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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

진심으로 설레여하며 준비하고, 즐겁게 기다린 일은 늘 코앞에서 엎어진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나라는 사람은 아예 처음부터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그 사실을 알아채고 징크스라고 생각하며 속상해한 것만도 꽤 됐다.

몇 년 전부터는 정말 원하는 일은 아예 준비도 기대도 안 한다.
의식적으로 생각도 안하고, 당일까지는 별다른 준비도 안하고 최대한 덤덤하게 맞는다.
그래야 안 엎어지니까.

오늘은... 설마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연휴 중간, 정말 느긋한 날. 그저 너무 늦지 않게 일어나 짱이 먹을 거 챙겨서 가기만 하면 됐다. 그런 줄 알았다.
환갑 나이의 엄마가 상한 줄도 알아채지 못하고 음식을 드셔서 식중독에 걸릴줄을... 알 수가 있나...

사무실 봉사를 하려면, 짱이를 만나려면 주말이어야 하는데
사이트 리뉴얼 작업을 하면서, 사실 주말이고 휴가고 연휴고가 없었다.
바로 옆에서 놀아달라고 보채는 얄리도 윽박질러 재우고 컴퓨터 앞에만 붙어 있는 판에,
일 미뤄놓고 사무실엘 갈 수가 있나...
그러다보니, 우리 짱이는 엄마없는 아이가 되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내성적이고 입이 짧은 녀석인데...

내일도 엄마 모시고, 병원에 가야 한다.
일요일이라도, 응급실로 와서 주사 맞고 약 타가란다.
사실 입원을 하라는데, 엄마가 입원은 싫다신다.

이번 주말에도 또 이렇게 못 가는건가...
왜 그렇게 촐싹거리면서 여기저기 소문을 냈을까...
후회스럽다.


* 새벽까지 토사곽란으로 고생한 엄마는... 양볼에 깊은 주름이 패일 정도로 갑자기 팍삭 늙어버렸다.
엄마 얼굴 보기가, 너무 속상하다.
도대체... 냄새도 못 맡나? 상한 고깃국을 왜 먹냔 말이다.

 




댓글

신행호 2003.10.06

많이 속상하셨겠어요...얄리언니님 덕분에 이렇게 멋진 새집도 갖게되고..짱이녀석도 그맘은 알겠죠..


김종필 2003.10.05

저도 어제 어머니, 아버지를 뵙고 왔는데 많이 쇠약해지신 모습에 가슴이 아팠습니다...무심한 아들들보다 딸들이 훨 났더군요...


이경미 2003.10.04

얄리언니..힘내세요..속상한 맘 추스르시고요..


조희경 2003.10.04

에구..저런 저런..


안정현 2003.10.04

힘드셨겠어요 ..어쩐지 짱이가 엄마 올줄 알았는지 밖에서 조용히 쿠션위에 앉아서 멀찍이 바라보고 있던데 ...엄마 기달렸나봐요 ...^^; 오늘 애들은 정말 감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 암튼 얄리언니두 힘드셨겠어요 ...언넝 얄리언니의 엄니가 나으시기를 바래요 ..엄마 아프면 우리 딸들은 가슴이 참 아프죠 ....


김보영a 2003.10.04

에효... 얄리언니... 엄니 잘해드리세요... 어머니들, 나이드시니까 아주 조그만 일에두 서운해서 눈물을 글썽거리시더라구요^^;; 그리고 기운내세요. 짱이두 얄리언니의 이런맘을 잘 알거에요....


김효정 2003.10.04

저런... 사람 금방 지치는데 그러면. 잘 보살펴 드리세요. 아이고... 엄니 고생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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