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애호가 격분, KBS 앞 시위 벌여
지난 2월 4일 KBS 제2TV를 통해 방영됐던 환경스페셜 \'애완동물의 대반격\'은 결국 동물보호단체와 애견관련 동호회 회원들의 시위를 불러 일으켰다.
2월 15일 오후 1시 30분, 여의도 KBS 별관 앞에는 3~4개의 애견관련 카페와 동물사랑실천연대(회장:박소연, http://cafe.daum.net/alpacafe 이하 동사실연), 동물자유연대(회장:조희경, www.animals.or.kr 이하 동자련), 동물보호협회(회장:금선란, www.koreananimals.or.kr 이하 동보협), 아름품(회장:이주옥, www.withanimal.net) 등 동물보호 단체에서 약 70여명의 애견인들이 모였다.
이들은 모두 \'환경스페셜은 편파 왜곡보도 사과하라\', \'환경파괴 주범은 동물이 아닌 인간\'이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자체 제작하여 \'환경스페셜\' 측의 정정 보도 및 사과방송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주옥 회장의 \'환경스페셜 \"애완동물의 대반격\"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 낭독을 시작으로 집회의 일정이 진행됐다. 
박소연 회장(사진 오른쪽)은 연극배우 출신답게 힘있는 목소리로 \"동물의 편견, 환경스페셜이 만든다\", \"환경파괴 주범은 인간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고, 70여명의 애견인들은 한 목소리로 재창했다.
일부 포털 카페 동호회에서는 \'KBS 안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박회장을 필두로 한 동사실연에서는 이날 관련 산업과 문화에 치명타를 날린 방송을 내보낸 KBS의 지성이 사라졌음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작은 탁상 위에 ‘KBS 환경스페셜’이란 붉은 글씨가 쓰여진 영정사진을 올리고 향을 피웠다.
박회장이 “지성이 타개한 KBS를 위해 묵념합니다”란 멘트를 하자 지나던 일반인은 다소 실소하였으나 시위대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이날 모인 시위대는 모두 한 뜻을 밝혔다. 바로 더 이상의 희생견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방송사 측의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이었다.
아름품 회원 김효진 씨는 \"비록 담당PD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시청률을 인식하여 선정적이고 과장, 왜곡된 내용의 방송을 보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간단한 예방법 조차 언급이 안된 방송이 나간 후 거리와 공원, 병원, 보호소에는 초보 애견인과 비애견인에 의해 버려진 강아지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유발한 환경스페셜 담당PD는 후속방송 혹은 정정방송과 공식 사과분을 발표해야 하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공정하고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수의사로서 유일하게 시위에 참가한 신사동 멍멍 동물병원의 이종찬 수의사는 “애견문화가 제대로 성립이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방영된 환경스페셜은 애견의 위험성만을 강조해 업계에 악영향을 미쳤고, 스스로도 아쉬움을 느꼈다”며 “전문인으로서 올바른 입장을 증명하고 제시하기 위해 참여했고, 이로서 올바른 반려동물의 인식이 자리잡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물사랑’의 김은경 씨는 “환경스페셜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미흡한 프로그램을 기획한 PD의 징계와 정정 방송까지 유도 할 것이며, 요구가 관철이 안될 시에는 1인 시위라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웅자닷컴의 운영자로 동물전문프로그램에 출연,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강준배 씨도 이날 웅자와 함께 시위에 가담해 주위의 시선을 모았다.
