오래 담아두질 못하고 금방 잊어먹어요,사랑도 미움도....ㅜㅜ.그런데 제가 a형이라 작은일로 걱정하고 끙끙대는 면도 있답니다,중요한건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어떤 방법으로든 푸는거 같아요.전 춤추러 다니거나 음악이나 영화를 즐긴다거나. 쇼핑을 한다거나....(비록 비싼건 아니더라도...) 그리고 다혈질이라 화를 못참는것도 비결같아요.ㅜㅜ


이경미 2003.09.11

전 정말 혜성님의 명랑한 심성이 부럽네요..혜성님댁에 숙식하면서 그 성품을 배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진심으로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어머님의 성품도...T_T


김효정 2003.09.11

ㅋㅋㅋ 각자 이야기 하는 건 울 친정이랑 똑같네여...


이현숙 2003.09.10

생생한 캐릭터가 손에 잡힐 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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