강씨는 “개인적으로 방송 내용을 그다지 나쁘게 보지는 않았지만 애견인과 관련 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에서 상징적인 의미로서의 시위는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기에 동참하게 됐다”며 “현재 국내 애견인들 또한 고쳐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번 시위가 올바른 방향 제시를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동자련의 조희경 대표는 “환경 스페셜의 이번 방송은 어느 정도는 필요한 부분도 있었으나 핵심을 간과한 실수를 저질렀다. 시청자들이 극단적으로 반응을 보일만한 부분만 표현했고, 그에 대한 정확한 근거제시를 안 한 것이다”라며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각인된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아 애견이 버려지는 행태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찬 수의사에 의하면 실제 방송 후 애견이 위험한지에 대한 문의가 하루 10여 건씩 들어오고 있고, 구충제 판매량도 많이 늘었다. 또 애견을 처분하거나 다른 곳에 보낼 방안에 대해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애견인은 물론 일반인 조차 소재는 좋았으나 다소 편파적인 시각을 드러낸 공영방송 내용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KBS 측에서도 문제는 인식을 하였으나 시위나 KBS 안보기 등의 시위에 대해 별다른 행동은 취하지 않고 있는 입장이다.
애견인들의 목소리로 도배가 된 환경스페셜 게시판에도 운영자의 답변은 찾아 볼 수 없다.
잘못된 성장을 하고 있는 애견산업과 문화를 통해서 공영방송 및 매체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서 방영된 이번 환경스페셜은 묵비권이 아닌 방송의 실효를 거둘만한 대안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하는 시위 당일 KBS 측에 표명한 동물 애호가 및 관련 단체의 입장과 요구사항이 담긴 성명서다.
환경스페셜 “애완동물의 대반격”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
지난 2월 4일 “애완동물의 대반격”방영에 따른 부작용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번쯤은 공영방송에서 반려동물을 기를 때의 주의점이나 반려동물 소유주의 책임 있는 행동에 대해서 방송할 법도 합니다. 그리고 무분별한 반려동물 수입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안 없는 방송으로 인해 버려지는 반려 동물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또 가족 간의 대립으로 치닫는 결과마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번듯한 동물 보호법 하나 제대로 제정되어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유기동물 대책도 서 있지 않은 형편에서 유기 동물을 양산할 지도 모를 위험에 대해서 당연히 책임 있는 공영방송의 입장에선 그 파장을 충분히 고려해서 방영을 결정하여야 했으며 무분별한 수입 반려동물의 문제에 대해서도 그 확실한 대책을 보여주어야 했다고 여겨집니다.
정말 본인들이 주장하는 대로 유기동물 문제를 제대로 조명하기 위해서 혹은 제대로 된 반려동물 문화를 정립하기 위해서였다면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 내용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태를 예상한 동물 단체는 그 파장에 대해 미리 경고하는 정보를 주었음에도 환경스페셜 측은 그것을 일고의 여지도 없이 무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후 대책을 걱정하여 해명의 기회를 갖도록 하자는 대담 요청마저도 거부하였습니다.
잘못된 정보의 실질적 피해자는 전 국민이 될 수도 있는 작금의 사태에 대하여 KBS측은 힘있는 공영방송이라는 입장을 이용하여 정확하지 않은, 일방적인 정보를 방영함으로써 이 문제를 애견인 소수의 문제로 국한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왜곡된 정보가 개인이나 집단에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경우를 무수히 보아왔습니다. 이런 사회적 역기능을 해결하여야 할 주도적 위치에 있는 공영방송이 긍정적인 해결의 기회를 물리친 채 오도된 방향으로 전 국민을 이끌고 나가려 하는 현 사태에 대하여 심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우리의 환경스페셜 팀 및 KBS에 우리의 요구를 표명하는바 입니다.
1.우리들 요구사항;
우리들의 대담요청에 응해 주시기 간곡히 정식으로 요청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좋은 프로그램으로 다시 다가와 주시려는 작은 성의를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2.아래에 열거한 사항들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과 답변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1) 사례로 든 어린이의 톡소플라즈마 감염의 경로가 실제 고양이인지를 입증할 정확한 자료제시
2) 개 회충과 톡소플라스마등 반려동물로부터의 감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며 공포심을 가질 만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인지 다시 연구하고 논의하여 정정할 것
3) 개회충 감염이나 고양이로부터의 톡소플라즈마 감염의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분명한 언급
4) 유기동물도 구조 후 건강검진 및 예방접종, 치료하면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잘 살고 있는 모습들을 취재
5) 관련내용을 동물보호단체들과 논의하여 다시 기획하고 취재하여, 반려동물에 대한 바른 관리와 건강한 문화가 확대해가고, 유기동물 발생을 줄이고 유기동물의 입양문화를 확대해 가는데 도움이 되는 작품을 만들어 방송
6) 개, 고양이 이외의 애완동물들 문제에 대한 바른 관점과 대책을 논의 중인 동물보호법개정작업과 관련하여 조명
7) 애완동물 산업의 실태 및 문제점과 규제방안을 다룸으로써 애완동물산업의 최대의 피해 자는 애완동물자신임을 알림
6)위험성만 부각하고 대안의 제시를 회피하여 유기동물의 처지를 악화시킨 데 대한 사과 및 정정 보도
환경스페셜은 이 모두를 분명하고 획기적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
 <강경한 어조의 플랭카드 문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사실연이 준비한 퍼포먼스, 지성이 타개한 KBS에 묵념...>
 <시위대들의 단합된 목소리는 취재 열기도 부추겼다>
 <공영방송의 폐해로 인해 희생된 유기견의 실상을 드러내는 내용의 액자>
 <이번 시위는 일반인들의 관심도 끌어 모았다>
 <희생견이 재발생되지 않도록 염원하는 동물보호 단체 회원들>
 <강한 어조의 피켓 내용은 이번 방송으로 인한 동물 애호가들의 분노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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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2004.02.23
글구 기자들이 대체로 그렇더라구요. 동물문제의 입문서라도 만들어야겠습니다^^ 게다가 삶의 연륜도 없는 젊디 젊은 이들이라 더 하더라구요. 우리나라의 사회적 수준이니 뭐라 할 수도 없고.. 학교에서부터 동물문제에 대한 교육, 기사 작성 교육 등이 되어야하는데..
김효진 2004.02.23
저도 동물애호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말 듣고 싶지않습니다.
이현숙 2004.02.22
동물애호가...라는 표현 질색이구먼
김진희 2004.02.21
기사 보고난 소감 : 박소연씨가 아주 날씬하군요. 그리고 연극배우 출신이었군요. 연설도 아주 잘하시나보군요
박경화 2004.02.21
신문 보면서... ^^;;; 전 무엇 때문에.. 실소가 나네요... ㅋㅋ
김효진 2004.02.21
아무튼 신문기자들은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녹음기를 가지고 다니며 인터뷰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애견신문 기자가 또 저를 인터뷰한 것이 있는데, 정말 많이 지어놓더군요.
안혜성 2004.02.21
읽어보니 그다지 문제가 있어보이는 기사는 아닌것 같은데요...그런데 이런기사가 좀더 많이 읽혀지는 그런 언론에 실렸으면 좋겠는데 안타깝네요.
김효진 2004.02.21
강아지신문에서 처음에 환경스페셜보다 더한 기사를 써올렸다가, 이제 그래도 우리의 소리를 듣고나서 우리의 소리를 들여주려 애쓴 결과이지요. 하지만, 이 기사를 읽으면 짜증이 많이 납니다. 하나하나 조금씩 왜곡해놓았습니다. 그래도 강아지 신문에 가서 저혼자 여러 기사에다가 딴지를 걸다보니까, 좋게 얘기해주느라고 애썼습니다. ㅠㅠ 조희경 대표님이 \"70명이라고 쓴 거 당장 바꿔라.\" \"이종찬 의사가 언제 업계에 악영향이란 표현을 썼느냐. 당장 그 얘기는 빼라\" 이렇게 좀 큰소리쳐줬으면 좋겠어요. (이종찬님은 그런 얘기 한적이 없다는데, 마치 \'밥그릇\' 걱정해서 참여한 것같이 왜곡했쟎아요)